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쪽에서 쓰는 말. 어렵고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저도 20년쯤 취재하며 그쪽 말을 듣고 썼다지만 까다로워 힘겹기로는 매한가지였죠. 제 나름대로 낱말을 쉬 알아볼 수 있게 조금씩 가다듬어 본 게 제법 쌓였기에 널리 터놓습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2년여 동안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용어표준화팀과 함께 작업했던 <ICT 시사용어 300>과 <최신 ICT 시사상식>에 담았던 낱말 가운데 더하거나 뺄 것 가다듬었습니다. 2015년 시월부터 새로 가다듬어 본 낱말도 적잖이 쌓인 듯합니다. 2012년부터 눈에 띈 낱말을 조금씩 풀어내 봤다는 얘기. 사전처럼 언제든 쉬 쓰시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습니다.
[ㄱ]
■가간
GAGAN(GPS Aided GEO Augmented Navigation)
인도 정부가 지역 인공위성에 바탕을 두고 움직이게 한 지구 위 뱃길•항공로•찻길 바로잡음 체계. 위성을 써 지구 위 자리를 찾는 ‘GNSS(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의 바르고 확실한 정도를 더 낫게 하려는 것.
지구 위 가로 1.5미터, 세로 2.5미터짜리 자리를 짚어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5월 21일 로켓 ‘아리안(Ariane) 5’에 실어 쏜 정지궤도위성 ‘지셋(GSAT)-8’, 2012년 역시 ‘아리안 5’ 로켓으로 궤도에 올린 통신위성 ‘지셋-10’, 2015년 11월 10일 쏜 통신위성 ‘지셋-15’를 쓴다. ‘지셋-15’는 케이 유(Ku) 밴드 중계기 24개를 갖춰 전파로 인도 전체를 덮을 수 있다.
■가나다전화
---電話
국립국어원 국어생활종합상담 체계를 일컫는 말. 유선 전화를 이용해 한국말과 글 법칙, 지켜야 할 기준 따위를 묻는 시민에게 답하기 위해 만들었다.
1991년 첫선을 보였고, 2010년부터 전화번호를 ‘국어친구(9979)’라는 느낌이 나게 ‘1599-9979’로 바꿨다. 매주 보통 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담해 준다. 2010년 이후로 연간 상담 수가 3만 건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60% 이상이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몰렸다.
온라인 국어생활종합상담 체계인 ‘온라인 가나다’도 국립국어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열어 뒀다. 누구나 질문하고, ‘자주 나오는 질문’과 ‘주요 답변 모음’을 살펴볼 수 있다.
■가상광고
假像廣告
컴퓨터 그래픽으로 실물처럼 보이게 그린 영상을 방송 프로그램에 끼워 넣어 상품이나 서비스를 널리 알리는 일. 축구장이나 야구장을 비춘 텔레비전 화면 한 구석에 상품과 상표 따위를 드러내는 형태로 광고한다.
2010년 1월 행했으되 시청권에 해를 끼치거나 방송이 지나치게 상업화할 것으로 걱정돼 운동경기를 중계하는 방송 프로그램에만 쓸 수 있게 했다. 운동경기 중계라 할지라도 선수‧심판‧관중을 비춘 화면 위에 가상 영상을 벌여 놓을 수 없었다. 광고 시간이 그 중계방송의 100분의 5를 넘길 수 없고, 크기도 텔레비전 화면의 4분의 1을 넘기지 말아야 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과 함께 프로야구 인기가 치솟아 방송사업자 간 가상광고 따내기 경쟁이 뜨거웠다. 이명박 정부 방송통신위원회 중앙전파관리소가 이런 흐름을 살펴 과태료를 물리고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려는 교육을 벌이기도 했다.
2015년 4월 박근혜 정부 방송통신위원회가 운동경기 중계방송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과 스포츠 보도물에도 가상 영상을 쓴 광고를 할 수 있게 했다. 유료방송사업자의 가상 영상을 이용한 광고 시간도 편성 시간마다 5%에서 7%로 늘렸다. 늘어난 광고 시간이 시청권을 을렀다.
■가상 데스크톱 인프라
假象(virtual) desktop infra, VDI(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
인터넷을 이용해 특정 데이터 저장소에 넣어 둔 자료를 어디서나 언제든 꺼내어 쓸 수 있는 기반 시설 체계. 실재(實在) 설비를 갖추지 않은 채 여러 정보 자산을 인터넷으로 빌려 쓰는 클라우드(cloud) 컴퓨팅(computing) 체계가 발달한 데 힘입어 쓸 수 있게 됐다. ‘데스크톱 가상화’라 일컫기도 한다.
정보통신기술(ICT)로 실현한 업무 편의 시설이라 하겠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컴퓨터 등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단말기로 쓸 수 있다.
이 체계를 이용해 기업•단체•기관의 데이터센터를 들고 나는 통신 흐름(트래픽)을 한데 묶어 다룰 수 있다. 조직 안 정보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걸 막는 데 쓸모가 있을 것으로 보였다. 이런 쓸모에 힘입어 은행•증권업계가 관심을 보였다.
■가상 이동통신망 사업자
假象 移動通信網 事業者,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이동통신망을 가진 사업자(MNO: Mobile Network Operator)가 가진 설비를 빌려 새로운 통신 상품을 만든 뒤 이윤을 붙여 되파는 사업자. 이동통신 재판매(resale) 사업자라 하겠다. 이들이 파는 상품을 ‘알뜰폰’이라 불렀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가 한국 이동통신 시장을 활성화할 촉매로 썼다. 시장에 상품 공급자를 늘려 이동통신 요금 인하 경쟁을 이끄는 게 목표. MNO인 SK텔레콤•KT•LG유플러스로 굳어진 시장 질서를 바꿀 정책 도구로도 쓰였다.
값싼 상품을 파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싼 이동통신 상품을 가공하려면 MNO의 설비를 되도록 싸게 빌리는 게 열쇠였으나 한계가 있었다. MNO는 MVNO에게 설비를 빌려 주기보다 상품을 직접 파는 게 수익을 더 많이 낼 수 있기 때문. 특히 MVNO가 활성화할수록 MNO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MNO는 MVNO에게 망을 아예 빌려 주지 않거나 빌려 주더라도 비싼 임대료를 요구하기 일쑤였다. 이런 구조와 흐름이 MVNO의 시장 진입을 막는 벽이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장 진입 장벽을 무너뜨리려고 MNO에게 통신망을 반드시 빌려 주도록 했다. 망을 도매로 제공할 기준 — 대가 ― 을 정해 지키게 했다. 한국 이동통신 시장을 지배하는 SK텔레콤이 MVNO에게 망을 반드시 도매로 제공해야 할 사업자로 지정됐다.
MVNO가 시장에 들어서면 이동통신 부가 서비스와 씀씀이가 늘어나기도 한다. 젊은이를 겨냥해 기능을 맞춘 MVNO 데이터 서비스가 싼 가격에 많이 팔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 1월 ‘알뜰폰’을 쓰는 한국 소비자가 474만 명에 달했는데 MNO 상품보다 싼 가격이 사람을 꾄 것으로 보였다.
■가상 이동통신망 사업자 번호 이동 제도
假象 移動通信網 事業者 番號 移動 制度,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이동통신망을 가진 사업자(MNO: Mobile Network Operator)와 계약해 사용하던 전화번호를 그대로 가상 이동통신망 사업자(MVNO)의 상품에 옮겨 쓰는 체계. 2012년 1월부터 KT와 LG유플러스, 그해 4월부터 SK텔레콤이 짠 통신망에서 쓰던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은 채 CJ헬로비전 같은 MVNO가 파는 이동통신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MVNO 간에도 전화번호를 그대로 옮겨 갈 수 있게 했다.
쓰던 전화번호를 바꾸기 싫어하는 소비자 마음을 헤아린 조치. 방송통신위원회는 MNO보다 20% 이상 싼 MVNO 요금 체계를 갖출 수 있게 한 데다 번호 이동까지 실현해 사업자 간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봤다. 요금을 끌어내리려는 뜻을 담았다. MNO인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고객이 빠져나갈 수 있어 달갑지 않았다.
■가오펀
高分
중국이 만든 지구관측위성. 바다 환경 변화를 관찰해 측정하고 재해나 재난에 미리 준비하는 데 쓰인다.
2013년 4월 26일 처음 발사했고 2014년 8월 19일 2호, 2015년 12월 29일 4호를 쏘아 올렸다. 4호는 중국이 적도 위 3만5786㎞ 정지궤도에 쏘아 올린 첫 지구관측위성이다. 2016년 8월 10일 밤낮을 가리지 않는 데다 구름이 끼거나 비가 올 때에도 지구를 내려다볼 수 있는 3호를 발사해 눈길을 모았다.
2020년까지 위성 7기쯤으로 지구 전체를 24시간 내려다보는 체계를 갖추는 게 목표. 2016년 9월 1일 같은 이름을 지어 붙인 10호가 우주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땅에 떨어졌다. 추락한 위성의 기능과 임무 따위가 알려지지 않았고, 지구관측 체계 구축 작업과도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였다.
■간접광고
間接廣告, PPL(Product Placement)
텔레비전 화면에 상품을 끼워 넣어 널리 알리는 일. 제품을 배경에 두거나 출연자가 은근히 상표를 추어올리기도 한다.
