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피난/이기자 ICT 시사용어

[ㄷ] ‘다누리’로부터 ‘딥젠고’까지 47개

eunyongyi 2017. 1. 14. 18:41

■다누리

Danuri

한국에 사는 다문화 가족을 도와주는 인터넷 누리집(liveinkorea.kr) 이름. 한국 사회에 머물고 일하며 맞닥뜨리는 여러 어려움을 풀어낼 수 있게 13개 나라 말로 얘기해 준다.

‘가족 모두 누린다’는 뜻이 담겼다. 13개 나라 말로 만든 한국 생활 안내와 정보지 따위를 인터넷으로 내준다. 한국말을 익힐 수 있게 돕기도 한다.

2009년 4월 이명박 정부 여성가족부가 누리집 문을 열었고, 전국 214곳에 도움 센터를 뒀다. 2013년부터 여성가족부 밑 한국건강가정진흥원에서 운영을 맡았다.

 

■다누리콜센터

Danuri call center

다른 나라 사람이 한국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문제를 풀어낼 수 있게 도와주는 곳. 1년 내내 쉬지 않고 날마다 24시간 동안 전화를 받아 준다.

전화번호는 1577-1366. 2015년에만 센터로 걸린 전화 상담 수가 14만4616건으로 2014년보다 6.7% 늘었다. 2016년 10월 기준으로 베트남을 비롯한 13개 나라말을 쓰는 99명이 센터에서 상담원으로 일했다.

서울•수원•대전•광주•부산•구미•전주에 센터를 뒀다. 지역 센터는 어려움에 빠진 사람이 몸을 빨리 숨길 수 있는 곳으로도 쓰인다.

 

■다목적실용위성

多目的實用衛星

본체(BUS: Basic Unit System) 하나를 플랫폼으로 삼아 여러 쓸모에 맞춰 만들 수 있는 한국 인공위성. 플랫폼 하나로 여러 목적을 한꺼번에 실현하는 게 아니라 위성 쓰임새에 따라 그때그때 본체를 맞춰 쓰는 체계다. ‘아리랑’으로 통틀어 불렀다. 1994년 ‘아리랑 1호’를 만들 때 적은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려 했던 연구진의 뜻에 따라 다목적 실용 플랫폼이 생겨났다.

‘아리랑’은 지구를 들여다보는 걸 핵심 기능으로 삼았다. 1999년 12월 21일 1호를 쏜 뒤 2호(2006년 7월 28일), 3호(2012년 5월 18일), 5호(2013년 8월 22일)를 궤도에 올렸다. 1호는 할 일을 다했고, 설계 수명이 2009년 7월까지였던 2호는 2015년 7월 27일까지 움직였다. 2호는 2013년 5월까지 지구 위 ‘15㎞×15㎞’를 한 컷으로 하는 사진 295만8609장을 보내왔다. 이 영상을 이용해 한반도 바다에 잇닿은 땅 정보 디비(DB)와 국립공원 생태 지도 따위를 만들었다. 147억3000만 원어치 영상을 다른 나라에 팔기도 했다.

날마다 2호는 오전 11시, 3호가 오후 1시 40분, 5호는 오전 6시 10분쯤 한반도를 내려다본다. 3호까지 광학 카메라를 썼고, 5호부터 레이더 촬영 장치를 달아 지구를 들여다보는 능력을 키웠다.

2015년 3월 26일 성능 좋은 광학 카메라와 적외선 센서를 달아 지구 관측 기능을 더 좋게 한 ‘아리랑 3A호’를 쐈다. 한국이 궤도에 올린 열세 번째 위성으로 2006년부터 8년간 2359억 원을 들여 만들었다. 2012년에 쏜 3호와 설계가 비슷해 ‘3A’로 불렀다. 고도를 685㎞(3호)에서 528㎞로 낮춰 내려다보는 능력을 높였다. 한반도를 하루에 두 번 지나가며 들여다보게 했다.

 

■다층나노튜브

多層NanoTube, MWNT(Multi-Walled NanoTube)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 여러 개를 지름 10~100나노미터(nm•10억분의 1미터)쯤으로 포개어 놓은 소재. 열이나 전기를 전하는 성질이 좋고 길게 늘어나는 데다 단단해 전기•화학•기계 쪽 쓰임새가 많다.

전기나 열을 전하는 비율이 구리•다이아몬드와 비슷하다. 강도는 철강의 100배쯤 세다. 이런 특성에 힘입어 휴대폰이나 태블릿 피시(PC) 따위에 전력을 넣어 주는 리튬이온전지를 만들 때 쓰인다. 풍력발전용 날개깃(블레이드)이나 자동차 부품에 쓸 강도 높은 합성수지를 만들 때에도 보태어진다.

2015년 2월 기초과학연구원 나노구조물리연구단이 탄소나노튜브와 그래핀(graphene)을 여러 층으로 쌓아 전기를 많이 저장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다. 앞으로 전기자동차 같은 데 쓰일 것으로 보였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는 ‘MWNT’ 시장 규모가 2011년 410톤을 기록한 데 이어 해마다 10%씩 찾는 양이 늘어 2020년 1500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트

DART(Data Analysis, Retrieval and Transfer System)

주식 거래소에 오른 기업의 정보를 인터넷(dart.fss.or.kr)으로 시민에게 널리 알리는 체계. ‘전자공시시스템’으로 부른다.

기업이 일반에 널리 알릴 서류를 내면 투자자가 곧바로 알아볼 수 있게 했다. 금융감독원이 운영한다. 1999년 4월 거래소 상장 법인 사업•감사 보고서를 널리 알리기 시작했고, 2000년 3월부터 모든 공시 서류를 다뤘다.

 

■담달폰

--phone

애플 ‘아이폰’ 신제품이 한국 시장에 나오는 때가 자꾸 늦어지는 걸 비꼰 말. ‘바로 다음 달에 시장에 나온다’는 뜻도 아니다. 애플의 사업 상황에 따라 한두 달씩 늦어지기 일쑤여서 ‘언제쯤일지 모른다’는 뜻에 가깝다. 첫 ‘아이폰’이 한국에 2년이나 늦게 들어온 데다 ‘아이폰3GS’, ‘아이폰4’, ‘아이폰5’ 따위의 출시가 계속 늦어졌기 때문이다.

애플에서 한국으로 ‘아이폰’을 넣어 줄 때까지 마냥 기다리는 처지를 비꼰 ‘천수답폰’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애플이 신제품을 나라에 따라 시간 차이를 두고 넣어 주기 때문에 빚어진 모습이다.

한국은 늘 신제품을 처음 내놓을 나라에서 빠졌다. 유럽•미국•일본으로 가는 신제품 공급량 흐름에 따라 한국 출시 날짜가 들쑥날쑥했던 것. 2014년 9월에 나온 ‘아이폰6’와 2016년 9월에 나온 ‘아이폰7’도 어김없이 한두 달쯤 늦게 한국 시장에 건너왔다.

 

■대포폰

大砲phone

다른 사람 이름을 훔쳐 몰래 만든 휴대폰. 경찰이나 검찰 같은 수사기관으로부터 뒤를 밟히지 않으려는 자가 주로 쓴다. 허풍이나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을 빗대어 이르는 ‘대포’를 폰에 잇대어 부른다.

