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신문 사장이 사는 델 내가 안다. 한 번 가 봤으니 알 수밖에. 그곳 어디쯤에 내 손팻말을 내밀어야 좋을지를 가늠해 본 거.
사장 사는 곳은 절로 알았다. 2014년 팔월 24일 마이너 신문이 나를 부당 해고한 뒤 지방노동위원회를 거쳐 내게 온 사장의 답변서에 ‘사는 곳이 어딘지’가 적혀 있었으니까. 부당히 해고돼 분하고 답답했던 내가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해 달라” 했으니 위원회는 마이너 신문 맨 나중 책임자인 사장에게 그 까닭을 대답하라고 했던 거. 사는 곳이 어딘지와 함께.
나는. 아직 사장 사는 곳에 손팻말을 들이밀지 못했다. 2014년 팔월부터 그해 이른 겨울까지 마이너 신문사 앞에서 시위할 때 짬을 내 사장 사는 곳에도 한두 번쯤 손팻말을 내밀려 했는데 틈이 나지 않았기 때문. 나는 지금도 사장 사는 곳에서 손팻말 따위로 내 위력이나 기세를 떨쳐 보일 생각이 남아 있다. 그자 집 앞에서 ‘이곳엔 한 노동자를 무참히 짓밟은 사장이 산다’고 내보이고 싶기에. 처음 품었던 그 마음 그대로 가슴에 고스란하다.
나는. 사장이 두려워야 한다고 본다. 그자가 나를 무서워할 날이 과연 올지 모르겠으되 적어도 마음이 불안해야 마땅한 거. 내 삶을, 여린 노동자를 함부로 마구 밟은 자가 아무 두려움 없고 걱정조차 없어서야 쓰겠나. 안 될 말. 내 눈길 ― 손팻말 ― 끝에 늘 사장이 있음을 머릿속에 깊이 새겨 두는 게 좋을 터.
나는. 무거운 창 되어 그자 가슴에 서늘히 꽂히려 마음먹은 지 오래. 핏발로 새긴 기억을 진즉 가슴에 품었다. 잘못 깨닫게. 다시는 몹쓸 짓 못하게.
사장뿐이랴. 히틀러 밑 병정 같던 총무국장 F. 나를 해고할 때 인사위원장으로 날뛴 H. 그 짓 거들었을 뿐 달리 하는 일 없던 경영지원실장 J. 이자들 사는 곳 또한 내가 안다. 지방노동위원회를 거쳐 내게 온 사장의 답변서에 함께 적혀 있었으니까. 이자들 사는 곳에도 내 손팻말을 한두 번쯤 내밀려 했다. 잘못 깨닫게. 다시는 몹쓸 짓 못하게.
사장을 향해 네 발 들고 벌렁 드러누운 성싶었던 A. 이자에게도 두려움과 걱정 안기고 싶다. 비열하고 겁이 많은 그대로 움츠려 살았다면 또 모를 것이되 여러 노동자에게 몹쓸 짓 많이 했기에. 그자 집 앞에서 ‘이곳엔 사장이 한 노동자를 무참히 짓밟을 때 뒤에서 비열한 짓 많이 한 자가 산다’고 알리고픈 생각이 굴뚝같다. 잘못 깨닫게. 다시는 몹쓸 짓 못하게.
불현듯. 무거운 창 서늘히 꽂힐 때에야. 그자와 몇몇 조방꾸니가 두려움•걱정 온전히 벗으리.
▴손팻말을 밉게 봤거나 꺼리어 피한 사장과 A F H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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