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김미형 옮김. 엘리 펴냄. 2018년 2월 7일 초판 1쇄.
마룻바닥을 걸레로 닦는 일은 일종의 마음 수양이다. 바닥이 반짝반짝 빛나면 내 마음도 반짝반짝 빛난다······라며, 꼭 스님 같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청소가 ‘엄청난 일’이 아니게 됐다. 먼지를 발견하면 곧바로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집어 와 쓱쓱 모은다. 생각해 보니 늘 대청소를 할 필요는 없는 거니까. 이 정도면 귀찮을 일이 전혀 없다(57쪽).
없으면 살 수 없다고 믿었던 가전제품이, 없어도 살 수 있게 됐고, 아니 없는 게 더 편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의외로 풍요로워지기도 하고, 그렇게 되어 갔다.······중략······지금까지 ‘좋은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편리함’을 이제는 의심하게 되어 버렸다(106쪽).
집에선 ‘말라비틀어진 야채’만 만들기로 했다. 맛있는 음식과 과자를 먹고 싶을 땐 나가 먹으면 된다(141쪽).
어머니는 원래 요리를 잘하는 편이 아니었다. 늦둥이 막내로 귀염을 받으며 자란 어머니는 결혼할 때까지 요리를 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고도성장기의 열혈 회사원과 결혼해 ‘좋은 아내’가 되려고 노력한 어머니는 요리책을 열심히 들여다보며 새로운 요리에 도전했다(155쪽).
절전이란 전기를 부정하는 행위가 아니라 전기를 소중히 여기는 행위다(167쪽).
전에도 요리를 좋아하긴 했다. 하지만 음식을 좋아했던 것일 뿐, 다른 집안일은 뭐랄까, 분명히 말해서 아주 싫어하는 편이었다. 아무도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고,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영원한 반복. 그야말로 쓸모없는 일. 그래서 ‘귀찮다’는 생각을 했다(2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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