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容사說] 점심… 유배지 꽃, 웃음에 어긋난 교두보
서툴다. 여전히. 혼자 밥 먹는 거. 쑥스럽고 어색해… 점심 드시는 분들 한소끔 지날 열두 시 삼사십 분쯤 식당 — 전자신문 경인센터가 입주(?)했으나 경매된 뒤 아직 새 주인이 없는 건물의 1층 ― 에 가고는 했다. 얼마간 시간이 흘렀는데도 혼자 밥 먹는 게 쑥스럽고 어색하기가 매한가지여서 빵 부스러기나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운 날이 많았다. ‘과연 유배지답다’고 씁쓸히 웃었고.
22일엔 조금 달랐다. 식판 칸을 모두 채운 뒤 국을 받으려는데 식당 아주머니께서 달걀부침이 익고 있으니 조금 기다리라 하셨다. “네에….” 식판 들고 섰긴 섰는데, 그랬는데 이내 쑥스럽고 어색해… 국을 집어 들고는 창가로 가 앉았다.
두어 젓가락이나 떴을까. 아주머니께서 자리로 찾아와 달걀부침을 밥 위에 올려 주셨다. “맛있게 드세요” 하시며. 음. 고마웠다. “고맙습니다.”
흐뭇한 게 하나 더 있었다. 인천 송도 새롬공원에서 늘 혼자 도시락 여시던 분도 전자신문 경인센터가 있는 건물의 1층 식당에서 밥 위 달걀부침을 드셨다.
그래, 유배지 ― 이은용이 그리 느끼고 꾸준히 그렇다고 주장한 전자신문 경인센터 주변 ― 에도 꽃 피더라. 빙긋 웃음 폈고. 둘레 사람 삶을 얼마간 느끼고, 내 삶을 진득이 견딜 수 있어 기꺼웠다.
그렇다고 “수도권 경쟁력을 강화할 교두보로 활용하기 위해 (경인센터를) 설립했다”는 전자신문의 주장에 같은 가락을 탈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다. 정전이 잦더니 급기야 8일간 단전됐고, 겨우내 찬물만 쏟아진 화장실에서 누군가 오들오들 떨어 가며 ‘더 강하고 튼튼한 무엇(경쟁력)’을 만들어 낼 개연성이 낮기 때문. 전자신문은 “(경인센터) 건물 관리가 잘되고 있다”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진술했는데 대체 근거가 뭘까.
2009년 1월 문을 연 전자신문 경인센터로 최근까지 발령된 10명 가운데 다섯 명이 회사를 그만뒀다. 곧 한 명이 더 떠날 성싶다. 2014년 3월 2일부터 12월 1일까지 9개월간 사무실을 아예 비워 두기도 했다. 그리해선 교두보를 쌓을 수 없지 않나. 아웅. 눈 가리고. 아옹. 귀 막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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