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9대 불가사의… “이상하고 야릇해”
이은용 맘껏 (^o^)/ ‘전자신문 9대 불가사의’ 뽑아
미궁 밝힐 제보와 내부 호루라기 (^o^)/ 학수고대
By Eunyong Lee June 28, 2015
이상했다. 미루어 헤아릴 수 없었기에. 야릇했다.
28일 밤 이은용은 20년이나 근속했음에도 알 듯 말 듯한 ‘전자신문 9대 불가사의’를 손꼽았다. 미궁에 빠진 듯했다. “불가사의한 터라 어느 게 얼마나 가볍고 무거운지 잘 모르겠기에 생각나는 대로 손가락을 하나씩 고부렸다”고 말했다.
그는 “아홉 문제 하나하나 모두 풀어 낼 수 있게 여러 독자의 결정적 제보를 간절히 기다린다”며 학처럼 목을 길게 뺐다.
하나. 전자신문 계열사 전자신문인터넷엔 월급 없이 일하는 노동자가 있다.
노동(근로)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땀 흘린다. 급여는 사업을 벌여 수익을 낸 뒤 일정 비율을 떼어 가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10대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할 때에도 ‘근로계약서’부터 써야 하지 않던가. 하물며 사회의 공기(公器)인 전자신문이?!
얼마간 짐작해 볼 실마리가 있긴 했다. 구원모 전자신문 사장이 전자신문인터넷을 경영(2003년 3월 ~ 2009년 3월)하던 2006년에 일어난 부당 해고 구제 신청(2006부해795) 사건이다.
누군가를 전자신문인터넷의 논설위원․총괄국장으로 위촉할 때 ‘임금을 포함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던’ 덕에 사건이 각하됐다. 구제 신청 요건을 아예 갖추지 못했다는 판정. 사건은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신청(2006부해963)으로 이어졌지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한 사례’로 판정됐다. 노동 계약을 맺지 않은 게 매우 유리했던 경험이 학습 효과를 낳았을까.
둘. 전자신문인터넷엔 연봉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일하는 노동자도 여럿 있었고, 지금도 있다.
전자신문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이은용이다. 2011년 4월 26일 갑작스레 ‘부장 대우 논설위원’으로 승진(?)했고, 그해 5월이나 6월께 구원모 사장과 첫 연봉 계약을 맺은 뒤 2015년 6월까지 4년여 동안 급여를 두고 다시 마주앉은 적이 없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니 ‘연봉(年俸)’은 ‘일 년 동안에 받는 봉급의 총액’이란다. 1년 치 말이다. 이게 상식 아닌가.
사용자는 ‘임금을 포함한 노동 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노동자에게 내어 줘야 한다. 구원모 사장은 지난 4년간 꿩 구워 먹은 소식. 이거 근로기준법 위반 아닐까.
참, 2014년 3월 12일 연봉 계약서를 3년여 만에 다시 보긴 했다. 구원모 사장 수하(手下)가 사장이 미리 재가한 연봉 동결 계약서를 이은용에게 내밀었다. 이은용은 서명을 거부했다. ‘노동 조건은 노동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4조 근로조건의 결정)’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구원모 사장은 ‘왜 거부해?’ 같은 질문조차 없이 다시 꿩 구워 먹은 소식이었다.
셋. 노동조합원임에도 임금 협상 결과를 적용받지 못한 노동자가 있다.
또 이은용이다. 2014년 2월 6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전자신문 노사 간 ‘2013년 치 임금 협상’ 조정 회의가 있었고, 기본급 2% 인상에 합의했다.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11개월 전인 2013년 4월부터 소급해 적용할 기본급 인상분이었다. 이은용은 조합원이었음에도 기본급의 2% 인상분을 받지 못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전자신문 지부가 ‘임금 협상 조정에 따른 기본급 인상분을 이은용에게도 소급해 지급하라’고 두 차례나 요구했음에도 여태 묵묵부답이다. 이거 임금체불 아닌가.
넷. 2015년 4월 말쯤부터 ‘논설위원실’에 사람이 없는데 ‘사설’이 매일 두 꼭지씩 게재된다.
다섯. A는 ‘××대 신문방송학과 00학번’이다.
2004년 2월 졸업했다. 2000년부터 2003년 사이 ××대 신문방송학과에는 야간 과정이 없었다. 지금도 없다. 낮에 학부 과정을 이수했다는 얘기. 주경야독한 게 아닌데… 낮엔 회사나 외근 현장에 있어야 했을 텐데… 취재 기자였기에 낮과 밤이 모두 녹록지 않았을 건데 4년제 대학 학부를 어찌 다 소화할 수 있었을까.
