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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발명의 사회사

eunyongyi 2019. 8. 24. 18:27

김평호 지음. 삼인 펴냄. 2019년 3월 5일 초판 1쇄.


우리 손안의 이동전화는 작고 간편한 기기이지만 그것은 세계에서 가장 큰 기술체제이기도 하다. 시간과 거리를 막론하고 전 지구적 범위로 연결되어 있는 통신 시스템의 한 부분인 것이다. 다만 그것이 너무나 안락하게 우리 손안에 있기 때문에 거대한 존재로 인식하지 못할 따름이다(15쪽).


소크라테스는 ‘글은 침묵의 존재인지라 질문을 던질 수 없고, 그런 점에서 일방적인 것이며, 이미 쓰여 있는 얘기만 계속 반복한다’는 이유를 들어 말이 살아 있는 것이라면 글은 죽은 것이라고 했다(42쪽).


송수신 신호기와 더불어 전신 시스템에서 해결해야 하는 또 다른 핵심 과제는 신호를 멀리까지 안정적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전기신호는 제한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리가 멀어질수록 강도는 약해지고, 그 경우 신호가 정확하게 송수신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호 강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장비를 네트워크의 일정 거리마다 비치하는 작업이 필수적이었다(89쪽).


영국은······중략······식민지로 확보한 국가와 지역 전체를 연결하는 영연방 전신망 구축에 나섰으며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을 관통해 전 세계를 연결하는 그 전신망을 ‘붉은 전신(Red line)’이라 불렀다. 붉은 전신이라는 이름은 영국이 지배하는 지역을 지도상에 붉은 색으로 표기하는 관행에서 비롯됐다(95쪽).


20세기 초 1904년부터 1908년까지 4년 동안 미국 전역에 무려 9000개의 극장이 만들어졌다. 이렇게 등장한 ‘5센트짜리 극장’이라는 뜻의 ‘닉클로디온(Nickelodeon)’은 영화가 대중적인 오락으로 우뚝 서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기반 시설이었다(167쪽).


19세기 대미를 장식하는 컴퓨터는 미국 통계학자이자 발명가인 H. 홀러리스(1860 ~ 1928)의 것으로 그의 컴퓨터 명칭을 직역하면 ‘인구 통계 계산기(Census Counting Machine)’쯤 된다. 오늘날 컴퓨터와 정보 처리 서비스 기업의 대명사인 IBM(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은 여기서 비롯된다. 미국은 헌법에 따라 10년마다 인구 센서스를 시행하는데 조사에는 몇 달 정도 걸렸지만 수집된 자료를 정리하는 데는 6 ~ 7년, 심지어 1880년 센서스 결과를 처리하는 데는 무려 8년이 걸렸다. 이 때문에 조사 결과를 정리하고 분석하다 보면 어느새 다음 조사 작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시달렸다. 이에 정부는 수집된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할 기계 장치 공모에 들어갔고 1890년, 홀러리스의 컴퓨터가 선정됐다(218쪽).


‘튜링 기계’는 규칙에 따라 기록된 테이프의 기호에 따라 작동하는 기계, 즉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는 기계를 지칭한다(223쪽).


1970년대 후반부터 만들어진 개인용 컴퓨터와 관련해 가장 인상적인 구호는 ‘민중에게 힘을(power to the people)!’이었다(228쪽).


전문가들의 네트워크가 공식·비공식적으로 한국처럼 작동하는 곳도 없을 것이다. 마피아 조직을 방불케 하는 온갖 종류의 전문가 네트워크들이 ㅡ 모피아, 철피아, 핵피아 등 ㅡ 한국형 지식 네트워크의 모습이다(331쪽).


권위에 대한 저항의 철학과 정신을 키우는 것이 소프트웨어 육성 정책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3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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