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숙 지음. 이매진 펴냄. 2016년 10월 26일 1쇄. 2016년 11월 30일 2쇄.
‘정상의 성규범’이란 이성애의 결혼 관계 안에서 남성 주도로 건강한 남녀가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며 육아와 교육비를 가족이 책임지는 방식을 정상으로 분류하는 가부장적 성 규범이다. 이 규범에 따르면 이성애가 아닌 다양한 성들은 비정상이 돼 비난받고 심지어 법의 처벌까지 받는다. 건강한 국민과 노동력을 싸게 공급받으려고 국가와 자본은 정상의 성 규범을 끊임없이 유포한다. 정상의 성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를 비정상이라 비하하고, 죄인으로 여기게 된다(9쪽).
김용술.
내가 45년생 해방동이야. 3월생이고. 태어나기는 전북 부안 동진면이고, 아버지 고향이었지. 일제 시대였잖아. 아버지가 재산이 많았는데 다 들어먹었어. 뺏긴 거지 뭐, 일본 놈한테(15쪽).
근데 커서 보니까 누나는 또 아주 다르데. 한이 많이 쌓였더라구. 집안일이나 동생들 돌보는 걸 혼자 다 했다는 거지(25쪽).
맞아. 거기를 애무하면서 보니까 집사람 질이 빨게 가지구 벌렁벌렁하고 그러는 거야. 그렇게만 만들어놓고는 그냥 삽입하고 들락날락하다가 혼자 사정하고 끝낸 거야. 여자를 건드려서 불만 질러놓고 나는 서울을 오는 거잖아. 그게 집사람을 바람나게 한 거야. 어릴 때부터 지대로 된 성교육을 해 줘야 돼. 어릴 때 자위하면서 못된 짓이라는 생각 때문에 고민이 컸댔잖아. 죄책감이나 나쁜 짓, 섹스 하면 제일 먼저 드는 마음이었거든. 그러니 여자들 성욕은 생각도 못하지(82쪽).
그러구 보니 벽에 다닥다닥 붙어 있던 영화 포스터가 생각난다. 근처에 동시 상영하는 영화관들도 많았어. 경동시장 옆에 오스카극장도 있고, 답십리극장 포스터로 봤어. 깝깝해서 극장은 잘 안 가는데, 동시 상영 영화를 좀 보기는 했지. <예스마담>이나 <젖소 부인 바람났네>니 성인물들을 많이 한 거 같아(90쪽).
배운 놈들 가진 놈들은 도둑질 많이 하면서도 위선적으로 폼 잡으며 살잖아. 나는 위선을 부린 적도 없고, 내 손발로 땀 흘려서 살았어(130쪽).
(지은이) 나는 확신한다. 가난한 사람의 일상은 더 생태적이며 더 반자본적이라는 사실을. 나아가 사회적 지위와 문화적 권력이 없는 사람은 해를 덜 끼칠 가능성이 높다(136쪽).
합동 결혼은 그 목적이 분명했다. ‘일소’해야 할 사회 문제였던 부랑아, 깡패 등의 남성들과 구호와 교화가 필요했다는 과거 ‘윤락’ 여성들을 서로 결합시켜 가족을 만듦으로써 개간이나 간척, 도시 정화 등 생산에 투입하고, 통제 가능한 공간에 배치하여 정착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김아람, <1950 ~ 60년대 합동 결혼과 자활의 모범>, 역사문제연구소 정기심포지엄, 2014년.
(지은이) 사실 가부장 사회에서 성별에 따른 혼돈은 여성, 남성, 성전환자 등 모든 성별에 속한 사람들이 거치는 과정이다. 남성은 아버지, 형제, 군대, 결혼, 아내와 자식들, 가장이라는 경제적 기능, 성기(페니스)의 크기, 성행위의 강도와 범위와 횟수(여러 여자들하고 많이), 여자 관계에서 돈이 가지는 힘(지불 능력과 의사결정권), 남성다운 신체와 성격, 남들에게 받는 남자 대접 등 아주 많은 갈등을 경험한다. 여성도 상대적 차이일 뿐 정상성 규범에 따른 억압과 혼돈을 많이 겪는다(257쪽).
'나책좋아요 ILike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F코드 이야기 (0) | 2020.10.24 |
---|---|
비혼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구요?! (0) | 2020.10.18 |
며느리 사표 (0) | 2020.10.09 |
잠깐 애덤 스미스 씨, 저녁은 누가 차려 줬어요? (0) | 2020.09.30 |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0) | 2020.0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