A는 ××대에 들어가기 1년쯤 전인 1999년 ‘○○대 언론정보대학원’에 진학했다. 석사 학위 과정이다. 이곳은 야간에 수업했다. 2년간 석사 학위를 마무리하지 못해 1년쯤 더 다니며 학점을 보태어 채운 뒤 2002년 2월 졸업했다.
2000년부터 2001년까지 2년간 ××대 신문방송학과와 ○○대 언론정보대학원이 겹쳤다. 낮(××대)은 물론 밤(○○대)까지다. ××대는 서울 서쪽, 전자신문은 영등포, ○○대는 동쪽에 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혹시 홍길동? ‘직장 이탈’이었을 성싶은데 회사가 허락했던 거라면 전자신문은 참 좋은 매체다. 음. 어지럽다. A가 1985년에 처음 입학했던 대학은 따로 있다. A의 학구열이 대단했다손 치더라도 이걸 어찌 다 이해할 수 있을까.
여섯. A는 이명박 정부 지식경제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새 유료 독자 1만 명을 확보하겠다고 호언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할지 의문이었는데 진짜 시작했는지, 얼마나 실현됐는지 따위가 알려지지 않았다. 그게 어찌됐느냐고 제대로 묻는 이도 없었던 듯싶다. 그냥 증발했다. 대체 어찌됐을까.
일곱. B는 신문에 뭘 쓰거나 회사를 위해 다른 걸 벌어 오지도 않는데, 심지어 밖에 나갈 일도 많지 않은데 전자신문이 고급 자동차를 주고 기름값까지 댄다.
여덟. C가 쓰는 법인 카드.
수년 전 월 120만 원쯤 받던 비정규직 노동자 한 분을 C가 “회사의 비용 절감 방침 때문”이라며 채용 1년여 만에 내보냈다. 그분이 떠나자 당연히 남은 노동자 여럿의 일이 늘었다. 그 무렵 C가 법인 카드로 매월 500만 원 이상을 쓴 게 드러나 문제가 됐다. 술과 노래와 골프를 좋아한 C가 결제한 내용 가운데 전자신문 밖뿐만 아니라 안에서 쓴 게 있다는… 많다는 풍문이 나돌았으나 이내 잠잠해졌다. C가 법인 카드 쓰임새를 조금 줄였더라면 전자신문의 여러 노동자는 1년간 정든 그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더 많은 결실을 이룰 수 있었을 터. 이런 게, C의 법인 카드 같은 게 진짜 누수 아니겠는가. 음. C가 법인 카드를 넉넉히 쓰며 승승장구(?)하는 진짜 이유는 대체 뭘까.
아홉. D는 교열 기자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편집 기자가 됐다.
왜, 어떤 과정을 거쳐 그리 바뀌었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언젠가 D가 단 기사 제목에 문제가 있었다. 본문 내용이 제대로 투영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되레 독자의 오해를 살 제목이었다. 기사를 쓴 이은용이 때마침 내근 중이었기에 D를 찾아가 정중히 “본문과 제목이 어긋나 있다”고 알렸다. D는 본문과 제목이 어긋난 까닭을 다 듣고 나더니 “제목이 잘못된 건 알겠는데 그걸 데스크가 얘기해야지 네가 직접 와서 말하면 되겠느냐”고, 웃으며, 이은용을 타일렀다. 이은용은 “그렇지 않아도 데스크께 말씀드렸는데 ‘지금 바쁘니까 네가 가서 얘기하라’기에 직접 온 거”라고, 웃으며, 화답했다. D는 계속 웃으며 “그래, 제목이 틀린 건 알겠는데 바꿔 줄 순 없다”고 말했다. 웃으며. 이은용은 그제야 D의 웃음을 처음부터 잘못 느꼈음을 깨달았다. D는 후배의 오류 지적에 기분이 나빴을 뿐이고, 그저 오기로 제목을 바꿔 주지 않으려 했다. 이은용은 어처구니없었다. 그 자리에서 D와 다투면 곤란한 지경에 이를 듯해 부서로 돌아가 데스크에게 상황을 전했다. 데스크는… 헛웃음 지으며 “걔 그냥 놓아 둬”라고… 말했다. 이은용은 몇몇 취재 데스크도 혀를 내두르는 D의 뚝심(?)과 그때 처음, 이후로 편집국에서만 두 번 더 맞닥뜨렸다. 그 황당한 대면 세 번은 전조에 불과했다. 사람 어이없게 하는 D의 뚝심은 어디서 오는 걸까.
“호루라기가 필요하다”고 이은용은 봤다. “누군가 크게 불어 주길” 학수고대했다. 특히 “고부렸던 손가락이 열을 넘어 열하나, 열두 개로 자꾸 펴지려 한다”며 “앞으로 여러 독자께서 함께해 주시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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