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탐사언론인회 지음. 황금부엉이 펴냄. 2007년 4월 25일 초판 1쇄.
MBC PD 최승호.
송호근 서울대 교수는 한 칼럼에서 “PD수첩의 행위는 탱크를 앞세워 대학을 점령했던 군부정권보다 더 ‘군부적’이다. 군대는 적어도 연구실 외곽에 진을 쳤지만 PD수첩은 연구실 내부까지 과감하게 진입했다”고 썼다(21쪽).
해외 유수한 공영방송들 역시 사회 공익과 관련해 중대한 문제를 다룰 때는 몰래카메라를 사용함은 물론이고, 신원을 감추는 위장 취재를 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 내가 알고 있는 상식이다(29쪽).
황 교수 측은 한 피디가 김선종 연구원을 인터뷰한 직후부터 취재윤리 위반 문제를 PD수첩 방송을 막는 지렛대로 쓰기 위해 치밀한 준비를 했다. 즉각 김 연구원에게 인터뷰 내용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이메일을 보내도록 하고, 다른 곳 취재에서 윤리 위반 문제가 없었는지 인터뷰이들의 진술서를 받았다. MBC 보도본부장에게 윤리 위반 문제를 제기하고 “청와대에 알릴까 말까”라며 압박하기도 했다. 실제로 청와대는 이후 박기영 보좌관을 통해 들어오는 황 교수 측의 날조된 보고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사건의 진정한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을 일체 하지 않았다(34쪽).
12월 2일 황 교수는 MBC 경영진 중 한 명과 통화하면서 광고 폐지운동의 불길이 뉴스데스크를 포함해 다른 MBC 프로그램으로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12월 6일 방송 예정이던 <줄기세포가 가짜>라는 PD수첩 방송을 막기 위해서였다(37쪽).
12월 5일 노무현 대통령이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 성과에 대한 검증 문제는 이 정도에서 정리되길 바란다”며 독립적인 과학계 조사를 원치 않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이 기조에 따라 오명 과기부 장관이 12월 8일 검증은 필요 없다고 쐐기를 박고 난 뒤에도, 거의 대부분의 언론들이 ‘후속 연구로 증명하자’는 방향으로 기사를 쓰고 있던 상황에서 서울대는 검증을 결정함으로써 스스로 독립성을 증명했다(38쪽).
서울대는 사태의 주역이었던 이병천, 강성근, 안규리 세 사람을 고스란히 복귀시켰을 뿐 아니라 이병천 교수의 늑대 복제를 제대로 검증조차 하지 않은 채 대학이 나서서 홍보를 주도하기까지 했다(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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