이명박 정부 방송통신위원회가 2010년 1월 허용했으되 방송의 지나친 상업화를 걱정해 오락‧교양 프로그램에만 쓸 수 있게 했다. 어린이가 보는 프로그램이거나 보도‧시사‧논평‧토론처럼 객관성과 공정성이 있어야 할 방송에는 쓸 수 없다. 상표처럼 한 상품을 알아볼 수 있는 표시의 크기가 텔레비전 전체 화면의 4분의 1을 넘거나 광고를 드러내는 시간이 프로그램 방송 시간의 100분의 5를 넘지 못하게 했다. 광고가 방송프로그램 알맹이와 짜임새에 영향을 미치거나 상품에 대해 직접 말하고 사들여 써 볼 것을 권할 수도 없다.
‘프로그램 제작상의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노출’을 핑계로 삼아 광고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사례가 많았다. 특히 상표를 드러낼 수 있게 티브이 드라마 배경과 주인공 직업을 꾸민 게 문제가 됐다.
2015년 1월 드라마 ‘전설의 마녀’에 등장한 배우가 특정 빵의 맛을 세세히 말해 박근혜 정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됐다. 드라마 ‘달려라 장미’는 제작비를 대는 광고주를 위해 주인공이 일하는 곳이 특정 떡집으로 바뀌기도 했다. 2015년 2월 광고주 이름과 상품을 노골적으로 노출한 ‘2014 SBS 연기대상’과 ‘2014 SBS 가요대전’에 대해 법정 경고와 주의가 내려지기도 했다.
2015년 4월 박근혜 정부 방송통신위원회가 제품의 기능을 나타내 보일 수 있는 ‘시현광고’를 허용했다. 이때 5%였던 유료방송사업자의 편성 시간당 간접광고도 7%로 늘렸다. 방송 상업화 걱정에 기름을 부었다.
■개문냉방
開門冷房
출입문을 열어 둔 채 냉방기기를 가동하는 행위. 도심 소매점이 손님을 꾀려고 일삼았다. 개문한 채로 냉방하기 때문에 실내 온도를 낮추기 어렵고 낮춘 온도를 제대로 가둬 둘 수도 없어 사회 문제가 됐다.
화장품, 옷, 휴대폰을 파는 점포가 문을 열어 둔 채 냉방기기를 쓰는 주요 소매점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과 중구 명동역 주변을 비롯한 전국 33개 상권을 특별 관리 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13년 6월 18일부터 8월 30일까지 11주 동안 규제했다. 여름철 전력 수급을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겠다는 뜻이었다. 전력 사용량이 월 100㎾ 이상인 건물 6만8000여 곳의 냉방 온도를 ‘26℃ 이상’으로 제한하고, 문을 연 채 영업하지 못하게 했다. 이 기준을 어기면 과태료. 50만 원에서 300만 원까지 그해 7월 1일부터 물렸다. 출입문을 열었으되 비닐로 냉방기기 바람의 유출을 막는 등 단속 피하기 백태가 나왔다.
2014년 7월과 8월에도 산업통상자원부 지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마다 특별 관리 지역에서 단속을 벌였다. 단속 가능성을 일깨우는 데 그친 사례가 많아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개인정보보호법
個人情報保護法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을 엄격히 제한한 법령. 2011년 3월 29일 제정해 그해 9월 30일 행했다. 공공과 민간으로 나눠 규제하던 것(법령)을 한데 모으고 적용 범위도 넓혔다.
공공과 민간의 ‘거의 모든 개인정보 처리•관리자’가 규제 안에 들었다. 동네 미용실 고객 정보와 동창회원 명부 따위도 법령에 따라 제대로 보호해야 할 대상이 됐다. 이런 법령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법을 만든 때로부터 2012년 3월 29일까지 1년여 동안을 계도 기간으로 정해 알렸음에도 일반의 인식이 바뀌지 않았다. 주민등록번호 같은 건 ‘원칙적으로’ 수집하면 안 되나 ‘동네 통닭집 주인장이 묻고 고객이 쉬 대답하는 현상’이 여전히 많았다. 이런 실태를 법령 위반으로 보고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 들에 처할 경우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였다.
이 법을 시행한 뒤에도 신용카드 같은 금융 거래 정보를 취급하는 사업자가 고객 주민등록번호를 계속 요구해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 법에 앞서 제•개정된 금융거래법 등과 충돌이 일어날 때에는 해당 법령을 따르게 하는 등 규제 기준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탓.
당시 이 법 주무 기관인 행정안전부가 민간 정보보호업무를 해 보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가 맡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이 법 간 충돌이나 중복 규제를 부를 개연성도 컸다.
이 법에 따라 개인정보를 수집할 때에는 이용 목적을 밝힌 뒤 꼭 필요한 것만 모아야 한다. 이용 목적 — 범위 ― 안에서만 정보를 활용해야 하는 건 물론이다. 여권번호나 정당 가입•탈퇴 여부처럼 민감한 정보는 원칙적으로 수집하거나 이용할 수 없다. 인터넷 접속 여부를 가리지 않고 개인정보라면 모두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수집•관리뿐만 아니라 폐기까지 세밀히 신경을 쓰라는 게 법령 요구다.
소매 유통기업 홈플러스가 2011년 말부터 2014년 7월까지 경품 행사에 응모한 고객의 개인정보 2400만여 건을 허락 없이 내다 팔아 231억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이 법령을 어겼음에도 ‘5000만 원 이하 벌금’ 정도에 그쳐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이 일었다. 2015년 1월 홈플러스 고객 152명이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2월에는 소비자시민모임을 비롯한 소비자 단체 10곳이 홈플러스의 개인정보 불법 매매 책임을 묻기 위한 집단 소송을 벌였다.
■갤럭시 노트 7
Galaxy Note -
2016년 8월 시장에 나왔으나 소비자 곁에서 불탄 일이 많아 가라앉고 만 삼성전자의 기함(flagship) 휴대폰. ‘깃발 달린 배’를 뜻하는 ‘플래그십(flagship)’은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서 중요한 상품이나 판매장을 꾸미는 말로 쓰인다. 5개월여 동안 휴대폰이 불탄 까닭을 살핀 끝에 2017년 1월 배터리 — 전지 ― 에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지만 보고 듣는 모든 이에게 믿음을 주지는 못했다.
■걸스 인 아이시티(ICT) 데이
Girls in ICT Day
국제전기통신연합(ITU: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이 세계 여성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진출과 연구를 북돋기 위해 만든 날. 매년 4월 넷째 목요일을 기념일로 정해 두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행사를 벌였다.
젊은 여성과 어린이가 ICT 분야에서 경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될 국제 환경을 꾸리는 게 목표. 2010년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ITU 전권(Plenipotentiary) 회의에서 기념일을 만들기로 결정해 이듬해부터 기렸다. 2014년 4월 24일 제4회 기념일을 맞아 세계 100여 나라 정부와 민간단체가 여러 행사를 마련했다. 2013년 한국 정부도 관련 행사를 처음 치렀다.
■검지족
--族
터치스크린(touchscreen)형 휴대폰이 대중화하면서 등장한 집게손가락을 잘 쓰는 무리. 인터넷 접속 기능이 좋은 스마트폰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와 이메일 따위를 집게손가락만으로 쉬 쓴다. 50대 이상 누리꾼이 휴대형 인터넷 세상에 발을 들여놓는 세태가 스며들기도 했다.
작은 휴대폰 자판을 빠르게 두드려 문자메시지를 만든 뒤 띄우던 ‘엄지족’은 대개 10대와 20대의 문화 현상에 머물렀으나 터치스크린형 제품이 많이 등장한 데 힘입어 세대 간 경계가 무너졌다. 2013년엔 스마트폰 뒷면에 집게손가락으로 다루기에 적합한 버튼•센서 따위를 단 제품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게임 셧다운 제도
game shutdown 制度
청소년의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제도.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여섯 시간 동안 청소년이 게임을 할 수 없게 했다.
인터넷으로 게임 서비스를 내놓는 사업자가 강제로 청소년의 접속을 막아야 한다. 이명박 정부 여성가족부가 2011년 11월 행했고, 계도를 거쳐 2012년부터 단속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2012년 7월 1일 이른바 ‘선택적 셧다운 제도’를 시행했다. 깊은 밤으로 고정한 여성가족부의 접속 차단 방식과 달리 부모가 자녀와 함께 적절한 시간을 정할 수 있게 했다.
청소년의 지나친 게임 몰입을 막는 게 목표. 하지만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비슷한 제도를 각각 들고나온 바람에 이중 규제 논란이 일었다. 헌법에 위배되어 없앤 인터넷 이용자 본인 확인제와 이 제도의 나이 인증 체계가 서로 어긋나는 현상도 빚었다. 게임 이용자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에 거스른다는 위헌 논란까지 나왔다. 휴대폰이나 태블릿 PC 따위로 이동통신망을 통해 외국 게임에 접속하면, 이 제도에 따라 청소년 이용을 막아 낼 수 없는 허점도 있어 실효성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결제 크랙
決濟(payment) crack
스마트폰 게임 유료 아이템을 거저 얻기 위해 하는 짓. 돈을 주고 산 것처럼 결제 시스템을 꾸며 만드는 스마트폰 게임 해킹 도구(tool)로 유행했다.
