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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영화를 믿지 않겠지만

eunyongyi 2022. 7. 18. 18:47

오동진 지음. 썰물과밀물 펴냄. 2022년 5월 10일 초판 1쇄.

 

사랑이 세상의 진보를 방해한 적은 없다. 세상이 사랑을 가로막을 뿐이다. 그건 늘 그렇다(15쪽).

 

<레벤느망>은 1960년대 여성들이 받았던 고통을 떠올리게 하면서 왜 지금 세상은 보다 여성적이고, 보다 계급 계층적 측면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가를 우회적으로 보여 준다(17쪽).

 

여성의 권리는 여전히 침해받고 있으며, 세상을 살아가는데 수세적이게 하고, 당당함보다는 변명으로 일관하는 삶을 강요받고 있다는 얘기다(18쪽).

 

여성 운동은 여성만을 해방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동반, 연대해서 자유를 얻는 것이며, 자본주의 사회의 모든 가부장, 남성 중심, 계급주의 상황을 이겨 내는 것이다(19, 20쪽).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인류사가 문명화된 것, 인간의 얼굴을 하게 된 것은 불과 백여 년밖에 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다.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얼마나 악독한 존재였는지를 다시 한 번 목격하게 된다(24, 25쪽).

 

 인간은 뼛속 깊이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다 죽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고통 속에서 삶을 살아간다. 그걸 몸소 보여 준 인물이 바로 다이애나 스펜서다(43쪽).

 

 영화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리에게 새로운 사실을 알려 준다. 전쟁 중 일본의 내부, 그 내면이 어떠했는가에 대해 이만큼 솔직한 토로는 처음이라는 느낌을 준다. 군국주의로 인해 획일화된 사회 속에서도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아가려고 애썼음을 보여 준다. 군부가 앞장서 미쳐 돌아가는 행태를 보인다 해도 보통의 일본인은 그러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더 나아가 군국주의에 대해 대부분의 일본인은 동의하지 않았음을 강조한다(69, 70쪽).

 

2021년 상반기에 개봉해서 3천 명 남짓 관객이 봤다. 한국 사회의 척박함을 보여 주는 지표다(84쪽).

 

유럽의 감독들은 끊임없이 자신들의 아픈 과거사, 치욕스러운 역사를 영화로 정리해 내고 있다. 그 노력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148쪽).

 

김련희 씨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남한에서 쓰는 노후 보장이란 말이나 평생행복주택 같은 말이다. 왜 노후를 걱정하며, 내 집 마련이 뭐 그리 중요하냐는 것이다. 그것은 국가가 해 줘야 하는 일 아니냐고 그녀는 말한다. 도로 통행료를 내는 것도 그녀는 이해하지 못한다. 멀쩡한 도로를 이용하는데 왜 돈을 내느냐고 그녀는 의아해한다(194쪽).

 

사람들에게는 술과 섹스가 급할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그보다 더 필요한 것은 따뜻한 포옹과 달콤한 키스다(250쪽).

 

 나의 지론은 영화가 세상에 저항할 수 있는 무기란 늘 두 가지 중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나는 폭력이고 또 하나는 섹스다(279쪽).

 

요즘 한국 언론이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은 기자들이 영화를 보지 않아서다. 선한 세상에 대한 상상력을 일상에서 배우지 못해서다(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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