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피난

2005.07.21. 09:33 ㅡ 우주 개발?

eunyongyi 2020. 6. 30. 11:31

[31호]우주 볼펜과 연필

(사진=2005년 7월 15일 제주도 남제주군 표선면 하천리에서 있었던 우주발사체 추적소 기공식 모습. 최석식 과학기술부 차관(오른쪽 네 번째), 김태환 제주도지사(〃 다섯 번째), 채연석 항공우주연구원장(〃 세 번째) 등이 첫 삽을 떴다.)


알고 계셨나요? 올해는 과학기술부가 정한 ‘우주개발원년’입니다.
지금 전라남도 고흥군 외나로도에서는 우주센터(발사기지) 건설이 한창이죠. 지난 15일에는 남제주군 표선면 하천리에서 우주발사체 추적소를 세우기 위한 첫 삽을 떴습니다. 오는 11월에는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2호’가 우주로 올라갑니다. 아직 일정과 방법을 확정하진 못했지만, 한국 첫 우주인도 뽑을 예정이랍니다.
이 정도라면 올해가 우주개발원년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부족한가요? 어찌됐든 과기부는 ‘우주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을 토대로 우주개발을 위해 팔 걷었습니다.
우리 정부가 우주개발에 눈을 돌린 것 자체가 고무적입니다. 과학기술자들도 크게 환영합니다. 우주개발 자생력이 취약해 러시아 등에 많은 돈을 지급해가며 기술협력을 해야겠지만 투자대비효과가 크다는 게 중론입니다. 실제로 최근 러시아 연방우주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들이 ‘제1회 한·러 우주기술 워크숍’을 열고 위성용 전자통신부품을 공동 개발·생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기도 했죠. 그런데 유념할 일은 ‘헛돈 쓰지 않기’입니다. 사실 러시아는 인공위성을 만들면서 굳이 한국산 전자통신부품을 선택할 필요가 없습니다. 기존 러시아 기술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엄밀하게는 ‘우리가 기술협력에 필요한 돈을 댈 테니 인공위성용 전자통신부품기술을 좀 배웁시다’라고 요청하는 관계입니다.
1957년 소련이 인류 첫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를 쏘아 올리자 미국이 크게 자극을 받았죠. 이때부터 미국이 분발했습니다. 우주개발을 본격화하다 보니 발사체뿐만 아니라 우주에서 먹을 식량, 옷, 화장실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첨단기술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무중력 상태에서도 ‘잉크가 잘 나오는 볼펜’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돈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거듭했죠. 그러다 볼펜 개발을 포기할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고민이 깊어진 미국은 소련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아봤답니다. 글쎄, 소련에서는 ‘연필’을 쓰고 있었답니다.(^^;)
과기부 우주개발계획이 ‘무중력 볼펜’과 같은 헛손질과 낭비를 피해 ‘우주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을 열기를 바랍니다.


추신 : 우주 볼펜과 연필 이야기는 발상 전환의 필요성을 말할 때 자주 활용됩니다. 그런데 사실은… 우주 무중력 상태에서 연필을 사용하면 부러진 흑연 조각이나 가루가 이리저리 날려 기계시스템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군요. 나사(NASA)는 1969년 이후 10년여간 우주 볼펜 개발을 추진했고, 결국 끈적끈적한 잉크와 중력에 관계없이 잉크를 밀어내는 시스템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이를 자랑삼아 러시아에 보여줬는데, 돌아온 대답은 “우린 그냥 연필을 쓴다”였다는군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