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容사說

기다리는 건 최성준 방통위원장 답변

eunyongyi 2016. 7. 15. 17:27

 

 

“안녕하세요, 위원장님. 제가 지난주 금요일(7월 8일)에 보내드린 이메일 보셨나요?”

“이메일, 제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국회 있어 가지고 못 봤습니다. 확인 한번 해 볼게요.”

 

 

15일 아침 9시. 정부과천청사 2동으로 들어서는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게 물었다. 지난 8일 내가 보낸 이메일을 읽어 봤는지 궁금했기에. 이메일엔 이석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주변에 얽힌 질문 두어 개를 담았다.

하나. 지난 6월 29일 제343회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석우 이사장의 신입 사원 채용 비리 여부’를 두고 “어떤 조치를 취하고 계시느냐”고 물었을 때 “올해 하반기에 종합 감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최 위원장 대답. 최성준 위원장이 말한 ‘올 하반기’가 11월을 뜻하는지 알고 싶었다. 이석우 이사장은 지난 4일 시청자미디어재단 7월 월례 조회에서 “올 11월 방통위 종합 감사가 있을 것”이라며 임직원에게 준비를 잘하라고 당부했다. 방통위에서 종합 감사 시점을 11월로 정해 이석우 이사장에게 알려 준 것일까. 피할 것 막을 것 두루두루 잘 준비하라고 미리 귀띔해 준 건가. 11월까지 4개월씩이나 넉넉히. 정말 그리한 것인지 궁금해 물어봤다. 방통위가 종합 감사 시점을 11월로 정해 이석우 이사장에게 알려 줬느냐고.

둘. <뉴스타파>를 통해 이석우 이사장의 부당한 직책수행경비 씀씀이와 신입 사원 청탁 채용 의혹이 불거진 게 올 4월과 6월이었는데 여름(7월과 8월) 지나 가을 끝날 무렵(11월)에야 감사를 벌이는 게 뒷북이 되진 않겠느냐고도 물었다. 여름 지나 가을 끝에 닿느라 4개월쯤 흐른 뒤엔 이석우 이사장의 비위 여부를 가늠할 증거 같은 게 자취를 감출 수도 있을 테니까. 이 이사장이 7월 월례 조회에서 올 9월 국정감사와 11월 방통위 종합 감사를 거론하며 임직원에게 준비를 잘하자고 한 터라 4개월쯤 흐르며 생길 빈틈이 ‘결실 없는 봐주기 감사’를 부를 개연성이 있어 보였다.

나는 애초 ‘방통위가 올 상반기에 시청자미디어재단 종합 감사를 벌일 거’라는 얘길 들었다가 방통위 감사담당으로부터 “상반기엔 어렵다”는 걸 확인하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감사를 늦추려는 까닭을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 특히 그 ‘하반기’가 연말(11월)인 듯하니 ‘방통위가 이석우 이사장을 품겠다는 뜻인가’ 하는 물음표가 솟았고. 하여 “방통위가 이석우 이사장을 잘 지켜 있던 그대로 보존하려는 것인지”를 덧붙여 물었다.

셋. 김성수 의원이 “이석우 이사장은 지난 국감에서도 공금 유용인가요, 업무 추진비 과다 사용 때문에 문제가 됐었다”며 거듭 물었을 때 “그 부분은 저희(방통위)가 따로 재무 감사해서 환수 조치도 했다”는 게 최성준 위원장 대답.

지난해 10월 방통위가 재무 감사를 벌여 이석우 이사장으로부터 도로 거두어들인 건 119만9500원에 지나지 않았다. 올 4월 새로 드러난 건 환수된 적이 없고. 이석우 이사장이 사사로운 담뱃값 4만5000원을 법인카드로 지급했고 자신이 교통사고를 낸 뒤 운전자를 바꾼 데다 보험 부담금 5만 원을 공금으로 때운 것 따위를 도로 거두어들이지도 않은 걸로 안다. 이 이사장이 직접 관용차를 운전하며 위반한 과속 과태료 4만 원마저 다른 직원의 출장비로 때웠고. 일요일에 법인카드로 9000원을 썼는데 혼자 식사한 것으로 보였다. 길 하나를 두고 마주한 편의점과 음식점을 오가면서 20분 만에 음료수•점심값으로 32만8600원(4만8600원과 28만 원)을 쓴 이사장에게 직원 누구누구와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은 듯하고.

하여 나는 물었다. “물의를 빚은 여러 문제가 이석우 이사장으로부터 불거졌음에도 별다른 제재가 없는 까닭이 무엇인지요. 지난해 10월 재무 감사에서도 이석우 이사장이 잘못 쓴 직책수행경비 119만9500원만 환수하고는 견책이나 경고조차 없었는데, 법인카드를 엉뚱한 곳에 썼을지언정 들키지 않으면 그만이고 들켜도 도로 내놓기만 하면 기관장으로 계속 일해도 좋다는 뜻인지요”라고.

“이메일, 제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국회 있어 가지고 못 봤습니다. 확인 한번 해 볼게요”라는 15일 아침 최성준 위원장 말. 이메일이 들어온 건 아는데 국회에 가느라 바빠서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뜻인 성싶었다. 하여 나는 지난 일주일 동안 아무런 알림 ― 이메일을 잘 받았다거나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거나 시간을 좀 달라거나 하는 말 — 조차 없었던 걸 ‘바빴기 때문’으로 잘 알아서 얼마간 받아들이기로 마음 다졌다. 얼마간만.

내 질문(이메일)은 최성준 위원장 비서관을 거쳐 반상권 운영지원과장과 류재영 지역미디어정책과장에게도 전해진 모양. 음. 나는 최 위원장 답변을 기다린다.


▴정부과천청사 2동과 방송통신위원회 현판(왼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