만들거나 파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사서 쓰는 것도 법에 어긋난다.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타인 사용의 제한)와 제97조(벌칙)에 따라 ‘대포폰을 개설•판매하는 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같은 법 제32조의 4(이동통신단말장치 부정이용 방지 등)와 제95조의 2(벌칙)에 따라 ‘대포폰을 구입하거나 빌리거나 이용하는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기도 한다.

2016년 8월 8일 다른 사람 이름으로 몰래 만든 휴대폰을 넘겨받아 쓰기만 해도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한 유죄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쓰지 못하게 하는 게 법을 만든 까닭이기 때문. 범죄를 감추거나 증거를 없애려고 이런 휴대폰을 쓰면 모두 처벌 대상이라는 게 법원 해석이었다.

2014년 2월 박근혜 정부가 대포폰•대포차•대포통장•대포회사 따위를 겨눠 이른바 '대포와의 전쟁'을 벌인다고 널리 알렸다. 몰래 만든 휴대폰과 자동차 따위가 시민 생활을 크게 흔들고 사회에 해가 된다는 게 이유였다. 2016년 11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때 청와대 안팎에서 이런 휴대폰이 여러 개 나와 시민의 넋을 잃게 했다.

 

■대표번호제

代表番號制

기업이나 개인을 전화번호 한 개로 나타내 쓰는 체계. 번호를 기억하기 쉽고 누를 때 편하게 ‘15××’•‘16××’•‘18××’ 형태로 부리어 쓴다.

전국 어디서나 같은 번호로 걸린 시민의 전화(송신)를 특정 기업이나 개인에게 잇는다. 가상 전화번호라 할 수 있다. 전화를 걸면 KT 같은 대표번호 서비스 사업자가 번호에 들어맞는 기업이나 개인 사업자의 가장 가까운 사업장으로 이어 준다.

대표번호로 전화를 건 소비자의 뜻과 달리 전화를 받는 곳 — 사업장 ― 이 멀어 시내전화를 넘어선 요금이 부과될 때가 있어 논란을 빚었다. 이런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은 채 시외전화요금을 매긴 게 문제. 2012년 9월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외전화요금을 매겨야 할 경우 “시외요금이 부과된다”고 미리 안내하게 제도를 바꿨다. 전화를 건 사람이 제반 요금을 모두 내던 ‘대표번호를 통한 자동응답(ARS) 서비스’도 시내요금만 물도록 바꿨다.

 

■더블유더블유디시(WWDC)

World Wide Developers Conference

애플이 여는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개발자 회의. 해마다 6월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

애플이 만든 새로운 제품과 기술과 컴퓨팅 운영체제(OS: Operating System) 따위를 터놓는다. ‘아이팟(iPod)’•‘아이폰(iPhone)’•‘아이패드(iPad)’가 세계 오디오•휴대폰•컴퓨터•통신기기 시장 질서를 크게 바꾼 뒤 이 회의를 찾는 사람도 늘었다. 이런 흐름에 힘입어 세계 컴퓨팅•통신 기술과 시장을 이끄는 새 기준점이 됐다.

2011년 10월 애플 최고경영자였던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뒤엔 흐름이 달라졌다. 2012년 회의부터 시장에 끼치는 힘이 줄었고, 날로 시들해졌다.


■더블유맵

WMAP(Wilkinson Microwave Anisotropy Probe)

물체로부터 내비치는 전자기파가 바라보는 쪽에 따라 서로 다른 값을 갖는 걸 이용해 우주배경복사(宇宙背景輻射)가 있고 없음을 살피는 기기. 우주배경복사가 곳에 따라 수천 분의 1도쯤 더 뜨겁거나 차가운 걸 알아내는 데 쓰였다. 우주가 137억 년 전에 터진 뒤 커졌다는 ‘빅뱅(big-bang)’ 이론을 따져 밝히는 데에도 밑바탕이 됐다.

우주배경복사를 따뜻하고 찬 정도에 따라 나눠 알아볼 수 있게 지도로 만들었기 때문에 ‘맵(MAP)’으로 불렸다. ‘더블유(W)’는 미국 물리학자 데이비드 토드 윌킨슨(David Todd Wilkinson)을 기려 붙였다. 2001년 6월 30일 인공위성으로 만들어 지구에서 150만㎞쯤 떨어진 곳에 보냈다.

 

■더블유아이에스(WIS)

WMO Information System

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가 만든 날씨 정보 체계. 1962년에 만든 뒤 낡아서 쓸모가 없게 된 옛 날씨 자료 국제통신체계(GTS: Global Telecommunication Sytem)를 2003년부터 이것으로 바꿨다.

2012년 6월 한국 기상청은 이 체계에 쓸 날씨 정보를 모아 여러 국가에 나누는 국제정보시스템센터(GISC: Global Information System Centre)를 서울에 이끌어 들였다. 프랑스•영국•독일•중국•일본에 이은 여섯 번째 지아이에스시(GISC)였다.

2013년 한국 기상청은 8억 원을 들여 ‘WMO 세계기상정보센터 개선 운영 사업’을 벌였다.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거두어 모은 날씨 정보를 가려서 따로 나누거나 한데 모아 쓸 방법을 찾는 게 목표. 시민을 위해 농업과 바다에서 쓸 날씨 정보를 널리 터놓는 것도 사업 과제 가운데 하나다. 이를 위해 옛 농업기상센터와 장기예보선도센터를 이 체계에 덧붙였다.

한국 기상청은 영국•프랑스•호주 날씨 기관들과 함께 100만 유로를 들여 만든 날씨 정보 체계 운영 소프트웨어 ‘오픈위스(OPENWIS)’를 만들기도 했다.

 

■데이터 다이어트

data diet

컴퓨팅 정보 — 데이터 ― 저장량을 줄이는 일. 데이터를 그냥 없애는 게 아니라 부피를 줄이고 새로운 기준에 따라 나누고 모아 쌓는다. 겹친 정보를 하나로 묶어 부피를 줄이는 게 열쇠다.

인터넷과 이동통신 이용이 늘면서 기관이나 기업의 데이터베이스(database)에 쌓인 많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것. 같은 낱말이 들어 있는 데이터들을 한데 모아 두되 필요할 때 제대로 찾아내는 체계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 겹친 데이터 부피를 줄이거나 없애 주는 소프트웨어를 쓰면 저장량을 5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데이

Data day

데이터 산업을 길러 내는 데 도움이 될 여러 행사를 벌이는 날. 박근혜 정부 미래창조과학부가 데이터 관련 기업들과 함께 만들어 2014년 6월 29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처음 기렸다.

여러 사람이 한데 모여 마라톤 경기를 하듯 오랜 시간 동안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풀이 능력을 겨루는 ‘해커톤(hackathon)'처럼 한곳에서 데이터 이용 아이디어를 견주어 보는 게 행사의 핵심. 기념일과 행사를 활성화하려고 빅데이터포럼을 비롯한 10개 데이터 관련 단체를 하나로 모아 한국빅데이터연합회를 짰다.

2015년부터 이름을 ‘빅데이터 데이(Big Data-day)’로 바꿨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data scientist

정보 — 데이터 ― 바다에서 가치 있는 걸 뽑아내 이리저리 나눠 보거나 깊이 살펴보는 사람. 소비자가 즐기고 좋아할 만한 것에 맞춘 상품을 내보여 판매를 늘릴 주춧돌을 놓는다. 이른바 ‘빅 데이터(Big Data)’로부터 사업에 쓸 만한 것을 추슬러 새 제품으로 만든 뒤 판촉에 이어내는 구실을 한다.

