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권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2019년 12월 30일 초판 1쇄.
자본주의에서 기계의 도입은 자본가를 위한 것이지 노동자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19쪽).
마르크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17세기 말의 매뉴팩처 시대에 발명되어 1780년대 초까지 존속한 증기기관은 어떠한 산업혁명도 일으키지 못했다.”······중략······증기기관은 동력을 공급했을 뿐이고 작업은 여전히 인간의 손으로 이루어졌지요. 이를테면 철강 매뉴팩처에서 철판을 망치로 내리치며 제품을 만드는 것은 여전히 인간 노동자였습니다. 증기기관은 풀무와 연결되어 풀무질만 열심히 했을 뿐이지요. 즉 동력기계인 증기기관은 풀무질하던 인간을 대체했을 뿐 제품을 만들던 인간을 대체하지는 못했습니다(31, 32쪽).
어떤 기계들의 경우에는 힘보다는 유연한 움직임을 요구했기 때문에 자본가들로서는 여성과 아이 들을 더 선호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노동력의 가치가 성인 남성 노동자보다 낮았기에 더 매력적이었지요. 마르크스에 따르면 “여성 노동과 아동 노동은 기계의 자본주의적 사용에서 나온 첫 번째 단어!”였습니다(60, 61쪽).
마르크스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적어도 2000명의 소년이 부모에 의해 살아 있는 굴뚝청소기로 판매되었"습니다. 굴뚝청소용 기계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었는데도 말이지요. 아이들의 노동력이 워낙 저렴했으니까요(65쪽).
기계는 “모든 자연적 한계를 초월해 노동일일 연장하기 위한 강력한 수단"이 됩니다. 자본가에게 노동일을 연장할 만한 동기와 수단을 제공해 주지요(70쪽).
기계 시스템은 노동자를 ‘의식적 관절'로 사용합니다. 매뉴팩처에서도 노동자는 하나의 관절, 이를테면 ‘손'으로만 존재했습니다. 전체 “살아 있는 매커니즘"의 관절 중 하나였지요. 그런데 공장에서는 “살아 있는 매커니즘(전체 노동자)"의 관절이 아니라 “죽은 매커니즘(기계 시스템)”의 관절입니다. “죽은 매커니즘"의 “살아 있는 부속물”이라고 할 수 있지요(96쪽).
“노동의 무거운 짐은 시시포스의 바위와도 같이 극도로 피곤한 노동자들에게로 계속해서 다시 굴러떨어진다(99쪽).”
구조조정이란 구조 전환기에 나타나는 일시적 사건 같았지만 언제부턴가 우리는 만성적 구조조정 사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노동 불안정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항상적인 것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체험해 온 사실이지요(122쪽).
짧게 보면 산업의 반복적 순환이 생명의 순환처럼 보입니다만 길게 보면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거죠(149쪽).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마르크스의 표현을 쓰자면, 중간에 끼어드는 “약탈적 기생충들"입니다(159쪽).
자본가의 비용 절약은 노동자의 생명 낭비입니다. 영세한 업체일수록 이런 데서 경쟁력을 확보하려 들지요(160쪽).
마르크스는 미국 남부 노예제를 예로 들면서, 이 경우 “야만적 잔학성(노예제)”에 “문명화된 잔학성(자본주의)” 결합한다고 했습니다(161쪽).
마르크스는 의류 산업의 세부 업종 전체를 바꾸는 기계가 이때 등장했다고 말하는데요. 바로 ‘재봉틀'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재봉틀(sewing-machine)’을, 해당 단어의 뒷부분만 따서 자기들 식으로 발음한 ‘미신'이라고 불렀는데요. 그 때문에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재봉틀은 ‘미싱'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죠. 마르크스는 재봉틀이 끼친 영향은 “새로운 산업부문을 정복한 모든 기계가 끼친 영향과 거의 동일"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의류 산업 부문에서는 거의 혁명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지요(166쪽).
자본의 충동은 오직 “일반적인 의회 법령의 압력 아래에서만” 제어될 수 있습니다(173쪽).
자본가들은 비용이 조금이라도 들어간다면 “노동자들의 팔다리를 보호하기 위한” 극히 사소한 조치들에도 “아주 미친 듯이" 반대합니다. 작은 안전장구들만 갖추어도 인명 손실을 막을 수 있는데 법적 규제가 없으면 이런 걸 갖출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174쪽).
“매우 간단한 청결 및 보건 설비조차 국가의 강제 법률로 명령해야 한다는 것보다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을 더 잘 특징짓는 것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175쪽)?”
자본은 기존의 축적된 노동(죽은 노동)으로 더 많은 노동(살아 있는 노동)을 빨아들이며 자신을 키워 가는 존재입니다. 필요노동을 줄여서 창출한 잉여노동을 새로운 노동을 흡수하는 권력으로 사용하지요(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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