스마트폰 인기 게임을 공짜로 즐기려는 사람들이 퍼뜨렸다. 인터넷 카페•게시판•블로그 같은 곳을 타고 퍼졌다. 찾는 사람이 늘면서 컴퓨팅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도구로 쓰이기도 했다. ‘결크’라는 은어도 나돌았다.
■결합판매
結合販賣
여러 방송•통신 상품을 한 꾸러미로 묶어 팖. 상품을 많이 묶을수록 요금을 조금 더 깎아 준다. 한 사업자의 여러 상품을 묶기 때문에 고객을 붙잡아 두는 효과도 났다. 방송•통신 상품에 머무르지 않고 영화나 보험을 함께 묶는 등 결합 범위가 넓어졌다.
한국에선 2007년 7월부터 허용됐다. 4년여 만인 2011년 12월 주민등록 2003만 세대의 55.8%인 1117만 가구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결합 상품에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과 집 전화를 묶는 비율이 30.5%로 가장 많았다. 이 꾸러미에 인터넷(Internet Protocol)TV를 결합한 형태가 16.7%, 이동전화를 더한 비율이 14.3%였다. 상품 2개를 묶는 ‘더블 플레이 서비스(DPS: Double Play Service)’에서 3개를 결합하는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TPS: Triple Play Service)’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는 흐름을 보였다. 묶는 형태도 유선통신 중심 DPS에서 이동통신을 추가한 TPS로 바뀌었다.
2011년 결합 상품에 가입한 가구의 월평균 요금 할인액은 7840원이었다. 2010년 치 할인액인 5759원보다 36.1% 늘었다. 방송•통신 상품을 하나씩 따로 구매할 때보다 매월 7800원쯤 싸게 이용할 수 있다는 뜻. 1년으로 환산하면 가구마다 약 9만4000원을 줄인 셈이다.
2014년과 2015년 결합 상품 인기를 ‘공짜’ 판촉에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 문제가 됐다. 상품 결합에 따른 할인임에도 무료인 것처럼 과장해 광고하는 짓이 널리 퍼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 정보컴퓨터통신정책위원회
經濟協力開發機構 情報computer通信政策委員會,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ICCP(Committee for Information, Computer and Communications Policy)
세계 정보경제•통신서비스•정보보호•정보사회지표 움직임새에 걸맞은 정책을 연구하는 합의제 국제기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래에 있는 40여 전문위원회 가운데 하나다.
2010년대 들어 인터넷 경제 영향을 들여다보고, 회원 간 통신 상품 요금을 비교하는 데 힘을 모았다. 개인 정보 보호 방안과 정보통신기술(ICT) 성장 동력을 찾는 게 핵심 과제.
2012년 10월 파리에서 열린 제64차 ICCP 정례 회의에서 고상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국제협력연구실장이 부의장으로 뽑혔다. 세계 ICT 정책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자리여서 관심을 모았다. 고 실장에 앞서 정인억 옛 KISDI 부원장도 2007년 ICCP 부의장으로 뽑힌 뒤 6년간 의장단에서 움직였다. 2013년 12월에는 김민철 KISDI 박사가 OECD 정보사회지표분과(WPIIS: Working Party on Indicators for the Information Society) 부의장에 뽑힌 것처럼 유관 단체에 나아간 한국인이 많았다.
■계곡 홀 효과
溪谷(valley) Hall 效果(effect)
이황화몰리브덴(MoS₂) 원자로 만든 반도체 소자 안에서 에너지가 낮아 안정적인 입자들이 서로 다른 ‘에너지 계곡’에 머물다가 특정 방향으로 움직여 옮기는 현상. 반도체 소자 안에서 입자를 특별히 지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려면 에너지가 높은 입자를 더해야 했는데 이런 과정 없이 움직임이 생겨난다.
이황화몰리브덴은 이런 효과에 힘입어 ‘그래핀(Graphene)’과 보완적 역할을 하는 반도체 소자 재료가 될 것으로 보였다. 서로 다른 ‘에너지 계곡’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입자를 형성한 뒤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면 열 손실 없이 일정 정보(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2014년 7월 박지웅 코넬대학 연구팀이 이황화몰리브덴으로 만든 소자에 맴돌이치는 빛을 쪼이면 전압(높은 에너지)을 가하지 않아도 입자가 특정 방향으로 휘어지는 현상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빛을 쪼이는 쪽을 바꾸면 입자가 휘어지는 방향이 달라지는 것도 내보여 정보를 전하거나 제어할 수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고체
GOCE(Gravity Field Steady-State Ocean Circulation Explorer)
지구 중력장과 해양 순환 현황을 탐사하려고 2009년 3월 17일 유럽우주국(ESA: European Space Agency)이 발사한 저궤도 위성. 2013년 10월 21일 수명을 다한 뒤 매일 10~20㎞씩 지구 중력에 끌려 그해 11월 11일 오전 11시 23분께 호주 서쪽 인도양과 남극을 잇는 궤적을 그리며 떨어졌다.
55개월간 움직였고, 크기 5.2×2.3m에 무게 1077㎏이었다. 지구로 떨어질 때 대기권 진입 예상 시간 오차가 ‘±16시간’이나 됐고, 정확한 장소를 헤아리기 어려워 걱정이 일었다. 위성 몸체가 대기권에 진입하면 공기 저항과 열로 인해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대개 불타되 200㎏짜리 잔해 사오십 개가 지표에 닿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 완전히 타지 않은 파편은 시속 30~300㎞로 땅에 떨어질 것으로 보였다. 사람이 잔해에 맞을 확률이 1조분의 1이었고 실제로 다친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수많은 인공위성의 추락에 따른 공포가 계속될 것임을 알게 했다.
2013년 11월 미래창조과학부와 국방부는 위성 파편의 낙하 상황을 추적해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에 실시간으로 터놓았다. 파편의 한반도 낙하에 따른 인명 피해를 막으려는 것.
‘정전기 중력장 경사도 측정기(EGG: Electrostatic Gravity Gradiometer)’를 이용해 지구 중력장 변화를 삼차원으로 정밀하게 재기도 했다. ‘위성 대 위성 추적기(SSTI: Satellite-to-Satellite Tracking Instrument)’와 ‘레이저 반사체(LRR: Laser Reflector)’ 따위를 갖추고 화산 활동과 해양 흐름도 들여다봤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음파를 우주에서 알아내 이야깃거리가 됐다.
■골드번호
gold番號
사람들이 여럿 가운데 특별히 가려서 좋아하는 휴대폰 번호를 일컫는 말. ‘0000’이나 ‘1111’처럼 외우기 쉽거나 ‘1004’나 ‘7777’처럼 보통과 다르게 갖고 싶어 하는 숫자다. 좋은 번호를 가지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 이동통신사업자마다 제비뽑기를 했다. 몰래 번호를 사고파는 위법행위가 일어나 물의를 빚기도 했다.
■공개 소프트웨어
公開(open) software
프로그램 설계 원천(source code)을 일반에 널리 터놓은 컴퓨팅 소프트웨어. 일정한 이용 허가 범위를 지키면 누구나 소프트웨어를 쓰거나 잘못된 걸 고칠 수 있다.
2010년까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세계 3000대 기업 가운데 75%가 소스를 공개한 소프트웨어를 쓰는 등 거의 모든 컴퓨팅 분야에서 이용됐다. 클라우드(Cloud) 컴퓨팅 체계와 ‘빅(Big) 데이터’ 분야에서 활용되는 사례가 많아 2016년께 컴퓨팅 분야의 채택 비율이 99%에 이를 것으로 보였다. 특히 구글이 컴퓨팅 운영체제(OS: Operationg System)인 ‘안드로이드’ 소스 코드를 공개한 데 힘입어 이동통신용 OS 분야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소스 코드 공개가 소프트웨어 산업계 본류가 됐음을 방증했다.
■공공 와이파이
公共 WiFi(Wireless Fidelity)
공공장소에서 돈을 내지 않고 쓰는 근거리 무선 통신망. 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정책 당국 독려에 응해 망을 열었다.
휴대폰 안 ‘무선 랜(LAN: Local Area Network) 설정’ 칸에서 ‘퍼블릭(Public) 와이파이 프리(Free)’를 선택하면 누구나 쓸 수 있게 했다. 2012년 상반기 전국 주요 관공서 민원실, 도서관, 터미널 등 1000곳에 망을 연 뒤 그해 12월까지 1000곳을 더 개방했다. 2013년 전통 시장, 보건소, 복지시설 등지로 근거리 무선 통신망을 쓸 수 있는 지역을 넓혔다. 미래창조과학부, 지방자치단체, 이동통신사업자가 1 대 1 대 2 비율로 설비 구축비를 나눠 냈다.
이에 힘입어 2014년까지 무선 인터넷에 무료로 접속할 수 있는 곳이 7500개로 늘었다. 2015년엔 2500곳이 추가돼 1만 곳을 돌파했다.
■공급 사슬 공격
供給 -- 攻擊, supply chain attack
특정 기관과 기업의 컴퓨팅 체계 개발 작업에 끼어들어 악성 코드나 해킹 도구를 미리 숨겨 둔 뒤 나중에 해를 끼치는 짓.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컴퓨팅 체계 개발 작업에 숨어들기 때문에 피해 규모와 범위를 가늠하기 어렵다. 게임이나 엠피(MP)3 플레이어처럼 시중 개인용 컴퓨팅 프로그램에도 악성 코드를 심는 사례가 발견돼 주의를 환기시켰다.