매년 1.8제타바이트(Zettabyte, 제타는 10의 21제곱)씩 디지털 데이터가 새로 생기고, 이 가운데 사업에 쓸 만한 게 5%쯤에 지나지 않는 걸 바꿔 나갈 사람들로 기대됐다. 2012년 10월 10일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데이터를 다루는 게 21세기에 가장 매력적인 직업(Sexiest Job)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글•이베이•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처럼 인터넷에 바탕을 둔 사업자와 EMC 같은 컴퓨팅 장비업체가 미래 새 사업 환경에 맞춰 응하려고 데이터를 잘 다루는 사람들을 찾았다.

그들에 힘입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보려는 기업이 늘어나기는 했는데 효과가 뚜렷이 검증되지는 않았다.

 

■데이터 스모그

data smog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정보 — 데이터 ― 가 인터넷에 공해처럼 퍼진 상태. 1997년 데이비드 솅크(david shenk)가 책 <데이터 스모그>를 내면서 말이 생겨났다.

인터넷에 쓰레기 같은 정보가 넘친 나머지 공해처럼 누리꾼을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게 솅크의 주장. 데이터가 지나치게 많은 탓에 인터넷 중독을 낳고, 정보를 얻는 것에 늘 매달려 몸까지 해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선(wire) 없는 통신기기가 빠르게 퍼져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돼 데이터 공해에 따른 피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인터넷에 떠도는 쓸데없는 정보를 최신 통신기기로 마구 얻는 행태로부터 벗어날 때가 됐다는 얘기.

정보가 갑작스레 늘어난 시대를 거스르는 움직임을 비춘 낱말인 셈. 인터넷에서 정보를 살펴 찾는 데 들이는 시간을 줄이거나 여러 통신기기로부터 벗어날 방법을 마련하려고 애쓰는 움직임을 만들어 냈다.

 

■데이터테크

datatech

‘데이터(data) 테크닉스(techniques)’를 줄여 부르는 말. 소비자끼리 이동통신 유료 데이터를 알뜰하게 나눠 쓰는 기법을 일컫는다.

가족이나 친구끼리 다달이 다 쓰지 못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살뜰하게 쓰는 문화로부터 생겨났다. 이동전화 청소년 요금제 가운데 이른바 ‘알’을 주고받는 형태로 데이터 이용권을 넘기는 상품이 있긴 했으나 ‘데이터테크’로 부를 만큼 널리 쓰인 건 2013년 2월부터. 한 이동통신사업자가 소비자끼리 매월 2기가(giga)바이트(byte) — 20억바이트 ― 까지 데이터 이용권을 주고받을 수 있는 상품을 내놓은 지 40일 만에 선물하기가 50만 건이나 이루어졌다.

다달이 내는 요금으로 양을 미리 정해 둔 데이터를 다 쓰지 않는 중년층으로부터 10~20대로 데이터를 옮긴 일이 많았다. 인터넷 모임을 이용해 남은 데이터를 나누어 쓰는 문화까지 나와 이야깃거리가 됐다.

 

■데이터 통신 종량제

data 通信 從量制

인터넷 살피기나 문자•영상 메시지 따위를 데이터로 주고받은 양에 따라 요금을 매기는 체계. 한국에서는 미리 정해 둔 금액을 내고 다달이 제한 없이 유선(wire) 인터넷이나 이동통신을 쓰는 ‘정액제(定額制)’가 흔했는데 2010년대 들어 종량제로 바꾸자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몇몇 이용자가 정액제 상품을 지나치게 많이 쓰는 바람에 통신망에 큰 짐이 돼 전체 소비자의 편리와 이익을 깨뜨린다는 게 종량제로 바꾸기를 바라는 쪽 목소리. 2010년 미국 통신시장을 지배하는 AT&T와 버라이즌와이어리스가 종량 요금제를 내놓은 뒤 이런 주장에 힘이 실렸다. 한국 통신사업자들도 ‘망 중립성(network neutrality)’ 논쟁에 종량제를 얽어 소비자에게 새 요금제로 내밀 수 있을지 엿봤다. 하지만 종량제 때문에 데이터 통신을 넉넉히 쓰는 마음이 졸아들 수 있고, 정액제보다 더 많은 값을 치를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섣불리 도입할 수 없었다.

2015년 1월 박근혜 정부 미래창조과학부가 종량제를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은근히 고친 정책 계획을 내놓았다. 통신시장에서 경쟁을 활발하게 만들기 위해 “음성 중심 요금제를 데이터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했으되 바탕에는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매기겠다’는 뜻이 서려 있었다.

 

■데이터 트래픽 지도

data traffic 地圖

여러 통신망이 얼마나 어찌 쓰이는지 살피려고 만든 통계 지표. 초고속 인터넷, 2~4세대(Generation) 이동통신, 선(wire) 없는 인터넷 같은 통신망이 어떤 씀씀이로 얼마나 많은 정보 — 데이터 ― 를 실어 나르는지를 알아내는 게 목표다. 통신량(트래픽•traffic) 기본 정보를 갖추려는 뜻이다.

이 정보를 이용해 어느 지역 데이터 트래픽이 왜 갑자기 늘어났는지, 통신망 어느 곳에 트래픽이 너무 많이 걸렸는지 따위를 알아내 문제를 풀어낸다. 통신망 관련 설비에 돈을 댈 때에도 쓸모가 있다.

미국이 인터넷 프로토콜(Internet Protocol) 흐름(Flow)을 바탕으로 삼아 전국 트래픽 통계를 낸 게 대표적인 일. 영화처럼 데이터 용량이 큰 것, 이메일, 게임, 개인 간 파일 공유 같은 17개 범주로 나눠 트래픽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명박 정부 방송통신위원회도 2012년 1월 한국 데이터 트래픽 현황을 담은 지도를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널리 쓰이지는 않았다.

 

■데프콘

DEFCON

컴퓨터 해킹 솜씨를 겨루는 모임. 1993년 6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시작해 해마다 열렸다. ‘다크 탄젠트(Dark Tangent)’로 불린 해커(hacker) 제프 모스가 잔치를 벌이듯 모임을 만들었다. 컴퓨터 보안 전문가와 해커뿐만 아니라 언론인, 법률가, 보안 정책 당국자 들이 1만 명 넘게 모이기 때문에 이 분야 올림픽으로 여겨진다.

컴퓨팅 소프트웨어로부터 휴대폰에 이르기까지 해킹(hacking)할 수 있는 모든 걸 겨루기 목표로 삼는다. 해킹 관련 ‘깃발 잡기(CTF: Capture The Flag)’와 ‘자물쇠 풀기(lock picking)’처럼 틀을 갖춘 겨루기 체계도 있다. 통신망 해킹 공격과 방어 능력을 겨루는 CTF가 널리 알려졌다.

2013년 8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제21회 데프콘 CTF에서 한국 팀이 3위에 올라 눈길을 모았다. 박근혜 정부 미래창조과학부는 2015년 4월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해킹 방어 대회 ‘코드게이트(CODEGATE) 2015’를 열어 제23회 데프콘에 나갈 팀을 가려냈다. 한국 안 겨루기에서 이겨 2015년 8월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제23회 데프콘 본선에 나갈 자격을 얻은 팀은 중국팀 ‘웁스(Oops)’였다.

 

■돌바람

DolBaram

프로그래머 임재범 씨가 만든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2015년 11월 10일부터 15일까지 엿새간 중국에서 열린 제1회 미림합배 세계 컴퓨터 바둑 대회에서 일본 ‘젠(zen)’을 누르고 첫째를 차지했다.

