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의 코요테 복제 ‘검증부터’
황우석 수암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옛 서울대 수의학과 석좌교수)이 다시 세상에 나왔다. 어제 이종(異種) 간 체세포 핵 이식으로 복제했다는 코요테 8마리를 김문수 경기 도지사에게 기증했다. 핵을 없앤 암캐의 난자에 코요테 체세포를 이식해 복제 배아를 만든 뒤 다시 개의 자궁을 빌려 암컷 3마리와 수컷 5마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코요테가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인지라 세상의 관심을 얻기에 충분했다. 경기도는 코요테 8마리를 사육해 국내외 동물원에 기능하고, 서식지인 북아메리카에도 방사할 계획이다. 김문수 지사는 “복제 코요테 생산 성공은 멸종 동물 보존과 국내 관광산업 수익 증대라는 의미를 지닌다”며 기대치를 높였다.
매우 성급하고 실현하기 어려운 청사진이다. 벌써 ‘국내 관광산업 수익 증대’를 기대하다니 너무 장밋빛이다. 방사가 되레 자연에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가능하더라도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를 일이다. 무책임한 얘기일 개연성이 크다. 그런데 매머드(맘모스)에 공룡 복제까지 말한다. 우리는 이런 호들갑에 익숙하다. 덴 기억도 여전히 강렬하다. 지금은 복제를 고민하기보다 멸종 위기 동물이 살아갈 환경을 보살필 때다.
어쨌든 경기도 계획대로라면 매우 희망적인 미래상이다. 멸종 위기 동물을 되살려 자연으로 돌려보내 지구 자존능력을 회복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어디 또 있겠는가. 이토록 귀중하고 요긴한 작업이기에 우리는 차분한 검증을 요청한다. ‘세계 첫 코요테 복제 사실’을 명확히 확인한 뒤 ‘동물 복제를 통한 생태계 복원 가능성’을 함께 높여 가는 게 자연과 인류가 공생할 지름길이어서다.
복제했다는 코요테 8마리와 체세포를 떼어 낸 애초 코요테의 유전자 분석결과부터 공개하는 게 좋겠다. 황우석 연구원은 “최고 유전자 분석기관이 (복제 여부를) 최종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 기관이 어디인지, 분석 과정·결과는 어땠는지를 공개하는 게 옳다. 지금은 ‘최고 유전자 분석기관’이 한국유전자정보센터인 것으로 유추된다. 한국유전자정보센터는 사(私)기업이다. 돈을 받고 친자·혈연관계 등을 유전자 검사로 확인해준다. 공공 기관이 아니라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한국유전자정보센터의 유전자 감식·검사 능력을 폄훼하려는 것 아니다. 한국유전자정보센터 분석 결과를 그대로 둔 채 한두 공공 기관의 복수 검증을 바랄 뿐이다.
관련 논문도 꼭 나와야 한다. 황우석의 대표적인 복제 동물(소)이었던 ‘영롱이’와 ‘진이’가 관련 논문이 발표되기도 전에 죽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코요테 복제 논문이 게재될 때까지 충분히 기다릴 용의가 있다.
들뜬 기분 누르고 결과를 명확히 증명하는 게 먼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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