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루 지음. 코난북스 펴냄. 2020년 2월 1일 초판 1쇄.
30대 중반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그 대사는 내 안 어딘가에 남아 있다(17쪽).
하필 15세 이상 관람가로 개봉해 고등학생인 나조차 여과 없이 봐 버린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 영화에는 실미도에서 탈영한 두 병사가 간호사를 강간하는 장면이 있다.······중략······그 장면이 정말 트라우마가 됐다는 걸 나이를 먹고서 알았다. 얼마 전 식사 자리에서 이 장면 이야기를 꺼내니 그 자리에 있었던 여자 선배 후배 모두 “아, 진짜 싫어. 너무 끔찍하지” 하고 그 신을 기억한 반면, 남자 선배는 “그런 장면이 있었나?” 되물어 놀란 적이 있다(40쪽).
‘언젠가 결혼을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은 ‘한국에서 결혼은 안 하지 않을까?’에 가깝게 바뀌었다(85쪽).
나를 완전하게 채워 줄 누군가가 등장하길 바라며 평생을 결핍감 속에 사는 것보다는 혼자, 성큼성큼 나아가는 편이 좋지 않을까(103쪽).
나와 가까운 남자 사람들은 내가 미친 듯이 웃은 장면들을 보고 웃을 수 있을까(11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