대국 데이터를 많이 모은 뒤 더 나은 바둑 수를 찾아내는 ‘몬테카를로(Monte Carlo)’ 알고리즘을 쓴다. 1초에 3만 번씩 수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일정 부분만 따로 들여다보지 못하고 수를 낼 때마다 바둑판 전체를 살펴보며 돌 놓을 자리를 계산하는 게 약점이다. 이런 짜임새 때문에 엉뚱한 곳에 돌을 놓기도 한다.

2015년 3월 유명 바둑 기사 조치훈 9단과 바둑판 화점에 네 점을 미리 놓는 접바둑을 둬 이기기도 했다. 아마추어 바둑 5단에 버금갈 실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두낫콜

Do not call

받기 싫은 상품 판촉•광고 전화를 막아 주는 체계를 일컫는 말. 전화를 막아 달라는 소비자 요구가 있을 때 움직인다.

2003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Federal Trade Commission)가 상품 판촉 전화에 시달리는 소비자를 보살피기 위해 처음 만들었다. 한국에선 2013년부터 보험개발원과 은행연합회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12개 금융 관련 단체가 함께 만든 인터넷 홈페이지(donotcall.or.kr)에서 판촉 전화를 받기 싫은 은행•보험•신용카드 회사를 선택하면 된다.

2014년 11월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소비자원도 같은 체계(donotcall.go.kr)를 만들어 운영했다. 전화로 상품을 판촉•광고하는 4000여 업체의 송신을 막을 수 있다. 전화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두낫콜’에 내보인 소비자에게 전화해 상품을 사라고 권하면 10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물 수 있다.

 

■드론

drone

사람이 땅에서 멀리 떨어진 채 부려 날리거나 스스로 날아다니는 항공기. 크기가 작고 벌처럼 윙윙거리는 것에 빗대 영어로 수컷 벌을 가리키는 ‘드론’이라 불렀다. 손으로 하늘에 던져 날게 하는 것처럼 손쉽게 쓸 수 있다. 정찰•공격용 군사 무기로 만들어지기 시작해 민간으로 쓰임새를 넓혔다.

다루어 부릴 때 통신이 끊겨도 처음 떠오른 곳으로 알아서 되돌아가는 것처럼 닥친 일에 맞춰 움직이는 게 잇따라 나왔다. 정글에서 밀렵꾼이 있는지 살피고, 논밭에 농약을 뿌리며, 티브이 방송을 중계하는 데 쓰였다.

2013년 7월 덩치가 큰 군사용이 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미국 해군이 폭탄을 포함한 무기 2040㎏을 실은 채 6시간 동안 3900㎞를 날아가는 무인 항공기를 선보인 것. 이걸 바다 위 항공모함에 이착륙시켜 보며 실전에도 쓸 뜻을 내보였다. 한국 방위사업청도 2013년 4월 육군과 해병대 같은 곳에서 쓸 정찰용 무인 항공기를 사들였다. 군인 한두 명이 부리어 쓸 수 있게 무게가 3.6㎏에 지나지 않은 항공기를 골라 뽑았다.

아마존이 무인 항공기를 쓰는 상품 배달 서비스를 만지작거리면서 민간의 관심을 모으더니 장난감까지 나왔다. 롯데백화점이 2015년 4월 30일 무인 항공기를 띄워 사람에게 햄버거를 가져다주는 걸 내보였고, 부산시가 2016년 1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해운대에서 ‘드론쇼 코리아’를 열기도 했다.


▲2016년 9월 SK텔레콤 사람들이 강원도 원주와 강릉 사이에 놓일 케이티엑스(KTX) 철길을 따라 휴대폰 기지국을 세우기 위해 드론으로 알맞은 자리를 찾았다. (사진= SK텔레콤 보도자료)


■디가우징

Degaussing

컴퓨터 안 하드 디스크(hard disk)에 쇠붙이를 끌어당기는 힘을 띤 물질을 입혀 정보 — 데이터 ― 를 써넣거나 읽고 쓸 수 있게 한 체계를 망가뜨리는 일. 컴퓨터에서 데이터를 지울 때 쓰는 ‘딜리트(delete)’, 자기장 세기 단위인 ‘가우스(gauss)’, 움직임이나 일 따위를 내보일 때 붙여 쓰는 ‘잉(-ing)’이 묶였다. 자기장 힘을 써 컴퓨터 하드 디스크에 데이터를 써넣거나 헤아려 읽을 수 없게 만든다.

2017년 3월 13일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와대에서는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면 그때부터 두 달 동안 각종 서류‧문서를 다 파기하고 메인 서버와 피시를 전부 포맷하고 디가우징해서 완전 깡통으로 만들어 놓는 작업을 하는데 지금도 아마 그런 작업을 하고 있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3‧10 대통령 탄핵’ 뒤 ‘최순실‧박근혜 국정 농단 사태’에 얽힌 증거가 청와대 안 컴퓨터에서 사라질 것을 걱정한 말로 들렸다.

2012년 이명박 정부 국무총리실에서 시민 삶을 몰래 엿본 사건이 일어났을 때에도 그 증거를 없애느라 이 방법이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일하던 장진수 주무관이 호루라기를 불어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다.


■디도스 공격

DDoS(Distributed Denial of Service) 攻擊

미리 겨누어 둔 인터넷 사이트에서 ‘서비스 거부(도스•DoS)’를 일어나게 하는 해킹(hacking) 기술과 방법. 겨냥한 인터넷 사이트가 해낼 수 없을 접속 통신량(트래픽•traffic)을 한꺼번에 일으켜 서비스 체계를 멈추게 한다.

아무 컴퓨터에나 나쁜 컴퓨팅 코드인 ‘좀비(Zombie)’를 마구 퍼뜨린(distributed) 뒤 서비스 거부를 일으키는 공격을 할 때 한꺼번에 쓴다. ‘좀비’에 물든 수많은 컴퓨터가 같은 때 한 사이트를 공격 — 접속 ― 하는 트래픽에 쓰이는 것. 공격할 사이트에 있는 자료를 몰래 빼내거나 없애지는 않는 게 흔하다.

2003년 1월 25일 일어난 이른바 ‘1•25 인터넷 대란’의 원인이었다. 2009년 7월 7일에도 청와대를 비롯한 여러 국가기관과 은행의 인터넷 홈페이지가 공격을 받았다. 인터넷상의 끊임없는 위험으로 여겨지나 사람이 상하거나 정보 체계에 물리적 피해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특히 언론이 사람들 눈길을 끌려고 ‘대란(大亂)’으로 그려 내거나 그 뒤 일어난 몇몇 공격을 뚜렷한 근거 없이 북한의 짓으로 몰아간 건 지나친 것으로 보였다.

 

■디브레인

dBrain

디지털 국가 예산•회계 체계. 정부 세입과 예산 편성•집행•평가 따위 나랏돈에 관한 여러 정보를 들여다보거나 나누어 볼 때 쓴다. 국세청을 비롯한 44개 행정기관과 63개 외부 정보 체계에 이어졌다. 한국 정부가 가진 몸체 없는 재산 가운데 가격이 353억 원으로 가장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일하는 나랏돈 창고 — 국고(國庫) ― 관련 공무원 5만5000여 명이 이 체계를 쓴다. 하루에 1만5000명쯤 접속해 업무 36만여 건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처리 금액은 5조8000억 원.

