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 혈세 아까운 걸 알게 하는 공공기관장 (3) 불법 흡연

“창피해서 뭐라 할 말이 없네요.”

박근혜 정부 낙하산의 대표로 꼽히는 이석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비위가 점입가경이다. 이사장 직책수행경비(업무추진비) 명세가 자잘하고 사사로운 데다 흡연 관련 기초질서마저 무시하는 일이 잦아 직원들이 남부끄러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2015년 11월 서울 국회대로 ○○빌딩 4층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집무실 옆에 직원들조차 잘 모르는 방이 하나 생겼다. 이사장 집무실•부속실•대회의실•중회의실에 따로 설치한 냉난방기 4대의 실외기를 모아 둔 2평 남짓한 방. 중앙 냉난방 체계를 갖춘 ○○빌딩에는 별도로 설치한 냉난방기의 실외기를 옥상 같은 곳에 두고 연결해 쓸 통로가 없어 따로 방을 만들었다.

냉난방기 실외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바람을 사무실 밖으로 빼기 위해 창틀에 환풍기도 설치했다. 공사는 이석우 이사장이 2015년 5월 18일 취임한 뒤 간이침대를 놓을 수 있게 집무실을 더 넓혀 주고 ○○빌딩의 중앙 냉난방이 약하니 보강해 줄 것을 방통위에 요구한 끝에 이루어졌다.

정승원 방통위 시청자지원팀장은 “이사장이 취임하고 나서 그 공간(집무실)을 넓혀 달라는 요구를 한 건 맞는데 (재단 법인 설립 뒤 이사장 집무실을 만들 때) 행자부 기준으로 차관급 정도에 맞추는 걸로 했기 때문에 (확장이) 불가하다고 해서 안 됐다”며 “다만 집무실이 너무 덥고 춥다고 해서 에어컨 관련 설비만 설치하기로 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집무실(4층) 옆에 만든 냉난방 실외기실. 13층짜리 건물 창 가운데 오로지 이곳에만 환풍기가 달렸다.

몇 곡절 끝에 설치한 환풍기는 냉난방 실외기 바람만 건물 밖으로 내보내는 게 아니었다. 냉난방기를 가동하지 않는 시간에도 환풍기가 돌아가며 이석우 이사장의 담배연기를 밖으로 내보냈다.

총면적 1만397.87㎡로 지하 4층 지상 13층 규모인 ○○빌딩에서 창틀에 환풍기를 단 곳은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집무실 옆방뿐. 그 방에서 오직 이석우 이사장만 담배를 피웠다.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집무실 옆에 만든 냉난방 실외기실 안쪽. 빨간 종이컵은 이석우 이사장의 담뱃재떨이. 동영상을 갈무리한 탓에 초점이 흐릿하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금연을 위한 조치) 4항의 4호에 따라 ‘해당 시설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해야’ 하는 공공기관이다.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으되 가급적 실외에 두고 마지못할 때에나 건물 안에 만들 수 있다. 건물 안에 두더라도 담배 연기가 새지 않게 ‘완전히 차단된 밀폐 공간’으로 만들고, 그나마 사무실•화장실•복도•계단 같은 곳을 흡연실로 쓰면 안 된다. 이 이사장의 흡연 공간은 그 어느 것 하나 지키지 않았다. 같은 법 제9조 4항에 따라 ‘지정된 금연구역에서 흡연’한 이석우 이사장은 담배 연기를 내뿜을 때마다 과태료 10만 원을 내는 게 옳다.

 

★이석우 이사장의 이상한 법인카드 씀씀이와 관용차 이용 행태를 밝힌 이야기 ☞ http://newstapa.org/32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