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준 지음. 레인북 펴냄. 2019년 10월 10일 초판 1쇄.
MBK파트너스는 2005년 김병주가 설립했다. 김병주는 1999년 칼라일의 한국 대표, 아시아 회장, 그룹 부회장을 역임했다. 김병주의 장인은 박태준 전 총리이다. 박태준 전 총리는 칼라일펀드의 주요 투자자문역이었다(29쪽).
아무리 세련된 단어로 혹세무민을 해도 그들이 펼치고 있는 활동은 ‘돈놀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들은 그것을 ‘주주가치 경영’이라고도 한다. 자본시장의 투자자를 위한 것이 기업 경영의 목표라는 것이다(39쪽).
2003년 7월 15일 조선호텔에서 관계기관 10인 비밀회동이 있었다. 참석자는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주형환 행정관), 재경부(변양호 금융정책국장, 추경호 과장), 금감위(김석동 감독정책1국장, 유제훈 과장), 외환은행(이강원 행장, 이달용 부행장, 전용준 부장), 외환은행 측 자문사인 모건스탠리(신재하 상무) 그리고 변호사 등 10여 명이다.······중략······또한 당시 하종선(현대상선 회장)과 제프리 존스(주한 상공회의소 소장) 등이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김진표(재경부 장관)과 변양호(금융정책국장)에게 불법 로비를 했다.······중략······법정에서 드러난 105만 달러의 로비자금과 뇌물은 당연히 론스타로부터 나온 것이다(70쪽).
KT는 세계 7대 경관 투표를 진행할 때 00115887715라는 전화번호를 사용했다. 이 번호는 최소한 2011년 4월부터 국내전화망에서 전화번호 종료 처리가 되어 해외전화망으로 전혀 접속할 수 없는 국내 전화번호였다. 그럼에도 KT는 이 번호를 국제전화인 것처럼 속여 부당 이익을 챙겼다(77, 78쪽).
변양호는 론스타게이트 당시 매각 승인 담당 관료였다.······중략······변양호는 변호사 하종선(현대상선 회장 역임)에게 여러 경로로 거액의 뇌물을 받았는데, 그중 하나가 그의 생일잔치에서 이루어졌다.······중략······해마다 7월 30일경, 변양호의 생일날 무렵이면 생일잔치가 늘 열린다고 한다. 거기에는 변양호(행정고시 19회)보다 아래 기수인 금융관료들이 축하차 늘 온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그가 재경부를 ‘퇴직한 후’에도 그들이 항상 온다는 것이다. 시점을 보면 여름 휴가철이다. 그리고 유명 로펌의 변호사들도 온다. 뇌물을 준 하종선 변호사도 변양호를 변호했던 변호사도 모두 그 생일잔치 고정 참석자들이라고 했다. 대부분 경기고 동창들이라고 한다. 장소도 강남의 ‘애프터 더 레인’ 식당에서 1차, 와인 바 ‘삭스’에서 2차를 하는 식이다. 피고 하종선에 따르면 사건은 이렇다.
외환은행 매각승인 전야인 2003년 7월 26일 토요일 와인 바 ‘삭스’에서 변양호의 생일잔치가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선물들을 가져왔는데 하종선은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상태였다. 가수 지망생 박 아무개가 노래를 하러 왔다. 이날 하종선은 밤 12시 전에 술자리에서 먼저 일어났다. 그러나 그는 그냥 인사만 하고 떠나지 않았다. 그는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데다가 가수 박 아무개에게 팁도 줘야 했기 때문에 지갑에서 수표로 200만 원을 꺼낸 후, 봉투에 넣지 않은 채 변양호에게 주었다. 그리고 하종선은 술자리를 떠났다.
당시 변양호는 여름용 곤색 블레이저를 입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 후 비슷한 성격의 술 모임에도 가수 지망생 박 아무개가 불려 나왔고, 그때마다 그 비용을 하종선이 대신 지불했다고 한다. 그런데 흥미로웠던 것은 변양호의 관료 후배인 한 금융관료(직급이 서기관으로 기억함)의 법정 증언이었다. 그는 사건 당일 술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법정으로 불려나온 사람이었다. 그는 검사가 질문하지도 않았는데 변양호와 박 아무개와의 관계는 ‘순수한 후원 관계’라고 계속 강조했다. 그러자 변양호를 변호하던 변호사가 흥분했다. 그는 “우리는 다 친구 사이 아니냐! 왜, 이런 배신을 하냐!”고 말한 다음, 변양호의 금융관료 후배에게 “접시 물에 코를 박고 죽어”라고 목청을 높였다. 정말 인상적인 장면이었다(189, 190쪽).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났을 때, 분노한 민중이 제일 먼저 처단한 것은 판사 등 ‘법조귀족’이었다(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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