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신문에서 여러 자질구레한 심부름을 하는 D. 공인노무사가 왜 그리 사는지. 이러니저러니 할 것 없이 쯧쯧쯧, 쯧쯧. “넌 사람답게 함께 사는 세상이 열리더라도 어울리기 힘들 성싶네.”
D. 마이너 신문 사장으로부터 다달이 얼마를 받는지 모르겠는데 “네 잔심부름 때문에 노동자 울었지.” 땀 흘려 함께 일하지는 못할망정 사장 잔심부름꾼 되어 노동자 눈에 피눈물 맺게 하다니. “넌 딱 마이너 신문에 머물고야 말, 그저 그곳에 어울리고야 말겠구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죽어 나간 생때같은 내 누이 네 형 같은 노동자를 기리는 공인노무사. 그 노동자 가족과 슬픔 나눌 줄 아는 공인노무사. 더는 분하고 답답히 죽어 나갈 노동자가 없게 하려 땡볕 비바람 아래 한뎃잠 자는 공인노무사. 그분들처럼. “네 가슴에도 노동자 곁에 감도는 따뜻한 바람 깃들 날 있을까.”
D. 더 울리지 마라. 노동자. 사람. 피눈물 쏟은 노동자, 네 이름 네 얼굴 가슴에 새겨 뒀다. 되새기려. 되새김할 까닭? 내가 알고, 네가 더 잘 알 터.
“널(D). 너 같은 공인노무사를. 잊지 않겠다. 나를 위해. 가슴 따뜻한 여러 노동자를 위해. 뒷날 노동자 될 이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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