2007년 1월 가동한 뒤 2012년 12월부터 휴대폰 같은 이동통신기기로도 쓸 수 있게 했다. 2013년 5월 박근혜 정부 기획재정부는 민간에 맡겼던 체계 운영을 공공기관으로 바꿨다. 이를 위해 한국재정정보원법을 만들어 한국재정정보원을 세운 뒤 이 체계를 다루기로 했다. 기획재정부가 관련 법률안을 2013년 8월 국회에 냈으나 2016년 4월까지 발효되지 못해 한국재정정보원이 세워지지 않았다. 2016년 5월 23일에야 법령이 행해져 그해 7월 1일 정보원 문을 열었다. 아랫기관을 늘려, 퇴직한 뒤 자신들이 내려앉을 자리를 많이 만들어 두려는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사회의 습성도 한국재정정보원을 세우려는 뜻 가운데 하나로 보였다.

러시아와 에콰도르 등지에 이 체계를 팔아 보려 했는데 가격이 비싸 모두 그르쳤다. 2017년부터 기능별로 프로그램을 쪼개 팔기로 했다.

 

■디시에스(DCS)

Dish Convergence Solution

위성방송과 인터넷(IP)티브이를 하나로 묶은 것. 방송 전파를 한곳에서 위성 안테나로 받은 뒤 이를 인터넷 프로토콜(Internet Protocol)로 바꿔 상품을 쓰기로 계약한 소비자 가정마다에 나누어 보낸다. 이른바 ‘접시(수신기) 없는 위성방송’으로 눈길을 모았다.

KT스카이라이프가 팔았다. KT 전화국에 세운 큰 안테나로 받은 위성방송 신호를 유선 인터넷에 담아 소비자에게 보냈다.

2012년 8월까지 가입자가 1만2200명에 이르자 경쟁 유료 방송인 케이블티브이 쪽과 다툼이 일었다. 위성방송과 인터넷티브이를 하나로 묶어 터놓는 체계가 방송법과 전파법의 위성 방송 사업 허가 범위를 벗어났다는 주장이 일었다. 방송용 전파 정책 당국인 이명박 정부 방송통신위원회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인터넷티브이 — IPTV — 관련 법률에 비춰도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방송하는 행위라고 봤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를 까닭으로 삼아 2012년 8월 29일 KT스카이라이프에게 “새로 가입자를 모집하지 말 것”을 권했고, “기존 가입자와 맺은 계약도 가급적 빨리 해지하라”고 요구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디시에스가 새로운 기술이어서 관련 법령이 제정되지 않은 게 문제”라며 퉁겨 일어났다. 관계 법령을 서둘러 마련해 달라는 뜻. 이를 새로운 기술로 볼 것인지, 위성 방송과 인터넷 텔레비전을 묶기만 한 것으로 다룰지가 열쇠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뒤에 든 시각을 골라 KT스카이라이프로 하여금 관련 상품 판매를 멈추게 했다.

2015년 2월 다툼이 되살아났다.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관련 상품을 시장에 내놓을 길이 열렸다. KT의 통신시장 지배력이 ‘디시에스’를 거쳐 유료 방송 분야로 옮겨지는 게 두려운 케이블텔레비전 쪽은 관련 상품이 시장에 나오는 걸 꺼렸다.

2016년 10월 박근혜 정부 미래창조과학부가 ‘디시에스’를 팔 수 있게 인정해 줬고, KT스카이라이프는 수도권에 머물렀던 상품 판매를 2017년 1월부터 대전•대구•부산•울산•광주로 넓혔다. SK브로드밴드로 2017년부터 ‘디시에스’를 팔아볼 생각을 품었다.

 

■디아르엠(DRM)

Digital Rights Management

인터넷 콘텐츠 지식재산권을 보살펴 돌봐 그대로 보존하는 일. 권리를 가진 사람의 허락 없이 콘텐츠를 똑같이 만들거나 조금 다르게 고쳐 파는 걸 막아 준다.

2012년 5월 디지털 권리 관리 질서가 달라졌다. 에스에프(SF: Science Fiction) 쪽 출판사인 토르북스가 전자책(e북)에서 저작권 보호 체계를 걷어 냈다. 이(e)북 한 권을 여러 단말로 읽을 수 있게 해 널리 쓰이게 하려는 뜻이었다. 불법 복제나 유통을 막는다며 ‘오직 한 단말에만 내려받아 읽게 한 이북’의 거북함을 없앴다. 그해 3월에도 <해리 포터 7>이 저작권을 보호하지 않은 채 널리 터놓아 눈길을 모았다. 디지털 권리 관리 체계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데다 되레 이북 쓰임새가 넓어지는 걸 막자 그냥 널리 터놓게 된 것.

랜덤하우스가 한국산 디아르엠 소프트웨어의 힘을 빌려 전자책을 내놓은 것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애를 썼지만 한국 내 이북 수요는 기대치를 밑돌았다. 한 번 내려받은 동영상을 여러 단말에 보내지 못하게 막는 기술도 많이 나왔지만 이북 시장에 생기를 불어넣기엔 힘이 모자랐다.

 

■디알시(DRC)

DARPA Robotics Challenge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이 여는 로봇공학(Robotics) 도전 대회. 로봇이 주어진 과제를 얼마나 빨리 해결하는지를 겨룬다.

2011년에 일어난 3•11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붕괴처럼 사람이 처리할 수 없는 사고 현장에 던져 넣을 로봇을 만드는 게 목표. DARPA가 2011년부터 2년간 도전하는 팀마다 적게는 74만 달러, 많게는 360만 달러를 연구비로 줬다. 2013년 12월 예선을 거친 24개 팀이 2015년 6월 5일부터 이틀간 미국 캘리포니아 포모나에 모여 기술과 재주를 내보였다.

주어진 과제는 8개로 자동차 운전하기, 차에서 스스로 내리기, 문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밸브 잠그기, 전기 드릴로 벽에 구멍 내기, 전선 연결하기, 건물에서 빠져 나오기, 계단 오르기 따위다. 세 팀이 8개 과제를 모두 해냈고 한국과학기술원 ‘휴보’가 44분 28초로 가장 빨랐다. 미 플로리다대학 인간기계연구소 ‘러닝맨’이 50분 26초, 카네기멜런대학 타르탄레스큐 ‘침팬지’가 55분 15초를 기록했다.

 

■디에스엘아르 카메라

DSLR(Digital Single Lens Reflex) camera

섬세하고 선명한 화면과 여러 연출 기능을 담은 렌즈 하나(single lens)짜리 반사광(reflex) 디지털 사진기. 렌즈를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게 눈의 띈다. 옛 카메라의 필름을 ‘상보성 금속 산화물 반도체(CMOS: Complementary Metal-Oxide Semiconductor)’나 ‘전하 결합 소자(CCD: Charge Coupled Device)’로 바꿨다.

캐논과 니콘 같은 아날로그 카메라 쪽 터주가 ‘디에스엘아르’에서도 시장을 지배했다. 2000년대 초 렌즈를 몸통에 붙인 ‘콤팩트(compact)’ 카메라가 시장을 이끌었으나 2005년쯤부터 ‘디에스엘아르’가 빠르게 세를 넓혀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10년쯤엔 ‘미러리스(mirrorless)’ 카메라가 새로운 경쟁자로 나왔다. 제품에 콤팩트•디에스엘아르 카메라 장점을 섞어 놓아 시장을 빠르게 먹어 들어 삼각 경쟁 관계를 이뤘다.

