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란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013년 10월 4일 초판 1쇄. 2022년 10월 4일 초판 7쇄.
“뭘 보고 있는 거냐?” 아이가 웃으며 말했다. “저기요. 아저씨가 쓸고 온 거리요. 평화로워요(9쪽).”
ㅡ두 여자 이야기
죽음이 손끝도 스칠 수 없을 만큼 젊고 탄력 있는 육체였다(68쪽).
ㅡ여름의 맛
미로 같았다. 그 많은 큐비클 어디에선가 불쑥 누군가의 머리가 드러나 여자와 눈이 마주친다면 그게 설사 사람이 아니라 문어라 해도 사랑에 빠질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112쪽).
ㅡ오후, 가로지르다
‘큐브 농장’이라고 불리는 비좁은 칸막이 안에서 일하는 우리가 과연 닭을 동정할 만한 처지에 있긴 한 건가(136쪽).
ㅡ오후, 가로지르다
숨이 막혔다. 북쪽 벽에는 검은 곰팡이들이 피어 있었다. 잠을 자는 동안에도 발이 그쪽에 닿을라치면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발을 떼곤 했다(159쪽).
ㅡ카레 온 더 보더
누군가 말했다. 한 개인의 사회적 자아는 그 개인의 언어에 깊은 자국을 낸다고(169쪽).
-카레 온 더 보더
알바는 알바여야 한다. 어느새 나는 학습지 선생 생활에 푹 젖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학습지 선생 생활이 주가 되고 영화가 취미 생활쯤으로 전도되었다는 생각에 정신이 반짝 들었다(176쪽).
ㅡ제비꽃, 제비꽃이여
하지만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돼지들보다 아버지를 구슬려 이곳까지 몰고 오는 게 더 힘들었다고 엄마는 30년이 다 된 일을 어제 일처럼 말했다(204쪽).
ㅡ돼지는 말할 것도 없고
사람 손을 많이 탄 돼지들은 사랑도 쉽게 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암퇘지들은 인공수정으로 새끼를 가졌다. H는 우리 집 돼지들처럼 사랑도 제대로 못했다(222쪽).
ㅡ돼지는 말할 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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