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이기자 — 해고 르포르타주

사람 잡을 마이너 F

eunyongyi 2017. 6. 24. 14:44

사장이 시키면 사람이라도 잡을 성싶은 자. F. 무엇이 옳고 그른지 생각할 것 없이 그저 명령이나 따라 좇기에. 흥. 부당 해고된 노동자와 눈 맞추며 비웃는 자. 툭. 부당 해고된 노동자 손팻말을 어깨로 치고 가는 자. 끙. 제 말 — 실제로는 사장 뜻 ― 듣지 않는 노동자가 못마땅해 두고두고 겨눠 둔 채 앓는 자.

내 그자를 ‘선배’라 부른 날 많았으니. 참. 속 메스꺼워 자꾸 게울 것 같네. 음. ‘열흘 붉은 꽃 없다’고 대어 볼 만한 자 아닌지라 그저 ‘사냥 끝나 주인에게 삶아 먹힐 듯하다’는 정도로 말해 둬야겠다.

“내 좀 묻자. 넌 여전히 윗사람이, 사장이 잘못됐더라도 아랫사람이 따라 주는 게 옳다고 생각하니? 그리 살면 늘 편하고 걱정 없어 좋더냐?”

아, 내 너를 ‘너’라 불러 네 마음이 조금 다칠까 걱정이다만. 허나 어쩌랴. 내 너를 ‘선배’라고 부른 여러 날이 메스꺼울 만큼 네가 나와 여러 노동자에게 나쁜 짓 많이 한 터라 도무지 그리 부르진 못하겠네그려. 상욕 들어먹지 않아 그나마 낫다고 여기길 바라네. 특히 네가 ‘그동안 여러 노동자에게 무슨 짓을 어찌했는지’ 곰곰 돌이켜 보기를 내가 바란다는 걸 잊지 말게나. 그럴 리 있을지, 그런 날 올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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