고병권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2019년 10월 28일 초판 1쇄.
마르크스는 종종 말했습니다. 나타난 대로 믿으면 안 된다고. 우리에게 나타난 모습이 실재는 아니라는 건데요(36쪽).
전자의 경우에는 잉여노동이 노동시간의 연장 즉 ‘연장된 노동'의 형태를 취하고, 후자의 경우에는 노동시간의 강도 즉 ‘강화된 노동'의 형태를 취하는 거죠. 이 두 가지는 자본주의에서 잉여노동에 대한 자본의 갈망이 표현되는 기본 형태입니다. 노동시간을 늘리거나 노동강도를 높이거나. 노동자 입장에서는 이것을 과로의 두 가지 기본 형태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과로란 ‘장시간 노동'이거나 ‘고강도 노동'입니다(56쪽).
a body of men working together(77쪽).
본래 ‘유적 존재'는 루트비히 포이어바흐가 썼던 말입니다. 그는 인간이란 개별적 의식만이 아니라 자신의 ‘유'에 대한 인식을 가진 보편적 존재라고 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보편적 존재로서 인간의 유적 본질이 하나의 대상으로, 그것도 하나의 인격으로서 나타난 것이 ‘신'입니다. 인간이 자신의 유적 본질을 외부의 인격과 동일시한 결과입니다. 정작 보편 존재인 것은 인간 자신인데도 외부에 그런 존재가 있다고 상상하는 거죠. 그리고 그 존재를 신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성경에서는 신이 자신의 형상을 따라 인간을 빚었다고 했는데요. 실은 그 반대이지요. 신이 인간의 창조주인 게 아니라 인간이 신의 창조주인 겁니다(82, 83쪽).
민주제는 정치체의 하나이면서 동시에 모든 정치체의 진리이기도 합니다(83쪽).
손은 엄청 발전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왼손으로 철사를 이동시킨 후 오른손으로 내리치면 철사 토막은 자로 잰 듯 똑같은 길이로 잘립니다. 소위 달인의 경지에 이르지요. 그는 이제 손으로 존재하는 인간입니다. 전체 인격이 손 하나로 축소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기관'이 된 부분노동자의 모습입니다(129쪽).
이처럼 매뉴팩처는 노동의 종류만이 아니라 등급의 분화도 촉진합니다. 고급노동, 복잡노동이 있는가 하면 저급노동, 단순노동이 있지요(이 등급에 따라 임금도 달라지겠지요). 그리고 노동의 종류가 그렇듯 등급도 고착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141쪽).
그러므로 매뉴팩처는 길드의 발전 형태가 아니라 길드 체제의 해체로 성립한 생산형태이지요. 사회적 분업을 규정하는 봉건적 질서가 해체되었을 때 매뉴팩처 분업도 가능해진 겁니다. 실제 역사를 보아도 중세의 도시에서는 매뉴팩처가 생겨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길드에 대한 통제력이 약했던 농촌이나 해안 지역에서 생겨났지요. “그런 곳이 수출항으로서 이점도 있었지만 봉건적 질서의 통치력이 약한 곳이었기 때문"입니다(166, 167쪽).
“여호와에게 선택받은 민족의 이마에 그 민족이 여호와의 소유물이라고 쓰여 있는 것처럼, 분업은 매뉴팩처 노동자에게 그가 자본의 소유물임을 표시하는 낙인을 찍는다(171쪽).”
산업보건학(산업병리학)자 베르나르디노 라마치니. “나는 종종 초라한 작업장에 들어가서 기계적인 작업의 밝혀지지 않은 작용을 연구하는 것이 내 품위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176쪽).”
마르크스는 ‘질서'에 대해 1848년 6월 부르주아 군대의 산탄이 “프롤레타리아트의 몸뚱이를 갈기갈기 찢으며” 냈던 소리라고도 했습니다(187쪽).
평민은 사지를 움직이지만 위장이 비어 있고, 귀족은 사지를 그냥 놀리면서도 위장을 채운다면, 그것은 기식자가 계속 기식하기 위해 공생의 환상을 퍼뜨리는 것과 같지요(2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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