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4월 29일 ‘2016년 방통위 반부패•청렴 정책 추진 계획’이란 걸 마련했습니다. 정책 환경과 업무 특성에 맞는 반부패•청렴 대책으로 ‘깨끗하고 신뢰받는 방송통신위원회’를 이루겠다는군요.
청렴 행동 퀴즈에 결의 대회까지 열겠답니다. 청렴정책협의체도 운영하고요. 주입식 청렴 교육에서 벗어나 재미와 교훈을 줄 ‘청렴 연극’도 보겠다고 했습니다.
청렴. 행실을 높고 맑게 해 탐욕 없는 곳에 이르겠다는 뜻. 알겠는데. 잘 알아듣겠는데요. 신종철 전 단말기유통조사담당관은 어쩔 겁니까. 지난 5월 31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점심을 함께했잖아요. LG유플러스로 이동통신 단말기(휴대폰) 유통 관련 사실 조사를 나가기 하루 전에 말이죠. ‘통신 (시장) 금지행위 조사와 시정 조치’ 관련 업무는 방통위가 스스로 살펴 조심하기로 정한 ‘직무별 청탁 대상’ 가운데 하나 아니던가요.
신종철 전 단말기유통조사담당관이 조사하러 나가기에 앞서 권영수 부회장을 만나 귀띔해 줬을 만한 점심 자리가 드러났는데. 음. 그랬는데. 방통위는 6월 21일 신종철 씨를 편성평가정책과장에 앉혔습니다. 이건 대체 뭐지. 방통위는 왜 신 씨에게 권영수 부회장과 만난 까닭을 따져 묻거나 나무라지 않을까요. 되레 제대로 된 ‘과장’ 보직을 주다니. 이건 뭐 ‘잘했다’고 칭찬하는 겁니까. 도무지 잘 알아 받아들일 만한 일이 아닌 듯합니다.
방통위 2016년 청렴 정책 계획에는 ‘비위 적발 사항에 무관용해 엄정히 일벌백계’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더군요. ‘징계 등 즉시적 행정 제재 조치’도 덧붙여 놓았습니다. 갸우뚱. 신종철 씨가 조사하러 가기 하루 전에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점심을 함께한 게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는 행실’일까요. 혹시 신 씨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너, 잘못한 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방통위에 없는 거? 음. 아니겠죠. 아닐 것이라 믿습니다.
‘비위 적발 사항에 무관용해 엄정히 일벌백계’하겠다는 뜻. 듣기에 참 좋습니다. 엄정. ‘엄격하고 바르게’ 말이죠. 신 씨를 편성평가정책과장에 앉힌 게 방통위가 잘못 셈했기 때문이라면 곤란합니다. 여러 시민이 ‘세금 내야 할 까닭을 잃게’ 될 테니까.
이석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사태도 마찬가지로 보이네요. ‘비위 적발 사항에 무관용해 엄정히 일벌백계’하겠다는 거. ‘징계 등 즉시적 행정 제재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여 둔 것까지. 방통위를 잘 지켜봐야 할 까닭이 차고 넘칩니다.
▴방통위가 정한 ‘직무별 청탁 대상 업무’와 엄격한 신상필벌 원칙. 2016년 반부패•청렴 정책 추진 계획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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