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진 비롯 스물한 명 지음. 부키 펴냄. 2014년 6월 30일 초판 1쇄. 2018년 1월 11일 초판 4쇄.
김미진. 고려대 국문과. 2012년 서울시 공무원 시험.
많은 부서에서 다양한 내용으로 생산되는 공무원 보고서에는 공통된 양식이 있다. 제목은 선명견고딕 16, 내용은 태고딕 15와 태명조 14, 용지 여백은 좌우 20 등등(17쪽).
조민지. 2011년 55회 행정고시. 201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3년 4월 중공교 제58기 신임 관리자 과정.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
4월의 마지막 날, 벚꽃이 흩날릴 때 나는 중앙공무원교육원에 들어와 입교식을 치렀다. 우리 기수(제58기)에 신임관리자과정 연수를 받은 사람은 모두 321명(25쪽).
공직 생활 3년 후에는 부처 간 이동을 할 수 있지만, 첫 공직 생활을 어디서 시작하느냐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33쪽).
연공흠. 1991년 서울시 공무원.
예상 적설량이 5센티미터 이내면 1단계 비상이 걸리면서 재난대책본부 상황실 요원이 정위치에 근무하게 되고, 5센티미터가 넘으면 2단계 비상으로 서울시 공무원의 4분의 1에게 비상근무 명령이 하달되며, 10센티미터가 넘으면 3단계 비상으로 2분의 1이 비상근무에 들어간다(61쪽).
함대진. 고려대 중퇴. 방통대 행정학과. 1987년 서울시 공무원. 13년간 홍보.
최영숙. 경북대 생물교육학과. 제2회 지방고등고시. 경상북도 FTA농식품유통과장.
경상북도는 경제 면적이 27만 헥타르로 전국의 16퍼센트, 농업 인구는 47만 명으로 전국의 15퍼센트를 차지하는 전형적인 농도이다. 2011년 11월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경북 농업에 큰 피해가 예상됐다(96쪽).
김남규. 연세대 화학공학과. 영국 리즈대 경영학 박사. 기술고시 30회.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과장.
이현중. 충북대 건축공학과. 1997년 7급 공채. 서울시경찰청. 과기부. 교과부. 미래부.
국립과천과학관 건립 경험은 국립대구과학관, 국립광주과학관과 국립부산과학관의 건설 업무로까지 이어졌다. 그래도 뭔지 모를 아쉬움이 남아서 개인적으로 과학관 건립에 필요한 책을 한 권 쓰고 싶다. 미국이나 일본 전시관의 기준을 벗어나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설계 기준을 갖게 되면 더 나은 전시관을 짓는 데 미력하나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다(126쪽).
이승수. 전북대 경영학 석사. 완주우체국장(서기관).
나는 1976년에 5급 을류 공무원으로 입사했다.······중략······초임 발령지는 섬진강 상류에 위치한 갈담우체국이었다(154쪽).······중략······끝이 없을 것만 같던 원부 정리도 끝은 나고 예금과 보험 업무의 농협 이관도 폭풍이 지나가듯 정리가 되고 원부도 사람도 떠났다.······중략······전신·전화 업무는 분리돼 ‘한국통신’으로 발족됐다.······중략······1983년을 기해 체신 예금·보험 업무가 부활됐다(155쪽).
우체국에서 독점했던 소포는 1992년 택배 시장 개방 후 불과 10년 만에 점유율이 10퍼센트대로 낮아졌다(157쪽).
최원일. 광운대 행정학과. 1993년 행시. 문화체육부. 1999년부터 2001년까지 부다페스트 경제대학 국제대학원 국제경제학 석사.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보호과장.
공무원이 되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 중 하나는, 비록 치열한 내부 경쟁을 거치긴 하지만 국비 유학과 해외 연수이다. 나 또한 1999년 8월부터 2001년 7월까지 2년 동안 헝가리의 유서 깊은 부다페스트 경제대학 국제대학원에서 유럽 경제를 공부했다(169쪽).
헝가리 생활은 직장과 집 사이를 쳇바퀴 굴리듯 살아온 나에게 새로운 활력이 됐다. 그때까지 할 줄 아는 운동도 거의 없었고 더군다나 운전도 잘 못했던 나는 자투리 시간에 자동차 여행을 다녔다. 또 테니스와 골프, 스키를 배우면서 그때까지 몰랐던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 같은 희열을 느꼈다(171쪽).
쪽지 예산은 사업 자체가 부실한 경우가 많아서 집행에 애를 먹게 되며, 예산 집행이 부실하게 될 경우 그 책임은 담당 공무원에게 돌아간다(174쪽).
기자들을 상대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얼마나 어려우면 고위 공직자가 되기 위해 치르는 역량 평가 시험에 이 분야가 포함돼 있을까(175쪽).
박종하. 인하대 불문과. 1993년부터 공무원. 복지부 20년.
어지간한 잘못을 하지 않고는 잘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무원법에 정해져 있는 몇 가지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2 ~ 3년 공부해서 30년 가까이를 보장받을 수 있는 직업이다(180쪽).
