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피난

2005.05.03. 16:14 ㅡ 스페이스코리아?

eunyongyi 2020. 6. 30. 11:53

[26호]스페이스코리아의 실종

 

스페이스(Space)코리아는 과연 어디로 사라졌을까.
지난 2월 22일, 과학기술부는 “올해 추진하는 모든 과학문화사업을 ‘우주과학기술’에 초점을 맞춰 시행한다”는 내용의 2005년도 과학기술문화사업 시행계획을 내놓았다.
이후 3월 4일, 과학기술부의 대통령 연두업무보고에서 “2005년 사이언스코리아(과학문화확산국민운동) 주제를 ‘스페이스코리아’로 설정해 붐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처음 스페이스코리아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 당시 과기부는 스페이스코리아를 통해 조성한 붐을 발판으로 삼아 2005년을 우주개발 원년으로 삼는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이 같은 목표는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오는 11월 세계 7위의 고해상도 카메라를 장착한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2호’가 발사되고, 전라남도 외나로도 우주센터의 건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또 한국 첫 우주인 선발, 우주개발진흥법 제정 등 스페이스코리아 분위기를 조성할 밑거름이 많다.
지난 4월 21일, 오명 부총리 겸 과기부장관을 비롯한 8개 부·청의 수장들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모여 제38회 과학의 날을 기념했다. 이날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 시상, 공로자 훈·포장 등 성대한 잔치가 열렸다. 과학의 날이 과학문화사업 한 해 농사의 출발점인 만큼 잔치의 흥겨움이 고조됐다. 그런데 그 잔치마당에서 ‘스페이스코리아’가 뒷전으로 밀려났다. 아예 사라졌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지난 2월 22일 야심 차게 발표했던 2005년 과학문화사업의 목표(우주과학기술)가 2개월여 만에 시들시들해진 것이다.
과기부와 관련 단체 관계자들은 “여전히 스페이스코리아가 유효하다”고 말한다. 정말 그렇다면 과학의 날 전면에 ‘스페이스코리아’라는 단어가 큼지막하게 내걸렸어야 하는 것 아닐까.
정부 한 관계자에게 조변석개라고 꼬집었더니, “올해에는 그 어느 해보다 우주 관련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된다”며 “스페이스코리아라는 단어에 매몰될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살짝 피해갔다.
애초 과기부는 ‘스페이스코리아’라는 매력적인 단어를 앞세워 범국민 운동으로 발전시키기를 바랐다. 하지만 양치기 소년의 전철을 밟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