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容우화] A… 가장 나쁜 건 너야
짐승 A는 흐릿했어요. 사람으로 치면 회색분자였죠. 뭐 하나 제대로 짖지 않은 채 이리 붙을 건지 저리 갈 건지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
태도가 분명해질 때가 있긴 했죠. 윗놈에게 납작 엎드릴 때. 윗놈이 껄끄러워 하는 아랫사람 짓밟을 때. 그랬어요. 아랫사람에게 마구 짖다가 힘이 달릴 성싶거나 제 놈 짖는 게 터무니없다고 스스로 느끼면 입 닥친 채 밖으로 나가 버리기 일쑤였습니다. 아주 몹쓸 놈이었죠.
게으르기로는 또 어찌나 심하던지 밭고랑 세듯 했어요. 할 일 올바로 안 하고 빨리 짐만 벗으려 했죠. 게을리 밭고랑 세다가 번뜩 관심을 두는 건 ‘값싼 집 찾아 비싸게 팔 궁리’였습니다. 머리에 쓰레기만 가득했던 거예요. 머리에 쓰레기만 찼으니 짖는 게 흐릿했을 밖에. 그놈 바탕이 그냥 쓰레기였죠, 뭐. 하여 “A… 네가 가장 나빠.”
'싸이월드 피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08.28. 12:17 ㅡ 병정 같아 나쁜 놈 (0) | 2020.06.26 |
---|---|
2015.08.31. 22:45 ㅡ 대답 2 (0) | 2020.06.26 |
2015.09.07. 23:12 ㅡ 앞날 안 보인 신문사 (0) | 2020.06.25 |
2015.09.10. 21:13 ㅡ 말만 잘하면 광고가 공짜 (0) | 2020.06.25 |
2015.09.11. 12:25 ㅡ 전자신문에서 20년간 땀 흘린 노동자 (0) | 2020.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