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짓돈. 쌈지에 있는 돈. 적은 돈. 주전부리 같은 걸 살 때 쓰는 돈. 이석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은 법인카드를 쌈짓돈으로 여긴 성싶다. 그리 여겼으니 자신이 즐기는 담배 10갑을 법인카드로 샀을 터. 곤란하지 않은가. 시민이 공공기관장에게 법인카드를 준 건 ‘직책수행경비(업무추진비)’로 마땅한 곳에 쓰라는 뜻이었지 담배 사 피우라는 게 아니었다.
2015년 7월 23일 오후 1시 50분 이석우 이사장이 재단 앞길 건너편 편의점에서 법인카드로 결제한 4만5000원 명세. 나는 들추고, 이석우 이사장은 덮으려 했다. 시청자미디어재단 부속(비서)실에선 이 이사장이 영수증을 내놓지 않아 ‘휴지통과 분무기와 손님 접대용 차•다과’를 위한 기타운영비로 품의했고.
▴2015년 7월 23일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부속실의 기타운영비 품의.
품의서대로라면 이석우 이사장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쓸 휴지통과 분무기와 손님 접대용 다과를 사기 위해 법인카드를 들고 재단 앞길 건너편 편의점에 가 직접 결제했다는 얘기. 거짓말이었다. 지난 2월 28일 그 편의점을 찾아가 살펴봤는데 ‘휴지통과 분무기’는 없었다. 편의점 쪽에서도 “휴지통과 분무기를 판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재단 부속실 기타운영비 명세와 규모를 보면 방문객 응대를 위한 다과와 문구류•소모품 따위를 실제로 산 곳은 편의점이 아니라 온라인 마켓이나 가까운 문구전문점인 ‘오피스○○’인 걸 알 수 있다.
▴시청자미디어재단 건너편 편의점(왼쪽)과 가까운 문구전문점. 재단 부속실에서는 주로 이 문구전문점(오른쪽)에서 소모품을 샀다.
이석우 이사장이 재단 앞 편의점에서 진짜로 산 건 담배 ‘에○○ 0.1㎎’ 10갑. 자신이 사사로이 즐기는 담배를 법인카드로 결제하고는 영수증을 부속실에 건네지 않았다. 방통위 감사팀은 이를 잡아내지 못했고.
이 이사장은 “(지난해) 7월인데, 오래됐는데, 아마 (담배를) 하나 사 오라고 그러고, 내가 아마 계산을 했을 것 같은데, 내가 현금을 주고, 내가 부속실 보고 사 오라고 해 놓고 그냥 놔뒀을 리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비서에게 담배를 사 오라고 “했다면 내가 돈을 줬을 텐데, 아마 (법인카드로 결제한 게) 담배가 맞는다면 돈을 줬을 테고, 여기(부속실 기타운영비 지출결의서)엔 기록이 잘 안 돼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내가 좀 (경영지원부에) 물어봤어. 어떻게 된 건데 하니까. (담배 10갑을) 직책수행경비로 쓴 적 없다고 그러더라고. 나도 그런 기억은 없는데, 있다면 내가 카드를 잘못 뽑았을 수는 있겠다. 없는 걸로 알고 (기억에 없어) 모르겠다”며 모르쇠를 잡았다.
▴2015년 7월 23일 이석우 이사장 법인카드 매출표
★이석우 이사장의 이상한 법인카드 씀씀이와 관용차 이용 행태를 밝힌 이야기 ☞ http://newstapa.org/32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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