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4. 09:00 ㅡ 형태근

제1기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외부 강연 횟수와 강연료

 

구분
2008년
2009년
2010년 8월 말까지
최시중 위원장(대통령 지명)
0
0
4회 185만6000원
이경자 부위원장(민주당 추천)
0
1회 25만원
1회 30만원
송도균 상임위원(한나라당 추천)
0
3회 117만8000원
3회 203만원
형태근 상임위원(대통령 지명)
5회 450만원
14회 1150만원
13회 940만원
양문석 상임위원(민주당 추천, 2010년 7월 임명)
x
x
0
이병기 전 상임위원(민주당 추천, 2010년 3월 사임)
1회 70만원
4회 194만6000원
x

2010년 11월 5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로 20번지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주목할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대표자가 모여 형태근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 회견이었다.
형태근 위원이 2010년 4월 27일 일반 ‘등록’ 대상 방송채널사용사업자와 달리 시청자와 관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 ‘승인’ 대상으로 분류한 TV 쇼핑 전문 방송채널인 롯데홈쇼핑에서 90분짜리 강연을 하고 200만 원을 받은 게 문제였다. 형 위원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 4명과 함께 롯데홈쇼핑의 TV 쇼핑 사업 자체를 허용할지 말지를 결정할 권한을 가진 이였다. 특히 그가 강연을 한 4월 27일은 롯데홈쇼핑의 방송채널사용사업 ‘재승인’을 위한 최종 의결회의를 열흘 앞둔 때여서 ‘대가성이 있는 고액 강연료 로비 의혹’을 샀다.
형태근 위원은 10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이러한 문제가 불거지자 “(롯데홈쇼핑 사업 재승인 심사) 두 달 전에 (강연) 일정이 잡혔고, 강연 내용도 허가 내용과 관계가 없는 스마트폰 전략”이었으며 “강의 시점에는 이미 실질적인 (방송통신)위원회 재승인 절차가 끝난 상태였다”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의 여러 규제·정책 안건이 최종 의결회의에서 부결된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이미 실질적인 재승인 절차가 끝난 상태였다”는 말은 해명이라기보다 구차한 변명으로 들렸다. 특히 형 위원이 2008년 3월 제1기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한 뒤 2010년 8월 말까지 외부 강연 32회를 통해 강연료로 평균 79만3750원씩 무려 2540만 원이나 받았다는 사실 때문에 그의 해명을 액면 그대로 믿어주기가 어려웠다. 1회 강연료로 100만 원 이상을 받은 게 14회에 달했고, 무엇보다 재승인 최종 의결을 앞둔 롯데홈쇼핑으로부터 200만 원을 받아 배나무로부터 배가 공연히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혹이 더욱 부풀었다. 또 형태근 위원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모든 외부 강연을 (공직자 윤리기준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 감사관실에 신고했고, 누락된 것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신고하지 않은 외부 강연’이 추가로 확인돼 스스로 자질 시비까지 불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는 이에 “형태근 위원이 (자진) 사퇴를 거부할 경우 뇌물 수수와 공무원 윤리강령 위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고,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방송통신위원회가 2010년 11월 현재 MBC, SBS, KBS 등 지상파 방송 재허가 심사와 함께 종합편성·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 선정 작업을 벌이는 등 국내 방송의 방향을 새로 정립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에 “부적절한 인물이 그 포석을 놓는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형태근 위원이 지상파 방송 재허가는 물론이고 한껏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종합편성·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선정 작업에까지 계속 참여하면 어떻게 될까. ‘그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호들갑일까’라며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여기면 될까. 아니, 그럴 것 같지 않다. 그에게 자진 사퇴를 종용할 정도로 큰 의혹이 제기됐다면, 먼저 말끔하게 해명하고 넘어 가는 게 지극히 상식적인 일의 순서일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