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은 2016년 2월 17일(수) 서울 여의도 ‘남○○○’에서 법인카드로 23만2000원을 결제한 뒤 쓰임새를 ‘유관기관 업무 협의(김석진 상임위원 등 3명)’라고 밝혔다. 그날 재단 관용차 운행 일지에는 이석우 이사장이 21시 30분에 퇴근한 것으로 기록됐고.
이석우 이사장이 김석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비롯한 누군가와 저녁 식사를 함께했을 것으로 보였다. ‘엉뚱한 사람들과 식사한 뒤 김석진 위원과 함께했다고 꾸민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물론 했고.
9일 김석진 위원에게 물었더니 그날 저녁을 함께한 게 “맞다”고 답했다. 이석우 이사장과는 “같은 언론계 종사자로서 국회 출입도 같이해 서로 잘 안다”고 밝혔다. “(옛) 보도국장이나 편집국장 모임 때 행사를 같이했고, 청와대나 국무총리 공관 밥 먹는 자리에서 같이했기 때문에 편하게 밥을 먹었다”고 말했다. 재단에 있는 최수영 경영기획실장도 “언론계 후배로서” 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올 1월 13일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취임한 뒤 “산하기관(시청자미디어재단) 업무를 알아보고 상견례도 하기 위해” 재단 쪽 사람들과 저녁을 함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날 “그쪽에서 세 명이 나왔던 것 같은데 한 명이 왔다 갔다 했고, 나를 포함해서 네 명이 식사했던 것 같다”고 기억했다.
음. 그랬다. 네 명. 23만2000원. 저녁에. 서로 잘 아는 사이여서 편히. 재단이 하는 일을 알아보기 위해.
이석우 이사장 주변과 법인카드(직책수행경비) 씀씀이를 살피다가 불현듯 ‘내가 양파를 까고 있나 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법 깐 성싶은데 깔 게 많이 남아 있는 거. 눈물 날 듯.
▴이석우 이사장이 법인카드로 쓴 직책수행경비. 2016년 2월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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