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열 지음. 걷는사람 펴냄. 2018년 3월 23일 1판 1쇄.
피로 얼룩진 우리들의 사월이
끝내 내릴 수 없는 깃발임을
그대는 진실로 아는가
-‘그대는 진실로 아는가’, 12쪽.
하늘이 노랗고 게거품 물면서라도 물질은 간다
-’조천 할망’, 20쪽.
사월의 바람은
4·3의
횃불과 죽창
그리고 미친 가슴을 싣고 같 바람은
어느 외진 땅 사람 없는 곳에서
회한의 얼굴들을 되씹고 있는지
낮게 어둑진 하늘
한꺼번에 닥쳐올 바람은
감히 아물지 못하는
사십 년의 상처를 어디로 싣고 갈는지
피어보지도 못하고 짓밟힌 꽃망울
어디로 싣고 가려는지
꽃 진 자리
동박새 울음도 들리지 않고
진초록 이파리 눈부실 무렵
아무런 미련 없이
툭
툭
당당하게 지는 꽃
그래도 살아
아,
선연하게 살아
퀭한 눈 부라리고
가만히 아우성치는
바람도 비껴 선 자리
동백꽃
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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