1991년 걸프(Gulf)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미국 국가안보국(NSA: National Security Agency)이 이라크에 수출하는 컴퓨터 프린터에 악성 코드를 심어 이용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NSA는 걸프 전쟁이 발발하자 미리 심어 둔 악성 코드를 움직이게 해 이라크의 군 지휘 통신망을 망가뜨렸다. 애플 ‘아이팟(iPod)’에서 악성 코드가 발견된 적도 있다. 미국 NSA가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의 여러 제품에 몰래 접근해 비밀 정보를 수집(시진트·sigint)하는 체계를 심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고,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증국 화웨이와 ZTE의 통신장비가 국가 안보를 으를 수 있다며 제품을 사지 말라고 권했다. 미 행정부는 2013년 국방 관련 물품을 넣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공급 사슬’ 관련 보안 규정을 마련하는 것처럼 편의에 따라 공격과 방어를 선택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영국 정보기관도 중국 레노버의 PC를 공무에 쓰지 않기로 해 컴퓨팅 체계 개발 단계에 숨어든 해킹 도구를 막아 내려는 물밑 노력이 뜨거워졌음을 방증했다.
■공유마당
共有--
저작권 구속 없이 누구나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저작물을 모아 둔 인터넷 사이트. 저작권 기한이 다 차서 끝났거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허락된 저작물을 터놓았다. 공공기관이 가진 저작물도 무료로 쓸 수 있게 열어 뒀다.
주소는 ‘gongu.copyright.or.kr’. 회화•서예•조형•사진•문양 등 이미지, 가요•군가•국악•동요•영상 등 멀티미디어, 고문서•시•수필•소설 등 텍스트로 저작물을 나눠 내놓았다. 개인도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가 2012년 8월부터 운영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 한국미술협회 같은 한국 내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의 저작물 무료 제공 사이트인 ‘유로피아나(Europeana)’와도 이어졌다. 유럽 내 100여 문화 관련 단체가 제공하는 460만여 콘텐츠를 인터넷으로 살펴볼 수 있는 체계.
2014년 12월 5일부터 개인이 작품을 사이트에 올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공개 체계도 갖췄다. 2014년 12월 말 기준으로 저작권 기한이 끝난 저작물 6만1000점, 기증된 것 272점, 자유 이용이 허락된 저작물 46만 점, 공공 저작물 53만 점 등 모두 106만여 점이 제공됐다.
■공익채널
公益channel
공익성과 사회적 필요성을 헤아려 정한 방송 분야 채널. 방송통신위원회가 매년 9월 30일까지 방송채널사용자업자(PP: Program Provider)로부터 신청서를 받아 11월 20일까지 뽑는다.
뽑는 분야는 사회복지, 과학•문화진흥, 교육지원으로 나눴다. 분야별로 채널 3개씩 모두 9개를 뽑았다. 종합유선(케이블)방송사업자와 위성방송사업자는 반드시 공익 분야 채널 1개 이상을 운영해야 한다.
2013년 사회복지 분야 채널로 ‘한국직업방송’과 ‘육아방송’과 ‘법률TV’가 뽑혔다. 과학•문화진흥 분야에는 ‘아리랑TV’와 ‘예술TV 아르떼(Arte)’와 ‘사이언스TV’, 교육 지원 분야에 ‘EBS플러스1’과 ‘EBS플러스2’와 ‘EBS 잉글리시(English)’가 선정됐다. 그해 ‘복지TV’는 장애인 복지채널로 뽑혔다. 이 채널도 관련 방송사업자가 반드시 전송해야 할 대상이다.
2015년 사회복지 분야 채널에는 ‘법률TV’가 ‘소상공인방송(yesTV)’으로 대체됐다. 과학•문화진흥과 교육지원 분야 채널에는 변화가 없었다. 장애인 복지채널도 그대로였다.
뽑힌 결과가 고착화하면서 채널별 방송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는지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프로그램 편성권을 침해한다는 볼멘소리도 꾸준히 흘러나왔다.
■공중선
空中線, aerial wire
전력을 보내거나 방송•통신용 전파를 주고받으려고 공중에 설치하는 줄. 주로 전봇대에 늘여 매거나 건물에 걸친다.
방송•통신 사업용 도선(導線)이 어지러이 얽혀 도시 공해를 일으키자 국책 정비 사업이 일어났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인구 50만 이상 20개 도시를 먼저 손보고,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중소 도시로 작업 범위를 넓히는 게 요체. 이 같은 ‘공중선 정비 종합계획’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산자원부가 매년 사업 계획을 짰다.
2015년에만 3213억 원을 들려 20개 도시 안 184개 지역 5만7387개 전신주에 얽힌 어지러운 선을 손보고, 78곳의 선을 땅속에 묻기로 했다. 2013년부터 2014년 말까지 2년여 동안 정비했던 곳이 다시 어지러워져 제도상 고칠 게 많은 것으로 읽혔다.
▲공중선을 정리하는 모습과 자동차. 왼쪽부터 2016년 10월 23일 서울 강서구 가양동 겸재정선미술관 부근, 같은 해 5월 10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미즈메디병원 부근, 2015년 4월 29일 인천 남동구.
■과학기술위성 3호
科學技術衛星 -號, STSAT(Science and Technology SATellite) --,
은하(銀河)와 지구를 들여다보려고 쏜 인공위성. 무게 170㎏에 크기가 1㎥쯤(0.8m×1m×1m)에 지나지 않는다. 지구로부터 611㎞ 떨어진 태양동기궤도를 돈다.
2013년 12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2년간 은하와 지구를 바라보는 게 맡겨진 일. 한국산 위성 가운데 처음으로 근적외선 영상 카메라를 실었다. 이 카메라로 우주 기원을 알아보고 지표 온도 흐름을 들여다본다. 산불과 도시 열섬 현상도 살필 수 있다. 영상 분광 카메라도 갖췄다. 지구 수질 변화 — 오염도 ― 를 살피거나 생태 지도를 만들 때 이 카메라를 쓴다.
2013년 11월 21일 러시아 야스니에서 러시아산 우주 발사체 ‘드네프르(Dnepr)’에 실려 궤도에 올랐다. 3개월 동안 위성에 탑재한 여러 기능을 시험한 뒤 할 일을 시작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을 맡았고, 인공위성연구센터•한국천문연구원•한국과학기술원•공주대•충남대•우석대가 힘을 보탰다. 위성을 만들고 쏘는 데 278억 원을 들였다.
2014년 9월 13일 옛 소련 기상위성 ‘메테오르 1-10’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과 부딪힐 뻔했다. 2015년 1월 5일 러시아 위성 ‘코스모스 2251호’와 미국 ‘이리듐 33호’가 충돌해 생긴 20㎝짜리 조각과 출동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위성이 우주 파편과 부딪히면 주요 기능을 잃어 쓸모없게 될 수도 있다.
■구글링
googling
‘구글하기’라는 뜻을 지닌 말. 인터넷 정보 검색 사이트 가운데 하나인 구글(Google)에서 목적에 맞는 자료를 찾아내는 걸 일컫는다. ‘구글이 주는 검색용 소프트웨어 같은 걸 이용해 정보를 찾는다’는 뜻도 담겼다.
꼭 찾아야 하거나 뺄 낱말을 가리켜 정할 수 있고, 무엇을 찾아야 할지 잘 모를 때에도 미리 추천된 단어들을 이용하는 검색 체계를 갖췄다. ‘구글에서 정보 찾기’에 머무르지 않고 다른 이의 신상에 관한 내용을 찾아내는, 이른바 ‘신상 털기’ 수단으로 쓰여 사회 문제가 됐다. 특히 구글이 제공하는 검색 도구(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인터넷에서 이미 지운 것까지 찾아내는 짓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도 했다. 인터넷에서 턴 특정인의 신상 정보가 폭력•상해 사건과 마녀사냥의 씨앗이 됐다.
주민등록번호•전화번호•급여 같은 개인 정보를 훔칠 때 손쉬운 해킹(hacking) 수단으로 쓰이는 모습도 나타났다. 2003년부터 구글 검색 엔진(소프트웨어)이 지능화해 공개되지 말아야 할 정보에 접근하는 방법이 생겨났고, ‘구글링을 이용한 해킹’을 막아 주는 서비스까지 나왔다.
2014년 12월 박근혜 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인터넷에 흘러 나간 핵발전소 설계 도면을 두고 “구글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깎아내려 논란을 불렀다. 2015년 2월 한국방송공사(KBS) 기자로 뽑힌 자가 극우 폭력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에 여성을 마구 업신여겨 낮춘 게시물을 올렸던 게 구글링을 통해 밝혀져 다시금 눈길을 끌었다.
■구글세
Google稅
구글처럼 국경에 얽매이지 않고 돈을 버는 기업으로부터 거두어들이는 세금.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팔거나 지식재산권을 이용해 얻은 기업의 수익에 세금을 매기려는 뜻이 담겼다. 나라마다 판매장이나 사업소를 열지 않은 채 사업한다는 걸 내세워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기업을 막기 위해 나왔다.
2000년대 초 프랑스•영국•독일 정부가 구글의 인터넷 검색 시장 독점 현상을 두고 문제 제기를 한 뒤 세금 문제까지 불거졌다. 2010년대 들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사이 협력에 힘입어 구글 같은 다국적 기업에게 나라마다 따로 세금을 물리려는 흐름이 이어졌다.