검역소에서는 지금의 식약처에서 맡고 있는 수입 식품 검사도 했는데 서류 검사와 관능 검사, 정밀 검사로 나뉘어 시행됐다. 이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직접 실험을 해서 식품의 위해성 여부를 가리는 정밀 검사였다. 수입 식품 검사 1건당 적게는 3일, 많게는 20일까지 걸렸는데, 워낙 검사 물량이 많아서 실험실 직원들은 야근을 밥 먹듯이 했다.······중략······어느 토요일 오후, 검역소 소장조차도 무시할 수 없는 높은 곳에서 전화가 왔다. 내용인즉 무조건 월요일까지 검사를 끝내 달라는 압력이었다. 앞에 높다랗게 검사 물량이 쌓여 있는데 맨 뒤에 들어온 건을 먼저 처리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고민하던 실험실장은 아주 안전한 정공법을 택했다. 밤새워 실험을 해서라도 접수된 모든 정밀 검사를 다 마치겠다는 것이다. ‘원칙’도 따르고 ‘소장의 간절한 부탁’도 해결하는 그 방안으로 실험실 직원들은 주말을 모두 반납해야만 했다(183쪽).
그르노블 2대학에서 보건경제학 과정을 이수하는 동안, 프랑스어로 논문을 쓴다고 새벽까지 낑낑대던 몇 개월을 제외하고는 읽고 싶은 책 맘대로 읽고 먹고 싶은 포도주 맘대로 마시며 그야말로 황금 같은 시간을 보냈다(185쪽).
김유진. 서울대 동양사학과. 플로리다주립대 정책학 석사. 1996년 행시.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담당관.
김건민. 성균관대 경제학과. 2005년 행시. 행정자치부. 기획재정부.
내가 만난 북측 당국자들은 하나같이 애국심으로 민족협력사업에 임한다고 과장되게 말했지만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는 수도에서 일하는 그들에게 자부심이 있을 리 없었다. 정책담당자, 시설관리자 모두 내가 묻는 질문에 정해진 모범 답변을 갖고 있었지만 북한의 산업 기반을 보고서에 담기 민망할 정도로 열악했다. 나를 안내하던 북한 공무원들도 말은 못했지만 자신이 봉사하는 조국을 사랑하기 어렵다는 딜레마 속에서 괴로워하고 있었을 것이다. 말 못하는 그들의 심정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223쪽).
지철호. 고려대 행정학과. 일본 사이타마대 정책과학대학원. 198년 29회 행시. 공정위 상임위원.
“공무원은 원하면 누구나 국비 유학을 갈 수 있다.”
1982년 어느 봄날, 지도 교수의 이 말에 나는 행정고시를 준비했다(233쪽).
공무원들이 밤을 새우고 휴일 근무를 하고 심지어 휴가를 반납하면서까지 하는 일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대개 보고서를 작성해 결재를 받고 이런저런 회의를 하는 것이다. 이 일은 도무지 끝이 없다(235쪽).
공무원은 실무자 시절에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회의 준비를 하면서 바쁘게 보낸다. 그러다가 승진해서 과장이나 국장 같은 관리자가 되면 보고서를 수정하고 보완하거나 회의에 참석하느라 또 바쁜 나날을 보낸다(236쪽).
특히 백화점은 일부 품목의 수수료가 40퍼센트 수준에 이르러, 소비자가 10만 원짜리 제품을 구입하면 백화점은 이를 납품한 기업에 판매수수료만 4만 원 정도를 부담시켰다(241쪽).
공정위가 위법 행위에 대해 판단한 결정은 1심 법원 판결에 준하는 효력이 있다(244쪽).
강정환. 1986년 부산대 졸업. 1987년 과학기술처. 원자력안전위원회 고리지역사무소장.
윤홍우.
공무원연금은 상당히 현실적인 액수로 죽을 때까지 지급됩니다. 2010년 이후 가입자의 공무원연금 수익비는 2.3배 수준입니다. 재직 기간을 30년 기준으로 봤을 때, 1억6800만 원을 부담하면 사망할 때까지(통계청 기대 수명 적용) 3억9600만 원을 받는 것입니다. 2010년 이전에 가입한 공무원의 수익비는 더 높습니다. 이를테면 1990년과 2000년에 임용된 공무원의 수익비는 각각 3.68배, 3.34배에 이릅니다(296쪽).
정부부처 공무원의 평균 승진 소요 연수는 6급에서 5급이 9년 4개월, 5급에서 4급이 8년 9개월, 4급에서 3급이 8년 7개월이었습니다. 7급에서 6급은 7년 7개월, 8급에서 7급은 6년 5개월, 9급에서 8급은 3년 7개월이었습니다. 3급 부이사관에서 고위 공무원단 진입헤는 평균 2년 2개월이 걸렸습니다(297쪽).
'나책좋아요 ILike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칼잡이 이야기 (0) | 2019.08.24 |
---|---|
신화의 추락, 국익의 유령 (0) | 2019.08.24 |
기자수업 (0) | 2019.08.24 |
미디어 발명의 사회사 (0) | 2019.08.24 |
정연주의 기록 (0) | 2019.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