 

■디지털 교과서

digital 敎科書

컴퓨팅 기기를 매개로 삼아 학습하기에 편하고 좋은 기능과 영상•음성•문자 자료를 담아낸 책. ‘이(e)-교과서’로도 부른다.

이명박 정부 교육과학기술부가 2015년까지 ‘이-교과서’로 수업하는 비율을 30%로 높이겠다며 2012년부터 전국 63개 초•중•고등학교 국어•영어•수학 수업에 쓰게 했다. 수업에 쓸 걸 그때그때 인터넷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2조2000억 원을 들여 태블릿 피시(PC)와 휴대폰 따위로 ‘이-교과서’를 들여다보는 ‘스마트 교실’도 꾸렸다.

정책을 시작할 때 종이 교과서를 모두 ‘이-교과서’로 바꿀지, 옛 교과서에 모자란 걸 채워 주는 걸로 쓸지를 두고 다툼이 일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종이 교과서로 채울 수 없는 정보•자료 따위를 더해 주는 정도로 보긴 했으나 논쟁이 마무리되지는 않았다.

2014년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전국 163개 학교의 초등 3, 4학년과 중등 1학년 사회와 과학 수업을 ‘이-교과서’로 하는 본보기 사업을 벌였다. 2017년에는 가상•증강 현실 기술을 넣은 걸 만들어 2018년부터 초등 3, 4학년과 중등 1학년에 써 보기로 했다.

 

■디지털 네이처

digital nature

컴퓨터 그래픽(computer graphic)을 써서 만든 실물처럼 보이는 거짓 자연(nature) 영상을 일컫는 말. 자연 모습에 머물지 않고 건물이나 도로처럼 사람의 일상생활 주변 모습을 그린 영상을 가리킨다.

영화 속 배경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려 내는 게 늘면서 따로 가리켜 이르는 말이 됐다. 실제로 있는 경치를 찍은 사진 한 장을 이용해 거짓 숲이나 도시를 그려 낸다. 자연과 생활환경을 바탕으로 하는 영화 촬영용 거짓 세트라 하겠다.

영화뿐만 아니라 티브이 프로그램, 게임, 교육 교재 들로 쓰임새가 늘었다.

 

■디지털 디톡스

digital detox

휴대폰이나 컴퓨터 같은 디지털 정보기기가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에서 벗어나기. 정보통신 환경이 나아지면서 언제 어디서나 디지털 기기 화면에 매여 사는 세태를 거스르는 움직임이다.

2011년 한국 내 스마트폰 이용자의 중독률이 8.4%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의 중독률이 11.4%나 돼 많은 이를 놀라게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가 널리 쓰이기 시작한 데 따른 스트레스도 컸다. 2011년 한국 내 에스엔에스(SNS) 이용자의 40.1%가 스트레스를 받았다. 개인 정보가 흘러 나가는 것에 대한 걱정(27%)과 지나친 정보 전달에 따른 번거로움(26.5%)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KT경제경영연구소가 ‘스마트폰 도입 5년, 모바일 라이프 변화’를 들여다봤더니 2014년 9월 한국 시민의 음성 통화를 뺀 스마트폰 평균 이용 시간이 3시간 39분이나 됐다. 출퇴근길과 쉴 때는 물론이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 에스엔에스나 인터넷 정보를 살펴보느라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디지털 기기가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것에서 놓여날 때 쓰일 상품도 나왔다.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조절하는 애플리케이션, 컴퓨터나 휴대폰 화면으로부터 눈을 보살펴 주는 특수 안경, 이용자가 얼마간 스마트폰을 쓸 수 없게 막는 프로그램 따위다.

2014년 말 일본에서 이동통신 전파가 닿지 않는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널리 퍼졌고, 미국과 유럽에서 휴대폰을 쓰지 않고 며칠씩 자연에 머무르는 모임이 늘었다. 2015년 들어 한국에서도 디지털 해독 운동이 일어날 낌새를 보였다.


■디지털 라디오

digital radio

방송 신호를 디지털 기술로 처리해 보내는 라디오. 소리 질이 좋고 방송용 주파수를 잘게 쪼개어 쓸 수 있다. 그만큼 방송 채널을 늘릴 수 있다는 얘기. 실제로 주파수 88~108메가헤르츠(㎒) 대역 안에 아날로그 에프엠(FM) 라디오 채널 100개를 나누어 뒀는데, 디지털로 바꾸면 200개를 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문자나 동영상을 곁들여 방송할 수 있는 것도 좋은 점. 특히 지역에 따라 방송 수신용 주파수를 바꾸지 않아도 돼 라디오를 듣는 게 한결 편해질 것으로 기대됐다.

박근혜 정부 미래창조과학부는 2013년 12월 디지털 라디오 서비스 방식을 정한 뒤 2014년부터 시험 방송을 시작하려 했으나 제대로 행하지 못했다. 2013년 1월 디지털라디오방송기술협의회를 구성했고, 그해 8월께 디지털 라디오 추진 기본계획을 짜기로 했지만 정책이 헛돌았다.

2014년 1월 내놓은 전파진흥기본계획에도 “디지털 라디오 도입을 위한 방송 방식을 검토하고 시범 방송을 하는 등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에 그쳤다. 그해 9월에야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가 방송 방식과 시작할 때를 담은 기본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첫 디지털라디오정책협의회를 열며 거듭 헛바퀴를 돌렸다.

방송 신호를 디지털 기술로 처리해 보내면 옛 아날로그 수신기로는 라디오를 즐길 수 없다. 때문에 오랫동안 아날로그와 디지털 방송 신호를 함께 쏠 개연성이 크다. 2017년 노르웨이가 에프엠 라디오를 모두 디지털로 바꾼다는 소식이 들렸다.

 

■디지털 레이더

digital radar

마이크로파로 진동을 일으키는 진공관 ― 마그네트론 — 을 쓰는 옛 레이더와 달리 반도체를 이용해 해상도를 높인 전파 탐지기. 배나 비행기에서 눈 구실을 한다.

마그네트론을 이용한 레이더의 전파 출력 소자는 고장 없이 평균 3000여 시간을 쓸 수 있는데, 반도체 소자는 5만 시간 넘게 간다. 거친 날씨에도 10㎞ 밖에서 70㎝짜리 물체를 찾아 알아낼 정도로 해상도가 좋아 쓰임새가 늘었다. 마그네트론 방식보다 해상도가 두 배쯤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잡음을 해결하거나 설비를 그대로 보존하거나 고치는 값도 싸 본류 레이더 기술이 될 것으로 보였다. 2013년 7월 현대중공업,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에이스테크놀로지가 104억 원을 들여 선박용 디지털 레이더를 만들었다.

 

■디지털마당

Digital--

벌이가 많지 않은 이에게 값싼 디지털 티브이를 대어 주는 나라 정책을 달리 부르는 이름. 2012년 12월 지상파 아날로그 텔레비전 방송을 끝내고 디지털 신호 체계로 한꺼번에 바꾸면서 전파 수신용 수상기 ― 티브이 ― 를 장만하기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디지털티브이보급지원센터’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해마다 티브이 4종을 가려 뽑은 뒤 이를 쉬 살 수 있게 정부가 거들었다. 지상파 아날로그 텔레비전 방송을 디지털로 바꾸던 2012년 12월, 다달이 199만 원을 밑도는 벌이를 하는 139만4000여 가구 가운데 디지털 티브이를 가진 곳이 36.4%에 지나지 않았던 걸 헤아린 것. 벌이가 많지 않은 이가 디지털 방송을 넉넉히 누릴 수 있게 2017년까지 정부가 티브이 사는 값을 보태어 돕는다. 나라를 위해 애쓴 사람과 장애인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전국 어디서나 국번 없이 ‘124’번으로 전화하면 ‘디지털티브이보급지원센터’에 닿는다.

