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쓰레기가 있었군요. ‘1980년 제11대 대통령 취임 기념’이라고 새긴 “이런, 삼십 원짜리”… 우표딱지. 음. 전두환이 대통령 된 게 뜻깊다며 체신부가 그린 ‘30원짜리 우표’를 한국조폐공사가 찍어 낸 겁니다.
전두환은 1980년 팔월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 모인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2525명으로부터 2524표(99.96%)를 얻어 열한 번째 한국 대통령이 됐습니다. 박정희가 만들어 둔 이른바 ‘체육관 선거’를 좇아 그대로 한 거였죠. 닷새 뒤인 구월 1일 취임했으니 그 즈음에 우표가 나왔을 터. 그때 나는 초등학교 6학년 열두 살 아이였어요. 콧물 흘릴 때를 지나긴 했지만 이런 쓰레기가 어찌 내게 왔는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습니다. 쩝. ‘내가 우체국에 간 것 같진 않고, 누가 준 건가.’ 음. 그땐 그걸 쓰레기로 여기지도 못했죠.
‘새 시대 새 역사’라고 띄어 쓸 줄 아는 사람이 없었을까요. 가만 보니 ‘새시대새역사’로 찍혀 있습니다. 이 말. 어디서 들어 본 것 같지 않습니까.
음. 한국방송공사(KBS) 공채 1기 김인규 씨가 1987년 일월 15일 아홉 시 뉴스에 나와 전두환·노태우의 민주정의당을 칭찬했다죠. “지난 6년 전 극심한 사회 혼란과 정치적 위기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출범한 민주정의당은 무엇보다 구정치 질서의 청산과 개혁을 위해 ‘새 시대’ 새 정치의 기치를 내걸고 ‘새 역사’ 창조에 나섰다”고. 김인규 씨는 2009년 11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 이명박 정부 때 — KBS 사장이었습니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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