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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記] 겨와 똥

eunyongyi 2016. 12. 29. 23:10

“상당수 퇴직 관료들이 공직 퇴임 후에 재산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로펌으로부터 한 달에 1억을 받는 것 같은데.” “국민의 어떤 공직, 공직이라는 것, 공무라는 것은 국민의 이해관계에서만 모든 것을 판단해야 하는 것인데 전직 장관이 퇴직해서 이 이익 업체에 가서 (요구를) 들어 주고 하는 건 국민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특별한 이익 업체를 위한 것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이건 심각한 문제인데 대표적인 게 황교안 법무장관, 김병관 국방장관, 다른 곳도 좀 있을 수 있는데.” “전관예우도 문제고 인맥도 문제죠. 인맥에 의해 결정되는 것들, 국민 다수에게 피해 주는 것.” “같이 살 생각이 잘 없는 것 같습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은 관심 없고, 니(네)가 못났으니까 난 관심 없고, 그러면 사회가 유지가 안 됩니다.……중략……더 편법으로 가져가려 하고.” “특정 분야의 사람들 특정 계층만 고도의 경영 기법으로 이익 극대화하고, 계속 부가 소수에게만 쌓이면 사회가 유지가 됩니까. 이익 극대화가 최종 목적이어선 안 되고, 우리가 사회에 대한 나름대로의 책임, 공헌, 기여 있어야 하는데 우리 사회의 가진 자들은 그렇게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이석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이 옛 평화방송 보도국장 자격으로 2013년 3월 21일 위키트리 ‘이석우-황태순의 폴리토크’에 나와 한 말.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가 ‘올바른 공직자 자세’와 ‘가진 자의 사회를 위한 책임과 공헌과 기여’를 말하지 않았겠습니까. 이석우 이사장이 말입니다. 그런 생각을 가졌던 사람이었는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이 되어선 법인카드를 허투루 쓰더니 급기야 담배 10갑을 사 피우고, 관용차를 사사로이 쓰다니. 집 주변에서 재단 주유카드로 자동차에 기름도 넣고. 방송에선 업무추진비나 직책수행경비 따위를 두고 “실제로 그 돈을 어떻게 썼느냐가 검증되어야 할 듯하다”고 말하더군요. 네, 이석우 이사장의 이상한 공금 씀씀이도 제대로 검증되어야 마땅하겠습니다. 음. 방송에 나와 황교안•김병관•이동흡•정홍원의 탐욕을 꼭 집어 가리키려면 자기 주변은 더욱 엄하고 철저히 살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뭐, 겨 묻힌 채 똥 묻은 걸 나무랄 수도 있겠죠. 그렇긴 한데 이것 참 딱합니다. 저와 시민이 세금 모아 이석우 이사장에게 준 품삯 — 연봉 — 1억1100만 원 때문인데요. 아깝습니다. 몸에 겨 같은 거 묻히라고 준 돈이 아니었거든요.

 

덧붙여 하나. 2013년 3월 21일 자 위키트리 ‘이석우-황태순의 폴리토크’를 알려 주신 분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당신 같은 분 덕에 한국 사회가 조금씩 좋아질 겁니다. 고맙습니다.

둘. ‘이석우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10억 원대 부동산 감췄나?’ 걸어 놓기. http://newstapa.org/36721

 

▲2013년 3월 21일 자 위키트리 ‘이석우-황태순의 폴리토크’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