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지음. 봄알람 펴냄. 2020년 3월 5일 1판 1쇄. 2020년 7월 26일 1판 6쇄.
죽게 되더라도 다시 그 소굴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첫 번째 성폭행 이후 안희정의 사과를 들었을 때 그 한 번으로 끝나리라 믿었던 피해는 반복됐다. 2018년 2월에 또다시 범죄를 겪고 나서야 여기서 영원히 도망칠 수 없으리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반복되는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신에게 제물로 바쳐지듯 성폭력을 당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주변 사람들은 리더의 폭력을 묵인하는 그런 조직 안에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다(23쪽).
제일 처음 인계받은 내용은 지사가 구두를 편히 신을 수 있도록 어떤 위치에 어느 정도의 각도로 놓아야 하는지였다(88쪽).
정치인 안희정의 대외적 이미지와 내가 업무를 통해 겪는 실상은 낱낱이 상반됐다. 그는 신분과 계급이 존재하는 세계에 살았다. 나의 자리에서는 그에게 아주 기본적인 인권이나 노동권도 존중받기를 기대할 수 없었다(101쪽).
피고인은 본인이 가진 권세가 얼마나 큰지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피고인 주변의 모두가 피고인의 말에 반문하지 못하고 따를 수밖에 없었으며, 피고인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진행해서 피고인 앞에 대령해 놓았습니다. 피고인은 그러한 떠받을어짐을 오랜 시간 경험하며 조직 내에서 제왕적 리더로, 추앙받는 종교인처럼 살아왔습니다(3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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