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두아르트 푹스 지음. 이기웅, 박종만 옮김. 까치 펴냄. 1988년 5월 15일 초판 1쇄. 2010년 6월 15일 2판 6쇄.
시대는 언제나 사물의 본질을 드러내려고 했다(22쪽).
지아비는 항상 지어미의 순결을 엄격하게 요구하고 지어미의 부정에 대해서는 최대의 범죄라는 낙인을 찍었지만 자신의 성욕에 대해서는 언제나 미온적이고 원시적인 제한만을 두어 의연한 체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25쪽, 26쪽).
사고방식이라는 것은 예외 없이 생산관계를 축으로 하여 발전해가고 그 발전단계의 정도를 그대로 반영한다. 생산관계는 사회적 분업의 발전 정도, 계급구성의 폭, 재산의 분배와 재산상태 등 간단히 말해서 “시대의 경제적인 토대”라는 정의 속에 총괄되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47쪽).
1650년 2월 14일 뉘른베르크 지방의회는 다음과 같은 결의를 했다.
그러므로 신성 로마 제국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이 피비린내 나는 30년전쟁 시기에 전쟁과 전염병과 기아로 잃어버린 군사를 다시 보충하고······하는 것을 요구한다. 금후 10년간 모든 남자는 두 사람의 아내를 거느릴 수 있도록 허용한다(49쪽).
작용이라는 것은 언제나 분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는커녕 사회와의 연관관계는 대개의 경우 은폐되어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때로는 아주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서 진정한 원인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69쪽).
보수계급은 서로가 똑같은 이해관계 위에 서 있기 때문에 변화된 사회가 요구하는 모든 수정을 강인하고도 철저하게 거절한다(78쪽).
대부분의 혁명투쟁 과정은 몸서리칠 정도로 두렵고 또 그 하나하나의 과정이 공포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명투쟁은 실로 거대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전체, 즉 전세계의 운명을 내건 승부이기 때문이다(98쪽).
모든 혁명적인 것은 자기 눈앞의 현실의 벽을 뛰어넘으려고 할 경우에 미처 발달하지 못한 뒤처진 현실의 어느 부분 때문에 무자비하게 채여 부서진다. 이러한 경우에 항상 발생하는 혼란 때문에 현재 추구하는 목표의 정체가 모호해져버리면 사람들은 항상 "순박하고 아름다웠던 그리운 옛날"로 도피하게 된다(120쪽).
역사적 상황은 때로는 군주의 전제를 낳거나 군주의 전제를 축소하는 일은 있어도 절대로 어떤 인물이 그 시대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 있도록 만들지는 않는다(137쪽).
30년전쟁 뒤에도 절대주의······중략······독일······중략······이 세상은 탄식의 골짜기였다. 17세기에 들어와서 곳곳에 진을 친 종교단체, 곧 형제교단이나 자매교단의 대두는 사회에 팽배한 절망감의 반영이었다(185쪽).
생산단계와 연결된 정치형태만이 유기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절대주의는 일시적인 정치적 기회에 지나지 않았으므로 그것은 결국 사회라는 육체에 파고든 기생충이었다(186쪽).
18세기 전환기의 거대한 혁명극에서 첨예하게 노출되던 대립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현대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투쟁도 1789년부터 1794년까지의 프랑스 혁명에서의 대립의 연속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249쪽).”
대중은 생산수단을 소유한 이가 산처럼 쌓아올린 부의 바로 옆에서 굶주리고 있었다(274쪽).
푹스의 역사관은 위고가 “윌리엄 셰익스피어”라는 글에서 찬양했던 역사관이다. 즉 “진보라는 것은 신의 걸음걸이 자체이다.” 그리고 일반 투표권은 이러한 걸음의 보조를 측정해주는 세계시계이다. 빅토르 위고는 “누가 지배자를 투표하는가”라고 썼는데, 이로써 그는 민주주의적 낙관론의 식탁을 차린 셈이다(359쪽).
-발터 벤야민
“모든 종류의 문화사를 서술할 때의 목적은 결국 교육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호기심이나 채워주는 고상한 형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문화사적인 인식은 아주 넓은 범위 안에 들어가게 될 때 가장 효과가 크다. 자기의 연구를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사의 저술가는 언제나 대중을 위해서 써야 한다.······이 경우 모든 사람들은 자기의 시대와 그 시대에 발생한 일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식탁에 앉아야 한다(3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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