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리본’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두고 직원 겁박하기도
By Eun-yong Lee
“똑바로 해. 내가 그냥 안 둘 거야.” “(내가) 네 부장이야, ×××야!” “야, 나 만만한 놈 아니야.”
옛 한나라당 출신으로 낙하산 논란을 낳았던 박 아무개 시청자미디어재단 2급 전문위원이 동료 직원을 향한 잦은 욕설과 막말로 파문을 일으켰다. 녹취된 걸 들어 보면 박 위원은 올 4월 업무 협의 차 찾아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재단 직원이 자신을 위한 의전에 부실했다며 욕설을 쏟아냈다. 재단 직원뿐만 아니라 방통위 담당자들을 싸잡아 욕하며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한 직원의 휴대폰에 붙어 있던 ‘세월호 리본’을 떼어 쓰레기통에 버리며 “기억할 걸 기억해야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결정했을 때에는 “표정 바뀌는 사람은 인사평가에 반영하겠다”고 겁박했다. 모두 업무와 무관하게 일어난 ‘상급자 횡포’로 보였다.
▴박 아무개 위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판결을 두고 동료 직원을 겁박했음을 전한 전국언론노동조합 시청자미디어재단지부 제작 화면 (사진= 전국언론노동조합 시청자미디어재단지부 제작 동영상 ‘기억 2편'에서 갈무리)
박 위원은 불명예 사퇴한 이석우 전 이사장의 심복으로 손꼽혔던 인물. 2017년 1월 12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낙하산이 망친 시청자미디어재단…1월 임금 체불 위기(newstapa.org/37156)’와 관련한 2017년 치 재단 예산서를 만들지 못해 임금 체불 위기를 부른 장본인이다. 2016년 10월 5일 역시 뉴스타파가 보도한 ‘복마전 이룬 시청자미디어재단 파견직 채용(newstapa.org/35244)’과 관련해 국회 윤 아무개 보좌관의 조카를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에 채용할 수 있게 제안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박 위원은 이석우 전 이사장의 기획정책부장이자 경영지원부장이었고, 이 이사장이 올 3월 자진 사퇴한 뒤엔 미디어진흥부장을 맡았다. 위계를 앞세운 채 동료 직원에게 쏟아 낸 박 위원의 욕설과 막말은 2016년 12월과 2017년 1월, 2월, 4월에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12월에 일어난 7급 동료 직원을 향한 폭언과 고성을 두고는 재단 고충처리위원회에 진정되기도 했다.
▴2016년 12월 시청자미디어재단 7급 직원인 한 아무개 씨가 박 위원을 재단 고충처리위원회에 진정한 문건
재단 관계자들은 업무 지침에 따른 일 처리에도 불구하고 박 위원의 욕설과 막말이 잦아 큰 고통을 겪었다. 재단은 8월 16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박 위원의 욕설·막말 조사 보고서를 확인했고, 안건을 징계위원회에 넘겨 책임을 물을 태세다.
재단 노동조합에선 ‘파면’ 요구
8월 1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시청자미디어재단지부(지부장 전지수)는 재단 쪽에 박 위원을 ‘파면’할 것을 요구했다. 지부는 이날 박 위원의 욕설과 막말을 담은 동영상 ‘기억 1편’을 만들어 인터넷에 공개했다.
▴박 아무개 시청자미디어재단 전문위원의 욕설과 막말을 담아낸 동영상 ‘기억 1편’ (제작= 전국언론노동조합 시청자미디어재단지부)
8월 22일 공개된 ‘기억 2편’에는 박 위원 때문에 시청자미디어재단의 2017년 치 예산서를 짜지 못한 정황이 담겼다. 재단 안 사업부와 지역센터 예산을 두고 세밀히 조율해야 할 때에 “나는 뭐 권력이 없냐, ××야. 적당히 해야지 ×××들이!”라며 자기 힘을 과시하기에 바빠 정작 예산서를 제때에 만들지 못했다는 것. 특히 “내가 만약 이 ××놈, ㅇㅇㅇ인가 뭔가 여기(시청자미디어재단) 낙하산으로 와 봐라. 내가 (재단에) 낙하산으로 왔지만, 내가 못 오게 하는 방법을 강구해서 못 오게 할 거니까. ×××”라며 자신이 재단에 합류하게 된 까닭을 스스로 인정하기도 했다.
▴박 아무개 시청자미디어재단 전문위원의 욕설과 막말을 담아낸 동영상 ‘기억 2편’ (제작: 전국언론노동조합 시청자미디어재단지부)
박 아무개 시청자미디어재단 전문위원은 욕설‧막말 파문을 두고 따로 입장이나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제18대 국회 이두아‧박영아‧김용태 한나라당 의원과 제19대 국회 김한표‧김용남 새누리당 의원 보좌관을 지낸 뒤 2015년 6월 시청자미디어재단에 경력직으로 들어갔다.
'나뉴스좋아요 ILikeNe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콘텐츠 투자계획 안 지킨 MBN에 '과징금 4500만 원' (0) | 2017.09.21 |
---|---|
홈쇼핑 TV 사전영상제작비를 상품 납품업자에게 떠넘기면 "안 돼" (0) | 2017.09.15 |
적폐로 남은 뇌연구원의 ‘창조적’ 채용 비리 (0) | 2017.07.27 |
대통령 지명 제4기 방통위원에 김용수 미래부 정보통신정책실장? (0) | 2017.04.01 |
와이티엔과 연합뉴스티브이, 방송채널사업 재승인 얻었으되 “품격 높여야” (0) | 2017.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