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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의 거짓말

eunyongyi 2018. 11. 8. 22:45

최경영 지음. 사사인북 펴냄. 2010년 8월 30일 초판 1쇄. 2010년 12월 10일 초판 3쇄.


몽상적 객관 보도의 원칙이 미국 언론계의 주된 정신이었던 20세기 초반, 미국에서는 백인들이 흑인들을 고문하고 심지어는 죽이기까지 하는 사적 고문, ‘린치’가 횡행했습니다. 고문당한 흑인들의 범죄 혐의는 대개 백인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상당수의 범죄가 백인들의 짓이었음에도 무고한 흑인들이 성폭력범으로 몰렸습니다. 그런데 그렇게나 ‘절대적 객관’을 주장했던 미국 언론은 ‘린치’와 관련된 기사를 쓰면서는 오히려 혐의만으로 사람을 고문하고 때려죽이는 백인들의 말을 신뢰하고 옹호했습니다. ‘린치’ 사건이 발생하면 미국의 신문들은 백인들의 반론을 비중 있게 실었습니다. 또는 최소한 린치 사건의 피해자(흑인)와 가해자(백인)의 말이 50 대 50의 ‘기계적 중립’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객관 보도’라고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미국 언론은 민권운동으로 인종 차별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각된 1960년대까지도 여전히 흑인을 깜둥이라고 부르고 표기했습니다(62, 63쪽).


3장 각주 8. 1999년 9월 30일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보광그룹 탈세 사건으로 검찰청에 출두할 당시 40여 명의 중앙일보 기자들이 검찰청사 앞에 도열해 “사장님, 힘내세요”라고 외쳤습니다. 중앙일보 기자들은 “홍 사장, 힘내세요”라고 외쳤다고 주장합니다(74쪽).


1950년대 ‘대한 늬우스’에 등장하는 이승만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라 왕에 가까웠습니다. 새해 설날이 되면 대통령에게 입법부, 사법부의 수장들이 세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실제로 ‘대한 늬우스’는 대법원장, 국회의장이 대통령에게 ‘세배를 드리러 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식 대통령제라고 하지만 삼권분립의 개념조차 모호했던 시대였습니다).


60여 년 동안 저널리즘을 가르쳐 온 언론 철학의 대가 존 머릴이 통찰한 것처럼 우리의 진정한 직업정신은 단 하나, ‘자유 언론 실천’입니다. KBS라는 회사보다 김현석, 성재호, 양승동, 엄경철, 김용진의 자유가 훨씬 더 위대하고 절대적이어야 합니다. 회사에 매몰되지 맙시다. 조직에 순응하지 맙시다(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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