영국 정부는 2015년 4월부터 영토 안에 사업장을 두지 않은 채 수익을 올리는 구글 같은 기업에게 매출의 25%를 세금으로 내게 하는 법률을 마련했다. 이탈리아 정부도 2017년부터 비슷한 체계로 세금을 매기기로 했고, 한국 정부도 발맞춰 움직일 것으로 보였다.
이런 흐름을 ‘자본주의 나라 사이에 100년 동안 자리 잡았던 세금 매기기 질서에 생긴 새 틈’으로 풀이하는 시각도 있다.
■국가나노기술지도
國家nano技術地圖
나노 기술(NT: Nano Technology) 개발 전략과 연구개발 투자 방향을 정하려고 한국 정부가 5년마다 짜는 지침서. 이미 개발했거나 앞으로 만들 나노 기술이 실용화하고 산업화할 수 있게 정책적으로 이끄는 게 목표다.
나노 기술 발전 흐름을 제대로 내다보기 어려운 데다 연구개발 투자 부담이 커 민간 기업이 직접 나서지 못하는 환경을 헤아려 정부가 지침서를 만들게 됐다. 나노 기술 발전에 따라 나타날 미래 사회를 내다보고, 과학기술 수준과 시장 전망 따위를 두루 헤아려 2025년까지 쓸 지침을 만들었다. 소자•소재•바이오(Bio)•공정•측정•장비 같은 나노 기술 분야의 정량적 지표를 21개 제품과 16개 산업으로 나눠 짰다. 나노반도체소자와 나노의약품 따위다.
2001년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을 짰고, 2002년 나노기술개발촉진법을 만들었으며, 2008년 4월 제1기 지도를 그렸다. 나노기술을 미래 유망 분야로 보고 정부 지원을 모으는 게 요체였다.
2014년 3월, 2025년까지 쓸 제2기 지도를 마련했다. 정부가 출연한 연구기관과 민간 연구소가 나노 관련 소재•소자•생명공학•에너지•환경•장비•안전에 걸친 핵심 기술을 개발할 때 지도를 충분히 쓸 수 있게 했다.
■국가디비
國家DB(database)
국가적으로 간수해 남기거나 쓸모가 있는 과학기술•교육•학술•문화•역사 정보 자원을 디지털로 바꿔 저장해 둔 것. 1999년부터 디비 구축 작업을 시작해 시민이 디지털 정보 자원 — 데이터 ― 을 자유로이 쓸 수 있게 터놓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보 자원의 보존 가치에 주목했던 ‘국가DB사업’ 방향을 2013년부터 사업 기회와 부가가치를 만드는 쪽으로 바꿨다. 기업이 즉시 쓰거나 해외에 진출할 수 있게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수출 마케팅 종합 정보 DB’, ‘다국어 음성 DB’, ‘한국형 효과 음원 DB’, ‘서울 유동 인구 DB’ 들이다. ‘외규장각 의궤 DB’, '고려청자 DB‘, ‘해방 전후 항공사진 DB’ 들도 눈길을 모았다. 관련 정보 자원의 민간 이용을 늘리기 ‘지식정보자원관리계획’을 마련하고, 분야별 디비 발굴 협의체도 만들었다.
2014년 12월 디비 이용 사례를 ‘미래를 열어가는 데이터 세상’에 담아 자랑했다. 특히 점심시간에 서울 종로구 덕수궁길을 걸어 다니는 시민이 5530명이나 되는 것(데이터)을 헤아려 그 길을 ‘점심시간 보행 전용거리’로 2014년 5월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시범 운영한 사례를 내세웠다. 데이터를 따로 쌓지 않아도 덕수궁길은 본디부터 점심시간에 보행 인구가 많았던 터라 알맞은 사례였는지 의문시됐다. 사업이나 일상생활에 실제로 쓰기에 알맞은 사례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국민신문고
國民申聞鼓
정부에 바라는 바와 의견을 내놓거나 공익에 해로운 일을 알릴 수 있는 통신망 체계를 가리키는 말. 국민권익위원회가 인터넷 누리집(epeople.go.kr)을 따로 두고 운영한다.
정부 기관 때문에 불편하거나 나랏돈이 헤프게 쓰이는 걸 알리는 곳. 누리집에 오른 여러 알림은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주요 공공기관에 이어져 마무리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41개 중앙행정기관의 ‘2015년 국민신문고 운영 종합 평가’를 했더니 검찰이 66.7점으로 꼴찌였다. 2015년에만 190만 건이 누리집에 올랐는데 일부 공무원이 누가 신고했는지를 드러나게 해 신고한 사람을 어려움에 빠뜨린 일이 생겨 문제가 됐다.
■국방헬프콜 1303
國防helpcall ----
군대에서 어려움에 처한 군인이나 그의 가족이 도움을 얻어야 할 때 걸 수 있는 전화. 군대에서 겪는 어려움과 범죄•성폭력을 알리거나 사업 비리 알림 체계를 갖췄다.
2013년 8월 1일부터 국방부가 운영했다. 이런 체계를 믿고 기대는 군인이 적어 제구실을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2015년 7월 성추행을 당한 군인이 전화했음에도 4개월 동안이나 도움을 받지 못해 이름만 그럴듯하고 실속은 없는 체계라는 비판에 맞닥뜨리기도 했다. 2015년 상반기 신고•상담 전화 1만8000여 건 가운데 관련 부대로 대책이 이어진 게 6.2%에 지나지 않아 실효성에 의심을 샀다.
2016년 1월부터 7월까지 신고•상담 수가 3만2094건으로 월평균 4585건에 이르렀다. 상담원이 2016년 7월 기준으로 15명에 지나지 않아 한 사람마다 월평균 353건씩 신고•상담을 맡아야 했다.
▲2016년 12월 26일 서울 양화교 아래쪽에서 본 인공폭포 위 ‘국방헬프콜’ 알림판. 군부대가 없는 곳이어서 알림 효과가 있을지 의문스럽다.
■국제우주전파환경서비스
國際宇宙電波環境service, ISES(International Space Environment Service)
우주 전파 환경 변화를 미리 알려 주는 국제 협력 체계이자 기구. 주로 태양 흑점 폭발에 따른 우주 전파 환경 변화를 예•경보한다. 1962년 설립됐고 미국 콜로라도 볼더에 본부를, 세계 14개 국가에 지역경보센터(RWC: Regional Warning Center)를 뒀다.
지역경보센터 가운데 미국 해양대기청 소속 우주날씨예측센터(SWPC: Space Weather Prediction Center)가 각 지역경보센터 데이터를 모은 뒤 나누어 준다. 한국은 국립전파연구원의 우주 전파 환경 관측 경험과 제주 우주전파센터를 발판으로 삼아 2011년 11월 들어갔다. 국립전파연구원은 2012년 태양 흑점 폭발에 따른 다섯 단계 경보 절차를 널리 알린 데 이어 그해 11월 프랑스•영국•미국과 함께 ‘지구자기장 교란 관측’을 시작했다.
■국제우주정거장
國際宇宙停車場, ISS(International Space Station)
지구 위 350 ~ 380㎞ 사이에 뜬 채로 사람이 머물며 땅•바다와 우주를 살피고 여러 실험을 하는 곳. 러시아와 미국을 비롯한 16개 나라가 1998년부터 함께 만들었다.
1998년 11월 러시아가 만든 첫 조각(module) ‘자리야(Zarya)’, 그해 12월 미국이 만든 두 번째 조각 ‘유니티(Unity)’를 쏴 하나로 묶었다. 2010년까지 40여 개 조각을 더 묶어 길이 58.2미터, 높이 27.4미터, 무게 47만1736㎏짜리 국제 정거장이 됐다.
1시간에 2만7740㎞쯤 날아가는 속도로 지구 한 바퀴를 90분여 만에 돈다. 7 ~ 10명쯤 머무를 수 있고, 6개 실험실을 갖췄다. 정거장에 머무는 우주인과 아마추어 무선국 ‘햄(ham)’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2008년 4월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 씨도 햄으로 우주에 있는 느낌을 알렸다.
2016년까지 쓰기로 했던 걸 2024년으로 늘렸다. 그 뒤로는 중국 정부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만들겠다는 우주정거장 ‘톈허(天和)’만 남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원자력정보시스템
國際原子力情報system, INIS(International Nuclear Information System)
원자력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공유하는 국제 체계. 학술•학위 논문, 회의 자료, 연구 보고서 들을 모아 놓았다. 핵물리학뿐만 아니라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쪽 정보를 함께 품는다.
2013년까지 원자력 관련 데이터 362만3201건을 모았다. 프랑스에서 올린 데이터가 6823건으로 가장 많았고 독일(5316건), 일본(5064건), 한국(4455건)이 뒤를 이었다.
2014년 4월 기준으로 128개 나라 정부와 24개 국제기구가 회원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인터넷 홈페이지(www.iaea.org/inis)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국제 위성 전용회선
國際 衛星 專用回線
인공위성을 거쳐 이용자가 원하는 두 지점 간이나 여러 지점을 이어 쓰는 국제 전기통신 전용회로. 나라 간 이동통신 서비스와 방송 중계에 쓴다. 특정 기업이나 언론사가 서비스 제공 사업자와 회선 임대차 계약을 맺은 뒤 전용한다. 회선을 혼자서만 쓰기 때문에 빨리 안정적으로 접속할 수 있다.
