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정 지음. 미니멈 펴냄. 2018년 5월 18일 초판 1쇄.
당산봉의 본디 이름은 당오름으로, 당오름의 ‘당’은 신당을 의미한다. 옛날 당오름 산기슭에 뱀을 신으로 모시는 신당이 있었는데, 이 산을 사귀라 했고, 그 후 ‘사귀’가 ‘차귀’로 와전돼 신당 이름도 ‘차귀당’이라 하고, 오름도 ‘차귀오름’이라고 불렀는데, 당산봉은 당오름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138쪽).
산봉우리 분화구가 마치 달처럼 둥글게 보여 달랑쉬, 월랑봉이라 불렸고, 지금은 다랑쉬오름이라 부르는데 들을수록 참 예쁜 이름이다(166쪽).
다랑쉬로를 걷다 보면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팽나무 한 그루와 표지석만 덩그러니 남은 다랑쉬 마을터가 보인다. 제주 4·3 사건으로 잃어 버린 마을이 된 아픈 사연이 깃든 곳으로, 주변에 학살된 주민 유골이 발견된 다랑쉬굴이 있다(196쪽).
물찻오름은 연중 물이 고여 있어서 많은 사람이 몰려들어 훼손 속도가 빠르게 진행됐다. 게다가 꽤 오래전 누군가 이곳 분화구에 고기를 놓아길렀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엄청나게 번식해 물찻오름에 가면 고기를 낚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져서 낚시터가 돼 버렸고, 분화구 주변은 물론 분화구로 오르는 탐방로 또한 급속도로 훼손됐다. 또한 물찻오름에는 많은 식물과 나무, 동물이 서식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만드는 엄청난 소음에 스트레스를 받아 새끼를 낳지 못한단다. 그래서 오름을 탐방할 때 가급적이면 큰 소리를 내지 말아 달라는 당부도 곁들인다(342쪽).
‘절물’이란 절 옆에 물이 있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현재 그 절은 남아 있지 않다(334쪽).
(큰노꼬메오름) 표고 833.8미터(369쪽).
그런데 해발 600m 언저리에 위치한 큰노꼬메는 순수 높이만 234m로, 높이 순으로 따지면 상위 2%에 속하는 대단히 높은 오름이다. ‘노꼬메’의 어원은 분명치 않고 여러 견해가 있는데, 그중 ‘높은 뫼’라는 뜻에서 ‘놉고메’로 불리다가 ‘노꼬메’로 변화됐다는 견해가 설득력이 있다(370쪽).
(새별오름) 표고 519.3미터(411쪽).
새별오름의 ‘새별’은 저녁 하늘에 샛별과 같이 외롭게 서 있다 하여 ‘새별오름’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다섯 개의 봉우리가 별모양을 이룬다 하여 ‘새별오름’이라는 견해가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412쪽).
영아리의 ‘아리’는 산이라는 뜻의 만주어로, 영아리란 영산,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446쪽).
(윗세) 붉은오름 표고 1740미터. 누운오름 1711미터. 족은오름 1698.9미터(501쪽).
윗세오름은 한라산 봉우리 바로 아래 자리한 세 오름으로, 크기 순대로 붉은오름(큰오름), 누운오름(샛오름), 족은오름(새끼오름)이라 부른다. 이 세 오름을 윗세오름이라 부른 연유는, 한라산 1100고지 부근에도 세오름(삼형제오름)이라 부르는 세 오름이 나란히 앉아 있는데, 그 세 오름에 비해 위쪽에 있다고 하여 윗세오름(웃세오름)이라 부르게 됐다(50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