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容사說

방통위, 시청자미디어재단 종합 감사 “시작”

eunyongyi 2016. 9. 29. 20:46

29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가 시청자미디어재단(이사장 이석우) 종합 감사를 시작했습니다. 오는 10월 14일까지 16일 동안 재단을 두루 살피기로 했다는군요.

반상권 방통위 운영지원과장(감사 총괄)은 “(뉴스타파 등에) 나온 거 다 검토하고 자료도 이미 요구해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감사하다 보면 조금씩 미진한 게 있던데 준비는 (다) 했다”고 덧붙였죠.

준비한 만큼 알찬 결과가 나올까요. 방통위가 시청자미디어재단 종합 감사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 감사 기간 — 지난 26일부터 나흘째 국회가 절뚝거렸지만 애초 미방위 국정 감사 기간이었던 9월 26일부터 10월 14일 — 과 겹치게 정하면서 최성준 위원장에게 ‘지금 재단을 감사하는 중’이라는 국정 감사용 답변을 만들어 주려는 뜻으로 풀이되기도 했죠. 이런 걱정을 떨어 없앨 책임이 감사팀에 있습니다.

초점은 아무래도 이석우 이사장에게 맺히게 마련. 이 이사장이 법인카드로 사사로이 담배 10갑을 사 피우고 혼자 밥을 먹은 것 같은 자잘한 비위로부터 옳지 못한 인사 채용 의혹에 이르기까지죠.

 

인재선발시험위원회 구성 적절했을까

 

그동안 따로 지적해 내보이진 않았지만 2015년 6월 시청자미디어재단 직원 공채 때 짠 인재선발시험위원회에도 물음표가 솟았습니다. 그때 박태옥 시청자미디어재단 시청자진흥본부장 겸 경영기획실장이 당연직 인재선발시험위원으로 참여한 가운데 외부에서 5명이 합류할 때 잡음이 끼어들었기 때문이죠.

“이석우 이사장은 저희 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출신이기도 해서 (제가) 그전부터 알고 있었고, 재단 쪽에서 정식으로 (인재선발시험) 심사 위원으로 위촉하려고 하니 좀 해 달라는 얘기가 있었고, 이석우 이사장과도 한 번인가 통화했습니다. (재단 실무자로부터) 연락 오면 거부하지 마시고 일정 맞춰서 꼭 좀 심사해 주십사 하는 그런 전화였죠”라는 이 이사장에 얽힌 잡음. 이석우 이사장이 인재선발시험위원 한 명을 직접 골라 재단 실무진으로 하여금 위촉하게 한 정황이었습니다.

또 다른 인재선발시험위원의 목소리는 조금 더 거셌어요. “제가 그 심사 위원들 중 아마 유일하게 이사장과 네트워크가 전혀 없었던 사람이고,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려고 노력했던 사람”이었다는 것. 그는 교수인데요. 그가 속한 대학 학과의 다른 교수와 이석우 이사장 간 관계가 그를 시청자미디어재단 인재선발시험위원 잡음 속에 섞이게 한 계기였을 것으로 보였으되 “이사장과 네트워크가 전혀 없던 사람”임엔 틀림없을 성싶었죠.

2015년 6월 서울시청자미디어센터 개관식 행사 대행 용역 입찰에 참가했다가 자격이 모자라 떨어진 E사의 대표 이사가 인재선발위원으로 합류한 것도 ‘이석우 이사장의 제안’에 따른 것이었던 게 확인됐습니다. 이 이사장과 K고교 동창인 배 아무개 교수가 인재선발위원으로 활동한 것도 ‘뭐, 그럴 수도 있겠다’고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일. 이런 짜임새 때문에 인재선발위원회에 이석우 이사장 입김이 닿았을 수 있지 않나 하는 물음표가 여전히 생생합니다.

방통위의 시청자미디어재단 종합 감사가 이런 의혹들까지 다 밝혀 낼 수 있을까요. 공익을 위해 — 아까운 혈세가 더 올바르게 쓰일 수 있게 ― 방통위 감사팀이 땀 좀 많이 흘리시길. 바라 마지않습니다.


▴2016년 9월 19일 오전 8시 27분 서울 여의도 시청자미디어재단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이석우 이사장 자동차. 그날 아침 그는 운전기사 없이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 출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