1998년 9월 데이콤이 ‘인텔샛’과 ‘팬암샛’을 이용해 한국과 미국을 잇는 위성 전용회선 서비스를 한국에 처음 내놓았다. 2012년 9월 온세텔레콤 위성 전용회선 서비스를 통해 KBS월드의 고선명(HD: High Definition) 방송 프로그램이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에 퍼졌다.
2011년 한국과 유럽연합(EU)이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방송 중계에 쓰는 위성 전용회선 서비스의 월경(越境) 공급 협정에 대한 정부 승인 절차가 면제됐다. 방송사업자 간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방송 관련 음성•데이터•영상 따위를 인공위성을 이용해 제공하는 것으로 승인 면제 대상을 제한했다.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을 맺었더라도 규제 당국이 지정한 외국이 아닐 때에는 승인을 받아야 한다. 2013년 8월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 승인 절차와 대상을 정했다.
■국제전기통신규칙
國際電氣通信規則, ITRs(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Regulations)
전화나 인터넷 같은 전기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때 갖추기로 약속한 국제 법칙. 국제전기통신연합(ITU: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협약에 딸린 규칙이다. 기본적인 통신 설비 규칙과 요금을 물리고 계산하는 질서 따위를 정해 뒀다.
2012년 12월 3일부터 14일까지 12일 동안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국제전기통신세계회의(WCIT: World Conference on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가 열려 24년 만에 규칙을 고쳤다. 1988년 규칙을 바꾼 뒤 처음 열리는 회의였다. 이 회의 전에는 전기통신 서비스 선진국과 후발국 간 생각이 달라 제반 규칙을 고치지 못했다.
2012년 회의에는 193개 ITU 회원국 대표 1500여 명이 참석해 국제전화 요금 정산, 이동통신 국제 로밍(roaming), 발신자 번호 표시에 얽힌 새 규정을 마련했다. 인터넷 기술 개발과 관리 체계를 둘러싼 나라 간 논쟁도 일었다.
■국제전기통신연합
國際電氣通信聯合, ITU(International Telecommuncation Union)
국제연합(UN) 정보통신 전문 기구. 국제노동기구(ILO)•유네스코(UNESCO)•국제통화기금(IMF)처럼 UN 협약 아래 정보통신 분야 국제 협력을 꾀한다.
1865년 5월 17일 세워졌고, 스위스 제네바에 사무국을 뒀다. 회원 나라가 193개에 이르고, 750여 기관이 민간 회원으로 움직인다. 세계 방송•통신 전파(주파수) 대역을 갈라 나누고, 전기통신 관련 표준화를 다그쳐 나아가게 하는 게 주로 하는 일이다. 개발도상국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지원해 선진국과의 정보 격차를 줄이는 것도 주요 과제다. 업무와 과제에 따라 전파(ITU-R), 표준화(ITU-T), 개발(ITU-D)로 실무 조직을 나눴다. 세 조직의 장과 함께 사무총장•차장을 4년마다 뽑아 집행부를 짠다.
한국은 1952년 1월 31일 들어갔고, 1989년부터 2014년까지 6차례(24년) 이사국으로 움직였다. 한국은 2014년 10월 20일부터 11월 7일까지 3주일 동안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ITU 전권 회의(Plenipotentiary Conference)’에서 다시 이사국에 뽑혔다. 잇따라 7차례 뽑힌 거였고, 새 임기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동안.
이사회(Council)는 48개 나라로 짜였다. 아시아 태평양과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13개씩 모두 39개국, 미주에서 9개국을 뽑는다. ITU의 주요 정책 의제, 재정, 운영 계획을 헤아려 승인하는 연례 회의체로 해마다 7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다. 이사국이 여러 쟁점에 큰 힘을 미치기 때문에 선거에 뽑히려는 경쟁이 뜨겁다.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권 회의
國際電氣通信聯合 全權 會議, ITU Plenipotentiary Conference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맡겨진 일을 책임지고 처리할 일체의 권한을 가진 모임. 4년에 한 번씩 모여 여러 정책과 재정 계획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다.
세계 정보통신 분야 기술•정책 흐름을 이끌 ITU 사무총장•차장과 표준화•전파•개발 쪽 국장 같은 선출직 5명을 뽑는 것도 핵심 의제다.
한국은 2014년 제19차 모임을 끌어 들여 2014년 10월 20일부터 11월 7일까지 3주일 동안 부산 벡스코에서 열었다. 이를 부산에 끌어 들이려고 2010년 멕시코 과달라하라 전권 회의에서 ITU 개발국장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2014년 부산 회의에는 170개 나라에서 3000여 명이 참가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기후 변화 문제를 두고 정보통신기술(ICT)이 할 일을 논의했다. 인터넷 공공 정책, 사이버 보안, 온라인 어린이 보호, 장애인의 정보통신기술 접근성 확보 따위도 의제로 다뤘다.
■국제정보올림피아드
國際情報olympiad, IOI(International Olympiad in Informatics)
정보 과학(Informatics) 쪽에 특별한 기술이나 기능을 가진 학생들이 한데 모여 시험을 치르는 대회. 컴퓨터 프로그램 문제를 푼다. 컴퓨터에 재능을 보이며 깊이 파고드는 학생을 돕고, 나라 사이에 정보 과학 교육 체계가 막힘없이 들고 나는 걸 꾀한다. 20세 아래 청소년 간 사이가 좋아지고 여러 정보를 주고받게 하는 게 목표다.
1989년 불가리아에서 처음 열렸다. 해마다 나라를 돌아가며 대회를 연다. 나라마다 20세 아래 중•고등학생 4명씩 대회에 나선다. 영어를 쓰며 대회를 연 나라나 ISC(International Scientific Committee)가 문제를 낸다. 참가한 학생의 50% 안에서 금•은•동메달을 준다.
한국 학생은 1992년부터 참가했고, 2002년엔 경기도 용인에서 열렸다. 2014년 7월 13일부터 20일까지 여드레 동안 타이완 타이베이에서 80개 나라 청소년 311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제26회 대회에서 한국 학생은 금메달 2개, 은메달과 동메달을 1개씩 따 6위 성적을 달성했다고 박근혜 정부 미래창조과학부가 자랑했다. 2013년 7월 6일부터 13일까지 여드레 동안 호주 브리즈번에서 80개 나라 청소년 299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제25회 대회에서 3위를 기록한 데 이어 10위 안 성적을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성적을 내려고 옛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는 대학생으로 하여금 경시(競試) 비법을 청소년들에게 일대일로 전해 주게 했다고도 밝혔다.
청소년 친선 대회를 두고 순위를 집계하고, 순위를 올리려고 경연 비법까지 전하며, 보도 자료를 내어 널리 홍보하는 한국 정부의 행위가 전근대적이었다.
■국제 해적당
國際 海賊黨, PPI(Pirate Party International)
인터넷 정보 — 파일 ― 을(를) 함께 소유하고 자유로운 이용을 좇는 정치 조직. 저작권과 특허 규제를 풀고, 사생활을 잘 보살펴 돌보자고 주장했다. 각국 정부에 투명한 행정 체계를 굳게 세울 것도 꾸준히 요구했다. 당원 간 토론과 투표로 정책을 정한다.
2006년에 나온 스웨덴 ‘해적당(Piratpartiet)’이 시조. 스웨덴 해적당은 당원이 5만여 명에 달하는 제3 규모 정당이다. 정당 안 ‘청년 해적(Ung Pirat)’도 스웨덴 최대 청년 정치 조직으로 컸다. 네덜란드•독일•덴마크•핀란드 같은 곳으로 해적당이 퍼졌고, 2009년 독일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큰 성과를 거둬 눈길을 끌었다. 이런 흐름을 타고 2010년 4월 ‘PPI’가 태어나 22개 나라에 해적당 깃발이 올랐다. 2011년 48개 나라로 세를 불렸고, 독일 베를린 지방선거에서 당선자가 15명이나 나왔다. 한국에서도 2012년 총선 흐름을 타고 창당이 추진돼 관심을 모았다.
2012년 이후로 독일 해적당 지지율이 2%대로 떨어진 데다 2014년 들어 스웨덴 해적당마저 지지 기반이 약해져 주춤거렸다.
■국회톡톡
國會toktok
누구나 법률 제정안을 내놓을 수 있는 인터넷 체계. 한 시민이 내놓은 생각에 여러 사람 뜻을 더한 뒤 관심 있는 국회의원을 묶어 함께 법률로 만들어 내는 짜임새다.
2016년 10월 6일 누리집(toktok.io)을 열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민이 내놓은 새 법률안을 지지하는 사람이 1000명을 넘으면 관련 문제를 다루는 국회 상임위원(의원)들에게 알린 뒤 2주 동안 기다렸다. 관심이 있는 국회의원이 나오면 뜻이 같은 시민과 함께 법률을 만들어 정하게 했다.
국회의원이 시민 제안을 받아들여 상임위원회에 법률안을 내놓는 과정을 인터넷에 널리 터놓았다. 인터넷에서 관련 소프트웨어가 움직일 수 있는 하드웨어 얼개도 함께 터놓았다.
정치 기획사 와글, 인터넷 개발자 조합 빠흐티, 재단법인 더미래연구소가 만들었다.
