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용 테이블 지음. 북바이퍼블리 펴냄. 2017년 12월 26일 초판 1쇄.
윤가은
지구 멸망 이후의 폐허에서 한 소녀가 살아남아 영웅이 되는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구상한다. 생각해 보면 악조건이 다 들어 있다. 아이에 여성에 재난 영화니까 사실 말도 안 되는데, 늘 상상해 본다. 진짜 멋있을 것 같지 않나(56쪽)?
양자주
내 그림을 마음껏 그리고 싶었다.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고, 밥 먹고.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86쪽).
예술계에서 여성임을 자각하는 순간도 있나?
작가가 생각보다 그렇게 자유롭지 않다. 그 위에 갤러리 대표라든가 컬렉터들이 있어서 굉장히 눈치를 많이 본다.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더라. 예술계 내 성폭력에 관한 문제 제기가 계속 터져나오는 때도 있었는데, 예술계 내에서는 거기에 대한 개념이 더 없다. 폐쇄적이기 때문에 미술계 바깥 사람들은 잘 모르기도 하고.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밖으로 잘 새어나가지 않고, 피라미드 구조가 굉장히 강하다. 특히 어리고 여성인 아티스트들은 착취당할 수밖에 없다.
사례가 있을까?
엄청 많지. 술자리라든가 전시 뒤풀이에서 나이 많은 작가나 갤러리 관계자들이 젊은 여성 큐레이터나 작가를 성추행하는데 본인들은 그게 추행인지도 모른다. 대놓고 잠자리를 요구하거나 작품을 팔았는데도 돈을 주지 않을 때도 있다. 여성 ‘아티스트’라서 겪는 일에 더해, ‘여성’이기에 당하는 일도 많다. 그건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니까. 여성이 서른 살만 넘어가도 비하의 뜻을 담아 ‘아줌마’라고 부르거나, 나이가 많다고 공격하거나··· 여성에 대한 인식이 낮다고 느낀다(93쪽).
최지은
“그러면 남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라고 질문하는 남학생들도 많았는데, 그럴 때는 “주위 여성들의 말을 최대한 많이 들어주면 좋겠다”고 말해 줬다. 그동안 우리가 같은 사회 안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다른 세상에 사는 거나 마찬가지다(115쪽).
이지나
각자의 직업에서 자기가 국가에, 사회에 그리고 같은 구성원에게 기여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헤아려야 한다(153쪽).
‘No’를 했다고 찍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당신 인생에서 볼 일 없는 잔챙이 그릇이니 아웃시켜도 된다. 진짜 어른은 그렇게 말했을 때 오히려 ‘너 뭐 있다’ 하고 지켜보는 경우가 있다(157쪽).
지이선
같은 걸 해도 남자들이 하면 “옷도 잘 입어, 센스 있어, 특이해”라고 말하지만 여자가 하면 “쟤는 옷에만 신경 쓴다”라고 한다. 누군가가 뭔가를 잘하고 높은 위치로 올라갈수록 저항이 커지는데, 남성보다는 여성에 대한 평가 잣대가 더 가혹한 거 같다(169쪽).
이지혜
나도 다이어트를 숨 쉬듯이 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왜 이렇게까지 된 건지 생각해 보곤 하는데, 내가 원하는 것도 있지만 절대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그럼 이건 누군가를 착취하는 구조인데, 이제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때라고 느낀다(198, 1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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