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와 공주를 ‘티볼리’로 다녀왔습니다. 435㎞. 뭐랄까요. 음. 1996년부터 21년쯤 운전해 본 손과 몸에 닿는 ‘가볍다’는 느낌. 요즘 나온 자동차는 대개 달릴 때 아래로 가라앉으며 고요해지는 느낌을 주는 게 많은데 이 차는 내 가슴 언저리에 떠 있었다 할까. 큰바람이라도 불면 달리다 넘어지지 않을는지 하는. 그저 내 손과 몸에 닿는 느낌이기에 ‘꼭 그럴 것이라’ 믿을 수 없지만 마음 한구석을 꽉 채운 조마조마함. 빗길에 더욱 마음 쓰게 되더군요.
쌍용자동차. ‘무쏘’와 ‘로디우스’와 ‘투리스모’를 움직여 부릴 때 손과 몸에 닿았던 무거움이 ‘티볼리’엔 없었습니다. 작은 스포츠유틸리티탈것(SUV)이라니 좀 가볍기도 할 테지만 오래전부터 쌍용자동차가 내게 준 ‘투박하고 무거운 느낌’을 시쳇말로 ‘1도’ 느낄 수 없던 것. 그저 내 손과 몸에 닿는 느낌이기에 ‘꼭 그럴 것이라’ 믿을 수 없지만 마음 온통을 꽉 채운 조마조마함. ‘976명 정리 해고’와 ‘평택공장에 들어간 경찰의 폭력’과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의 잇따른 죽음’이 남긴 쌍용자동차의 가벼움이 내 가슴에 닿은 듯. 서너 해 전 ‘티볼리’로 회사 살려 노동자 복직 꾀한다는 얘기도 들렸으되 “함께 땀 흘리던 동료 노동자의 공장 밖 피눈물을 꺼려 얼굴 돌린 채 공장 안에서 ‘일단 살아남고 보자’는 듯 ‘티볼리’에 매달렸던 모습이 싫어. 내 뒷날 어쩌다가 자동차 살 일 있다면 가벼운 ‘티볼리’는 사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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