■굿바이 학교폭력
goodbye 學校暴力
2011년 12월 이명박 정부 교육과학기술부가 만들어 널리 대어 준 학교폭력 예방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학교폭력 관련 자료와 최신 정보를 살펴보고, 언제나 신고•상담할 수 있게 했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학생이 긴급전화를 이용해 간단히 구조를 요청할 수 있는 게 핵심 기능이었다. 학생이 스마트폰 문자메시지로 구조를 청하면 발신자 위치가 자동으로 입력되는 방식이었으나 1년 9개월여 만에 사라졌다.
2013년 9월 박근혜 정부 교육부가 ‘스톱불링(StopBullying)’이라는 이동통신용 인터넷 사이트(m.stopbullying.or.kr)를 새로 만들어 옛 애플리케이션을 대신했다. 학생 신분이 드러나는 걸 걱정하지 않은 채 학교 폭력 사태를 신고하거나 상담할 수 있게 하고, 폭력을 미리 막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옛 애플리케이션과 ‘스톱불링’을 얼마나 썼는지, 학교폭력을 미리 막는 효과가 있었는지 따위가 집계돼 공개되지는 않았다.
■그래핀
graphene
탄소를 얇게 펼친 소재. 두께가 0.2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에 지나지 않는다. 머리카락을 1000만 번쯤 쪼갠 것에 버금가는 두께. 그게 얼마나 얇은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지만 강철보다 200배 이상 단단하다.
특히 구리보다 100배나 빨리 전기가 흐르고,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빠르게 전자를 옮긴다. 이런 특성에 힘입어 실리콘 반도체를 바탕으로 삼는 컴퓨팅 체계를 크게 바꿔 놓을 것으로 보였다.
빛이 98% 넘게 통과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투명한 컴퓨터 화면(디스플레이)을 나타낼 수 있어서다. 필름으로 만들면 둘둘 감거나 접을 수 있고, 잡아당겨 늘일 수도 있어 앞으로 쓰임새가 많아질 것으로 보였다. 궁극적으로는 얇은 투명 막(디스플레이) 한 장으로 고성능 컴퓨터 구실을 해 낼 것이다. 소재를 많이 만들어 내는 체계를 세우는 게 해결할 문제다.
2030년쯤 관련 시장 규모가 6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헤아려졌다. 2015년 2월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2025년까지 관련 산업과 시장을 17조 원대로 키우겠다고 호기롭게 말했다. 말처럼 이룰 확률이 높지 않아 보였다.
■그리드 패리티
grid parity
석유•석탄 따위를 쓰는 화력발전과 태양•바람 같은 걸 이용하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의 원가가 같아짐. 기술 발전이 더뎌 비용 부담이 컸던 신재생 에너지 발전이 경제성을 갖추는 시점으로 여겨진다.
2012년 10월 태양광 발전소 설치비가 1와트(W)마다 1달러로 떨어져 눈길을 모았다. 설비 시공비를 포함해 3~4달러였던 모든 값이 1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당장 지구에 닿는 햇볕 양이 하루 6시간을 넘는 아프리카 북부나 미국 남부 등지에서 태양광 발전과 화석 연료를 이용한 발전 원가가 같아질 것으로 보였다. 태양광 발전소 설치 비용이 1와트마다 1달러 아래를 유지하면 하루 평균 일조량이 3.6시간인 한국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헤아려졌다. 3kW짜리 가정용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다면 관련 비용이 약 330만 원으로 3~4달러일 때보다 70%나 싸다.
2015년에도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용이 계속 떨어졌으나 기름값도 떨어져 원가가 같아지는 때를 늦출 것이라는 걱정을 낳았다.
■그린 데이터 센터
Green Data Center
운영비를 낮추고 에너지 효율을 높인 인터넷 데이터 센터. 친환경 에너지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
센터 총전력량을 정보통신기술(ICT) 장비의 전력량으로 나눈 값인 ‘PUE(Power Usage Effectiveness)’를 비교 지수로 쓴다. 한국 내 인터넷 데이터 센터의 평균 PUE는 ‘2.3’인데 친환경 관리 체계를 갖추면 ‘1.8’이 될 것으로 보였다. 전력을 22%쯤 덜 쓴다는 뜻.
한국 내 인터넷 데이터 센터가 1년 동안 쓰는 전력량은 2012년 기준으로 20억㎾h에 이르렀다. 춘천시가 1년 동안 쓰는 전력량의 두 배였는데, 친환경 관리 체계를 갖추면 매년 4억4000만㎾h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런 흐름이 친환경 에너지 절약형 센터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이명박 정부 방송통신위원회가 친환경 에너지 절약형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지침을 마련했다. 데이터 센터 내 전기 시설이나 온도 조절 시설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방법을 지침에 담았다. 한국과 유럽연합이 2010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함께 내놓은 ‘그린 데이터 센터 구축 국제 표준(ITU-T L.1300)’과 지침 내용이 같다. 이 지침에 따라 데이터 센터를 만들면 매년 전력 4억4000만㎾h를 줄여 약 440억 원을 아끼는 효과가 나는 것으로 풀이됐다.
2013년 1월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 여섯 곳이 그린(green) 센터로 인증됐다. KT 목동•분당 IDC, LGCNS 상암 IT센터, SKC&C 대덕데이터센터, LG유플러스 논현•서초 IDC 들이다. LG유플러스와 KT 같은 통신사업자가 친환경 에너지 절약형 데이터 센터를 짓는 데 적극적이었다. 2015년 7월 LG유플러스는 경기 안양에 총면적 8만5547㎡로 축구장 12개에 견줄 친환경 데이터 센터를 열었다.
■그린 인터넷 인증
green internet 認證
인터넷 중독을 미리 막고 없애는 데 쓰일 대책을 해 둔 정보통신서비스에 주는 한국 정부의 중명 표시. 박근혜 정부 안전행정부가 2013년 11월에 안을 세워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2014년 5월부터 인증을 내줬다.
반드시 지켜야 할 14개 지표와 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의 자율적인 노력 여부를 헤아리는 24개 기준에 따라 인증했다. 유효 기간은 2년. 2014년 10월 SK브로드밴드 ‘B인터넷’, 대전교육정보원 ‘대전사이버학습’, 전북교육연구정보원 ‘전북e스쿨’, 모아진 전자잡지가 첫 인증을 받았다. 그해 두 차례 인증을 낼 계획이었으나 1회에 그쳤다. 2016년 말까지 인증을 내준 게 6곳에 지나지 않았다. 시작하지 않느니만 못했다.
■근거리 무선통신
近距離 無線通信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맞닿지 않은 채 전자기파에 정보 — 데이터 ― 를 담아 전하는 통신. 휴대폰이나 태블릿 PC 같은 통신 기기에 두루 쓰인다. 손을 쓰지 않은 채 휴대폰으로 통화하거나 정보기기끼리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으로 기능이 제한적이었는데 기술이 발달해 비접촉식(contactless) 결제 분야로 쓰임새를 넓혔다.
여러 형태가 있되 블루투스(Bluetooth)•와이파이(WiFi)•지그비(Zigbee)• 엔에프시(NFC: Near Field Communication)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블루투스는 상대적으로 일찍부터 폭넓게 쓰였다. 와이파이는 3세대(Generation) 이동통신 서비스가 대중화하면서 공공 ‘무료 무선 인터넷 이용 구역’에 적용돼 시민과 가까워졌다. 지그비는 적은 전력으로 오래가는 게 장점. 가정이나 사무실 안 무선 통신 체계로 쓰였다.
NFC는 2011년 초부터 새롭게 주목받은 기술. 이동통신사업자뿐만 아니라 신용카드회사, 은행, 자동차기업이 관심을 기울이면서 지갑과 열쇠 대신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구글•애플•노키아•리서치인모션(RIM)•버라이즌와이어리스•AT&T 같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마스터카드•시티그룹 같은 곳과 함께 NFC를 이용한 모바일 결제 체계를 시장에 내놓았다. 2015년엔 이 기능을 갖춘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기도 했다.
■글로벌스타
Globalstar
지구로부터 1414㎞ 떨어진 곳에 띄운 48개 저궤도(200~6000㎞) 위성을 이용해 내주는 국제 이동통신 서비스 이름. 단말기 하나를 들고 세계 어디서든 통화할 수 있게 남•북위 70도 안쪽을 서비스 권역으로 품는다. 인공위성을 쓰기 때문에 사막 같은 곳에서도 통할 수 있다.
1994년 프랑스텔레콤•보다폰에어터치•알카텔•퀄컴을 비롯한 12개 사업자가 42억 달러를 들여 사업을 시작해 1998년 첫 위성 4기를 쐈다. 한국에서도 데이콤과 현대전자가 사업을 같이했으나 통신 서비스 체계 유지비가 많이 든 탓에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2010년 10월부터 2013년 2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글로벌스타 2세대 위성 24기를 궤도에 올렸다. 2세대 위성은 2028년까지 쓴다.