 

■디지털 변전소

digital 變電所

전력을 어딘가로 보내거나 나누는 변전(變電)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체계를 광케이블로 짜 데이터 전송량과 빠르기를 끌어올린 시설. 변전소 안 여러 장치를 중앙 컴퓨터로 들여다보거나 다룰 때 쓰는 ‘HMI(Human Machine Interface)’, 교류 전압을 높이거나 낮춰 주는 변압기, 전류 열고 닫거나 기기를 다루고 들여다보는 배전반 따위로 이루어진 변전 체계를 광케이블로 이어낸다.

변전소 동축케이블 수백 가닥을 광케이블 하나로 바꿔 배선(配線) 길이를 70%가량 줄일 수 있다. 시설 만들고 굴리는 값도 10%와 20%씩 줄어든다. 배선 길이가 줄어든 만큼 회로 짜임새도 단순해지기 때문에 고장을 찾아내거나 바로잡기도 쉽다.

2013년 7월 한국 첫 ‘디지털 변전소’가 부산 주촌•미음과 대구 농소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전력공사는 2013년에만 광주 금천, 경기 원흥•옥정, 제천 동원주, 전북 백산, 충남 응봉•석문을 비롯한 10곳에 디지털 변전 체계를 마련했다. 2014년 4곳에 더 세웠고, 2018년까지 60곳 넘게 만들기로 했다.

 

■디지털 사이니지

digital signage

컴퓨팅 화면 — 디스플레이(display) ― 기술을 쓴 광고판. 사람 많은 거리나 건물 바깥벽이나 버스 머무르는 곳 따위에 세워 광고 효과를 높이는 데 쓰인다.

광고 내용이 한번 정한 대로 바뀌지 않는 옛 광고판과 달리 화면을 자주 번갈아 내보일 수 있다. 이 기술과 이동통신, 짧은 거리에서 선(wire) 없이 쓰는 통신기술 따위를 써 소비자가 좋아하는 것에 맞춘 광고를 화면에 띄우는 게 더욱 잦아질 것으로 보였다. 광고를 보는 사람 — 얼굴 — 을 알아보고 그에게 맞춘 정보를 내보이려면 데이터를 쌓고 나누며 뽑아내는 기술을 함께 써야 한다. 물건을 파는 곳 안팎의 세움 간판으로 쓰거나 건물 바깥벽 전체를 쓰는 것처럼 화면 크기도 여러 가지여서 컴퓨터 화면표시장치 — 디스플레이 ― 를 만드는 기업에게도 새로운 사업 기회로 여겨졌다.

인텔이 옷을 실제로 입어 본 것처럼 꾸민 화면을 소비자에게 내보이는 체계를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한국에서도 KT, LG유플러스,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같은 통신•인터넷 관련 기업이 관심을 보였다. 특히 다음커뮤니케이션은 화면을 본 소비자가 광고 내용에 반응하는 대화형(interactive) 체계를 선보여 눈길을 모았다. 2015년 2월 삼성전자는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이자 미국 옥외 광고판 제작업체인 예스코일렉트로닉스를 사들였다.

 

■디지털 싱글

digital single

노래나 연주 같은 음원(sound source)을 숫자식 — 디지털 ― 신호로 기록해 한 곡씩 내놓는 걸 일컫는 말. 또는 그런 음원.

음악 시장이 음반을 만들어 팔던 데서 벗어나 인터넷에서 음원을 파는 쪽으로 흘러 워낙 유행하다 보니 ‘디싱’이라 줄여 부르기도 한다.

 

■디지털 에이징

digital ageing

정보통신기술(ICT)을 잘 쓰며 나이가 드는 일. 아이시티(ICT)를 잘 이용해 나이 든 사람의 사회 참여를 이끌자는 뜻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노인학•노인의학 국제 연맹(IAGG: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Gerontology and Geriatrics)이 새 지평으로 삼았다.

아이시티에 힘입어 건강하게 몸을 움직이며 나이가 들자는 뜻. 2013년 6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IAGG의 제20차 세계 노인학•노인의학 회의 주제이기도 했다.

한국 정부도 사회 고령화 문제를 푸는 새 틀로 받아들였다. 2013년 10월 29일 관련 학술 토론회를 열어 시민의 관심을 꾈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박근혜 정부 미래창조과학부가 2014년 11월 12일 서울 중구 명보극장에서 ‘디지털 에이징 페스티벌’을 열었다. 한 번. 그때뿐이었다.

 

■디지털 용병

digital 傭兵

돈을 받고 정보를 빼돌리는 사람. 돈을 주는 자의 바람에 따라 나라, 기업, 군대 따위를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정보 체계에 숨어들어 문제가 됐다.

정보를 훔칠 컴퓨터에 악성 코드를 심은 뒤 마음대로 데이터를 빼내어 갔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사무용 프로그램과 문서 파일의 무르고 약한 곳을 파고들어 악성 코드를 심은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9월 ‘아이스포그(icefog)’라는 조직이 한국과 일본의 주요 기업•군사 정보를 빼돌렸다. ‘아이스포그’는 2011년부터 정체를 숨기고 돌아다니며 한국 기업•군사 정보와 일본 대기업 데이터 따위를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안 피시(PC) 90여 대에 악성 코드를 심은 뒤 정보를 빼돌리는 데 썼다.

 

■디지털 유산

digital 遺産

죽은 사람이 남긴 컴퓨팅 데이터. 컴퓨터를 이용해 숫자(디지털화)로 나타낼 수 있는 글•소리•영상 따위다.

2014년과 2015년 죽은 사람이 쓰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 안 내용이나 이메일 따위가 그네 뜻과 달리 인터넷에 계속 남아 있는 게 논란을 일으켰다. 관련 정보 — 데이터 ― 를 쉬 베낄 수 있는 데다 다시 찾아내기도 쉬워 문제가 됐다.

특히 죽은 사람의 인터넷 홈페이지나 이메일 계정 들을 직계 가족이 이어받을 수 있느냐를 두고 다툼이 일었다. 미국에선 아버지가 소송을 벌여 죽은 아들의 이메일을 열어 보기도 했다. 죽은 사람이 게임에 쓰는 아이템처럼 사고팔 수 있는 데이터를 남겼을 때에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일반 재산처럼 상속인을 두고 법률에 따른 권리 여부를 가려야 했기 때문. 인터넷에 남아 있는 데이터를 찾아 지워 주는 사업자도 나왔다.

2015년 2월 페이스북이 계정을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에게 물려줄 수 있는 기능을 선보여 눈길을 모았다.

