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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 자본 9 ━ 임금에 관한 온갖 헛소리

eunyongyi 2023. 4. 29. 21:31

고병권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2020년 3월 30일 초판 1쇄. 2021년 6월 7일 초판 2쇄.

자기 시대로부터 거리를 둘 수 없는 사람은 자기 시대도 제대로 보지 못하지만 다른 시대도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19쪽).

“작가가 생산적 노동자인 것은 그가 사상을 생산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작품을 출판하는 출판업자를 부유하게 하기 때문이다. 즉 그는 어떤 자본가의 임금 노동자인 한에서 생산적이다.”·····중략·····마르크스가 정작 보이고 싶어하는 것은 ‘자본주의에서 생산적 노동에 대한 규정이 얼마나 이상한가'입니다. 아이들의 능력을 키우는 교육자가 아니라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교육자가 생산적 교육자이고, 좋은 생각을 펼치는 작가가 아니라 많이 팔리는 책을 쓰는 작가가 생산적 작가라니, 이 얼마나 해괴망측한 세상입니까. 우리는 도대체 얼마나 이상한 눈으로 사람들의 활동을 바라보고 있는 걸까요(41쪽).

노동자는 자본가의 개인 소유물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자본가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사회적 편제, 자본가에게 ‘최선'이 되도록 세팅된 편제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지요. 이것이 포섭입니다(51쪽).

마르크스는 기계제 대공장에서 “자본가에 대한 노동자의 절망적 종속이 완성된다"고 썼지요(53쪽).

클라스트르는 원시공동체가 ‘국가 없는 사회'로 존재했던 것은 어떤 미개함이나 불완전함 때문이 아니라 초월적 권력의 출현을 막는, 다시 말해 국가에 대항하는 메커니즘, 국가에 대항하는 투쟁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66쪽).

일반적으로 노동생산성은 단위시간당 산출량을 의미합니다. 노동생산성이 높아졌다고 할 때는 노동생산성이 높아진 경우도 있지만 노동강도가 높아진 경우도 있습니다. 두 가지가 함께 작용한 경우도 있고요. 그런데도 두 경우를 잘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대개는 노동생산성이라는 말로 뭉뚱그려 표현하기 때문에 노동강도의 문제가 은폐됩니다. 생산성 혁신의 성과로 알려진 예들 중 적지 않은 경우가 실제로는 노동강도를 높인 결과인데도 말이지요. 제프리 케이에 따르면 2차 대전 이후 이룩한 진보들 중 상당수가 그렇습니다(108쪽).

일반적으로 잔업과 야근, 특근 등을 할 경우 통상적인 경우보다 많은 임금을 지급합니다. 보통 150퍼센트로 책정하지요. 겉보기에는 노동력의 가격이 노동력의 가치보다 50퍼센트 높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런 작업은 흔히 하는 말로 노동자의 생명력을 갉아먹습니다. 50퍼센트만 더 주고 노동자의 미래 생명력을 두 배, 세 배 당겨쓰는 거죠. 착취도가 훨씬 높은 겁니다(117, 118쪽).

노동자의 노동력(생명력) 소모는 노동일과 함께 비례적으로 증가하는 게 아닙니다. 어느 선까지는 그럴 수 있지만 그 선을 넘어서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요. 7시간 일하고 한 시간 더 일하는 것과 10시간을 일한 뒤 1시간을 더 일하는 것은 생명력 소모가 다릅니다(118쪽).

그가 가급적 사회구성원들 모두가 함께 일하자고 한 것은 특정한 사람들에게 노동의 부담을 떠넘겨서는 안 되며 모두가 함께 일할 때 그나마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인 겁니다(131쪽).

젊은 시절 그는 “비판이란 해부용 칼이 아니라 하나의 무기"이며, “비판의 본질적 작업은 탄핵"이라고 말한 바 있지요(137쪽).

노동력의 가치는 가치생산물을 생산하는 데 기여한 만큼 노동자가 분배받는 몫이 아니라 가치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상품(노동력)을 구입할 때 자본가가 치르는 값입니다. 다만 값을 미리 치르지 않기 때문에 마치 분배를 받은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138쪽).

마르크스는 성과급을 “임금삭감과 자본주의적 속임수의 가장 풍부한 원천"이라고 불렀습니다(190쪽).
(노동 질 관리가 쉽습니다. 노동강도 관리가 쉽습니다. 노동 질이나 강도에 큰 신경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감독노동 필요가 줄어들어 하청을 양산할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