2014년 2월 글로벌스타용 위성을 무선 통신 매개체로 쓰는 ‘샛파이(Sat-Fi: Satellite-Fidelity)’ 기술이 널리 쓰이리라는 얘기도 나왔다. 이용료가 싸지면 비행기나 배에서 이 기술을 통해 인터넷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금융주소 한번에
金融住所 -番-
이용자가 금융 기관 한 곳에 사는 곳 주소가 바뀐 걸 알리면 그가 거래하는 모든 금융사에 등록된 주소를 한꺼번에 바꿔 주는 체계를 일컫는 말.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회사와 투자회사와 보험회사 따위에도 이어졌다. 2016년 1월 18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가비트 시티 챌린지
Gigabit City Challenge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밀어붙인 광대역 통신망 구축 계획 가운데 하나. 2015년까지 50개 주에 1초마다 데이터를 1기가비트(Gb)씩 보낼 수 있는 통신망을 갖춘 도시를 1개 이상 만드는 게 목표였다. 2013년 1월 율리우스 게나촙스키 연방통신위원회(FCC: 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 위원장이 계획을 내보였고, 그해 5월 톰 휠러가 바통을 이었다.
2010년 3월 오바마 행정부는 1초마다 데이터를 4메가비트(Megabit)씩 보내는 정도에 지나지 않은 미국 내 1억 가구의 인터넷 빠르기를 2020년까지 100Mb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국가 광대역통신망 구축 계획(NBP: National Broadband Plan)’의 일환이었고, 이를 앞당기는 게 1기가비트짜리 통신망을 갖춘 도시였다. 2014년 9월 코네티컷 주의 웨스트하트포드, 뉴헤븐, 스탬포드가 기가비트 통신망 짜기에 나섰고, 그해 13개 주 40개 도시에서 빠른 인터넷을 쓸 수 있게 됐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0년 기준으로 1400만여 미국 시민이 광대역 통신망에 접속하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려고 ‘NBP’를 세웠다. NBP로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 성장의 밑거름으로 쓸 생각이었다. 결실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따로 내보이지 않았다.
■기가시티
Gigacity
정보(데이터)를 1초에 10억(기가•giga) 비트(bit) 이상 보내는 인터넷 이용 체계를 갖춘 도시. 초고선명(UHD: Ultra High Definition) 다채널 텔레비전처럼 화질이 좋고 접속이 빠른 인터넷 환경을 시민 생활 가까이에 알맞게 나눠 둔 곳을 일컫는다.
2012년 4월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CJ헬로비전, 티브로드를 시범 사업자로 뽑아 서울•대구•부산•세종시와 여수엑스포타운 안 5500여 가구에 ‘기가 인터넷’을 내줬다. 속도가 빠른 인터넷뿐만 아니라 안경 없는 다(多) 시점 삼차원 디지털 사이니지(Signage), 클라우드(cloud) 컴퓨팅 기반 크로스(cross) 플랫폼 미디어 따위를 곁들였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바통을 이어받아 2013년 말까지 28개 도시에 기가 인터넷을 시범적으로 설치했다. 2014년 5월에는 서비스 지역에 과천•춘천•천안•남원•목포•포항•진주를 비롯한 23개 도시를 더했다. 도시 안 8200여 가구에 데이터 전송 속도가 1기가bps(bit per second)인 유선(wire) 인터넷을 제공했다. 가장 빠를 때 데이터 전송 속도가 0.4기가bps인 선 없는 인터넷 서비스도 덧붙였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7년까지 전국 85개 도시에 ‘기가 인터넷’을 넣기로 했다. ‘기가 코리아’라는 국책 사업의 일환이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 동안 국고 4125억 원과 민자 1376억 원을 합쳐 모두 5501억 원을 투자한다. 빠른 통신망으로 사람과 모든 사물을 잇겠다는 게 목표.
■기가 와이파이
giga WiFi(Wireless Fidelity)
1초마다 데이터를 10억비트(Gb•Giga bit) 넘게 보내는 선(wire) 없는 인터넷 접속 체계.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가 정한 선 없는 인터넷 접속 표준인 ‘802.11ac’에 맞춰 통신망을 짠다.
2013년 4월 한국에 데이터 최고 전송속도가 1.3Gbps인 와이파이 서비스가 등장했다. 옛 와이파이 표준인 ‘802.11n’에 맞춘 서비스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4배쯤 빨랐다. 한국 내 이동통신 제1, 제2 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가 새로운 와이파이 서비스를 선보였다. 두 사업자는 자동차 흐름이 많은 곳과 눈에 띄는 큰 건물처럼 데이터 통신량 — 트래픽(traffic) ― 이 많은 지역에 기가 와이파이 이용 체계를 먼저 만들었다.
2015년 2월 KT가 가정에서 다달이 3000원을 내고 쓰는 기가 와이파이 상품을 내놓았고, 그해 3월엔 충남대학교가 학교 안에 기가급 선 없는 인터넷 접속 체계를 쓸 수 있게 했다.
■기간통신사업자 회계 보고
基幹通信事業者 會計報告
KT와 SK텔레콤 같은 기간통신사업자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사업 영역(역무)의 상황을 알리는 일. 사업 상황을 반드시 알려야 할 사업자와 알릴 때 쓸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해 뒀다.
재무상태, 손익계산서, 영업통계, 역무별 영업수익명세, 판매영업비명세 따위다. 일정 기간마다 ‘영업보고서’를 내고, 관련 장부와 근거 자료도 마련해 둬야 한다. 공공 자원인 전파(주파수)를 자기 회사의 이익을 채우는 데 쓰는 데다 국가 통신 체계의 중심(기간)이기 때문에 져야 할 의무.
2012년 11월 이명박 정부 방송통신위원회가 회계 보고 의무를 느슨하게 했다. 방통위는 통신 시장 환경이 바뀐 데 따른 조치라고 주장했다. 재무 상태를 알리고 손익계산서를 내는 것으로 전체 회계 보고를 갈음할 수 있는 사업자 기준을 매출액 ‘100억 원 아래’에서 ‘300억 원 아래’로 낮췄다. 중견 통신사업자의 회계 보고 부담을 줄여 주겠다는 뜻이었다.
더불어 4세대(Generation) 이동통신인 ‘엘티이(LTE: Long Term Evolution)’ 사업 회계를 따로 나눠 알리게 했다. 가상 이동통신망 사업자(MVNO: 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가 나타난 데 맞춰 옛 이동통신사업자의 망 도매제공수익도 따로 보고하게 했다.
■기능성 게임
技能性 game, serious game
교육•훈련•치료•운동 같은 기능성을 헤아린 게임. 가상현실 효과를 쓴 군사 훈련 게임이 본류였는데 2000년대 들어 여러 곳으로 넓어졌다. 상업적으로 성공할 만한 것도 나왔다. 특히 교육과 운동 쪽 게임이 늘었다.
미국 법무부가 만든 ‘아이시빅스(iCivics)’가 대표적인 사례. 시민이 알아야 할 법규를 알기 쉽게 풀어 주는 게임이다. 미국 50개 주 학교에서 교재로 썼다.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 주는 것으로 나타나 여러 분야 학습 교재로 만들어졌다.
한국에서도 관련 사업체가 늘자 경기도와 성남시가 2009년부터 해마다 ‘경기기능성게임페스티벌’을 열었다. 가족과 함께하는 게임 잔치를 열어 수요를 만들고, 기업에게 새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게 목표. 2013년 행사 이름을 ‘굿게임쇼’로 바꿨다가 2016년 ‘플레이엑스포(PlayX4)’로 한 번 더 바꿨다. 이름이 바뀐 뒤로 행사 공익성 빛도 바랬다.
■기상청 동네예보
氣象廳 --豫報
한국을 가로세로 5㎞짜리 네모 3만7697곳으로 나눠 그곳 — 동네 ― 날씨를 미리 알려 주는 체계. 3시간을 하나치로 삼아 비 올 확률과 양, 기온, 바람 부는 쪽과 빠르기, 습도를 미리 알려 준다.
2005년 10월 31일 시작했다. 시민이 사는 집에서 가까운 곳의 이틀 치 날씨를 3시간마다로 나눠 알아볼 수 있어 눈길을 모았다.
■기술사
技術士
기계•에너지•통신•전기•전자•정보처리•환경•교통처럼 시민 생활과 나라 산업에 가깝게 맞닿은 22개 기술 쪽 지식을 갖추고 일에 맞춰 쓸 수 있는 사람. 나라가 검증하는 최고 기술 자격이다.
1963년 첫 시험을 치렀다. 공과 대학을 나온 뒤 6년간 실무 경험을 쌓았거나 ‘기사(技士)’로서 4년간 일한 사람에게 응시 자격을 줬다.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원자력기술원, 한국광해관리공단,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자격을 검정했다.
해마다 2월 26일을 ‘기술사의 날’로 정해 기렸다. 기술 발전에 많은 땀과 수고를 들인 이를 뽑아 과학기술 훈장, 대통령 표창 따위를 줬다. 2013년에는 18대 대통령 선거(2012년 12월 19일)에 따른 박근혜 정부 출범(2월 25일)과 조직 바꾸기에 밀려 제49회 기념행사를 8월 23일에야 열었다. 2014년 제50회, 2015년 제51회, 2016년 제52회 ‘기술사의 날’은 다시 2월 26일에 기렸다.
한국기술사회(Korean Professional Engineers Association)가 미래창조과학부 후원을 얻어 행사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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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마스 패스파인더’로부터 ‘밀리미터파’까지 42개 (0) | 2017.01.22 |
[ㄹ] ‘라온’부터 ‘립덥’까지 20개 (0) | 2017.01.19 |
[ㄷ] ‘다누리’로부터 ‘딥젠고’까지 47개 (0) | 2017.01.14 |
[ㄴ] ‘나노리모’로부터 ‘뉴호라이즌스’까지 16개 (0) | 2017.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