 

■디지털 일자리 대연합

Digital --- 大聯合, Grand Coalition for Digital jobs

유럽위원회(EC: European Commission)가 밀어붙이는 디지털 전문 인력 채우기 협력체. 2015년까지 유럽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인력 90만 명이 모자랄 것으로 보이자 이시(EC)가 2012년 4월 회원국 대연합을 주장해 2013년 3월부터 일을 시작했다. 2015년까지 대학의 컴퓨팅 과학 전공자가 계속 줄어든 흐름도 대연합을 불러일으켰다. 2015년에 들어서도 인력이 모자란 게 크게 개선되지 않아 2020년까지 빈자리가 82만5000개나 남아 있을 것으로 헤아려졌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이시(EC) 의장과 닐리 크뢰스 부의장이 대연합을 이끌어 유럽 안 100여 기업과 기관을 끌어들였다. 대연합은 디지털 일자리를 연구하고 닦는 ‘아카데미 큐브(Academy Cube)’를 세웠고, 아이시티(ICT) 자격 인증제를 시작해 전문 인력 교육 환경을 바꿨다. 유럽 아이시티(ICT) 쪽 인력은 2011년 670만 명쯤으로 전체 산업의 3.1%에 지나지 않았고, 빈자리가 200만 개나 되는 것으로 어림됐다.

2014년 5월 박근혜 정부 미래창조과학부 밑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한국 내 “디지털 일자리 대연합과 선도 사업을 벌여 2017년까지 청년 일자리 13만 개를 만들겠다”고 호기롭게 말했다. 디지털 일자리 대연합으로 3만 개, 디지털 콘텐츠 뱅크(bank) 생태계 구축 같은 사업으로 10만 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국에선 그러나 정책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랜 시간 한국 디지털 분야 일자리의 노동 조건이 매우 나빴고,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가 좋아질수록 사람의 노동력을 먹어 들어가는 것도 걸림돌이었다.

 

■디지털 쿼터족

digital quarter 族

스마트폰과 태블릿 피시(PC) 같은 디지털 통신기기를 이용해 행동이나 태도를 빨리 정하는 사람들. 일을 치르거나 마무리하는 게 나이가 든 사람보다 4분의 1쯤 빨라 ‘쿼터(quarter)’라는 말을 얻었다. 주로 10대 청소년과 20~30대 직장인이 이 무리에 든다.

디지털 통신기기를 이용해 한꺼번에 두세 가지 일을 해내는 것도 눈에 띄는 점. 이렇다 보니 더 빠르고 기능이 많은 통신기기를 남보다 앞서 사들이려 땀 흘린다. 빠르고 똑똑한 통신기기에 기대다 보니 이른바 ‘디지털 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2013년 한국에서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이 3000만 명을 넘어선 무렵 새말로 나왔으되 꾸준히 쓰이진 않았다.

 

■디지털 큐레이션

digital curation

인터넷에 널린 정보 — 데이터 —를 관심•흐름•목적에 따라 새로 짜 내보이는 일. 인터넷에 쓸데없는 소식과 자료가 많이 쏟아지면서 가치 있는 정보를 바라며 구하는 누리꾼이 늘어난 데 힘입어 나왔다.

이른바 ‘빅 데이터(Big data)’ 시대에 쓸모 있는 정보 풀이 도구이자 사업 기회가 될 것이라는 바람도 솟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로 하나씩 따로 나뉜 정보 가운데 쓸 만한 걸 가려내 끌어 모으는 게 가치가 있다는 얘기. 어떤 이는 “디지털 큐레이션이 에스엔에스(SNS) 이후의 인터넷 주류 서비스로 떠오를 것”으로 봤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믿을 만한 정보 뿌리를 찾는 게 중요해 보였다. 사회 여러 곳에서 쓰일 만하다는 기대가 높았으되 새로 짜 내보인 정보의 가치나 효과가 흐리터분한 일이 잦았다.

 

■디지털 포렌식

digital forensic

휴대폰이나 피시(PC) 같은 디지털 정보 기기에 담긴 범죄 정보를 모으고 나눠 증거로 삼는 일.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쓰일 수 있게 증거를 제대로 찾아낸 뒤 절차를 갖춰 내미는 게 열쇠다. 핵심 범죄 정보 ― 데이터 — 어느 디비(DB) 서버(server)에 담겼는지 빨리 알아내고, 쓸 만한 데이터를 제대로 뽑아내야 한다.

사람이 디지털 정보 기기를 다룰 때 안쪽 컴퓨팅 소프트웨어에 남는 여러 흔적 ― 변경점 — 으로 범죄를 살피는 기술도 이 범주에 든다. 범죄 증거로 쓸 디지털 기기 안 영상 따위를 거것으로 꾸며 만들거나 없앴는지를 들여다볼 때 쓴다. 디지털 통신 기기의 암호를 풀거나 일부러 못 쓰게 만든 데이터를 되살리기도 한다.

2013년 5월 박근혜 정부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런 기술들을 범죄 수사에 쓸 수 있게 ‘디지털 기반 첨단 과학수사 요소기술 개발 과제’를 마련했다. 대검찰청과 서울중앙•부산•대구•광주•인천•수원지방검찰청에 이어 2014년 12월 창원지방검찰청이 관련 센터를 세웠다.

기업에서도 이 기법이 쓰였다. 회사 안 정보 자원이 밖으로 새어 나갈 틈을 미리 막는 데 썼다. 직원이 회사 안 피시(PC)를 쓰며 외장형 기억장치, 프린터, 이메일 따위를 얼마나 자주 이용하는지를 들여다보는 체계를 만들어 주겠다는 전문 사업자까지 나왔다.

디지털 범죄 증거를 모으는 절차가 법에 거스른다는 주장과 사생활에 해를 끼친다는 논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시민 기본권을 보호할 방법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디투디

D2D(Device to Device)

기기 간 통신을 일컫는 말. 모든 사물을 통신 주체로 삼으려는 ‘엠투엠(M2M: Machine to Machine)’과는 조금 다르다. 휴대폰 같은 통신용 기기끼리 주고받는 교류 체계이기 때문.

가까운 거리에 있는 기기끼리 전파 중계 설비 없이 직접 신호를 주고받는다. 한 기기가 다른 기기에 다가가면 저절로 통신할 수 있는 환경이 꾸려진다. 기지국 같은 전파 중계 설비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아예 없더라도 통화할 수 있어 사고나 재난을 빨리 알릴 때 쓸모가 있을 것으로 보였다.

휴대폰을 미리 정해 둔 거리 안에서 무전기처럼 싸게 쓰거나 친구끼리 기기 안 데이터를 자유롭게 주고받는 것처럼 상업적으로도 쓸모가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모바일 블루투스(mobile Bluetooth)’처럼 휴대폰 두 대를 맞닥뜨리게 해 사진 같은 걸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

2013년 5월 ‘엘티이(LTE: Long Term Evolution) 디투디’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가까운 거리 안에 있는 통신기기끼리 ‘엘티이’로 빨리 통할 수 있게 한 기술이었다.

 

■딥젠고

DeepZengo

사람처럼 배우고 미루어 생각하며 맞춰 가는 기능을 갖춘 채 바둑을 두는 컴퓨터 체계 가운데 하나. 이미 있던 바둑 프로그램 ‘젠(Zen)’에 배우고 익히는 ‘딥 러닝(deep learning)’ 기능을 넣어 2016년 3월부터 8개월 동안 프로 기사에 버금갈 정도로 실력을 키웠다.

일본 바둑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젠과 도쿄대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연구자들이 만들었다. 이세돌 9단을 이겨 눈길을 모은 구글 ‘알파고(AlphaGo)’에 맞서는 게 목표. 2016년 11월 일본 바둑계 ‘명예 명인’ 조치훈 9단과 바둑을 둬 이야깃거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