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년쯤 기자로 산 꼴 때문인지 나는 내 글을 두고 나름으로 버팁니다. 들숨 날숨 같은 걸 품은 채. 이름 밝히지 않았더라도 ‘이거 이은용이 쓴 것 같은데’ 하는 느낌 우러날 만한 글 품새와 얼개를 꾀하죠. 늘. 문장을 속절없이 잘라 내려 애쓰되 나름의 고집스런 들숨 날숨 같은 거 때문에 ㅡ 사실은 그게 정확히 어떤 숨 쉼인지 아직 잘 모르겠기에 ㅡ 일부러 길게 늘어뜨리기도 해요. 바로 앞 어쩌고저쩌고처럼.
한데 가끔 내가 그리 숨 쉬려 하는 걸 알아보고 알아주는 이가 있어요. 그럼 입꼬리가 옆으로 죽 눕죠. 좋아서. 입 활짝 열리기도 하고. 기쁜 걸 도무지 감출 수가 없습니다. 음. “제가 좀처럼 익을 줄 모르는 탓일 테죠.”
도서출판 씽크스마트 편집실장. 내 글에 들숨 날숨 같은 게 있는 성싶은 걸 알아본 분. 내 원고를 처음 본 뒤 글쓴이를 “빨리 만나 보고 싶었다”지 뭡니까. 기뻤죠. 고마웠고. 좋은 느낌은 진즉 있었습니다. 그가 “원고에서 받은 첫인상에 설레는 마음으로 메일을 드린다”고 내게 말했거든요. 원고를 이리저리 던질 때 ‘쓸모 있을까’ 하는 물음표 컸는데 그의 첫 한마디 덕에 걱정을 크게 떨쳐 버릴 수 있었죠. 내 글 고스란히 살려 돋보이게 <아들아, 콘돔 쓰렴>을 편집해 주신 그에게 많이 고맙습니다.
김태영 씽크스마트 대표. 내 첫 원고 ‘부글부글 십팔19금’에서 ‘아빠’와 ‘아들’을 꺼낸 분. ‘아빠가 깨뜨린 십팔19금’을 거쳐 <아들아, 콘돔 쓰렴 ㅡ 아빠의 성과 페미니즘>으로 나아가게 했죠. 툭. 내게 ‘인문(人文)’과 ‘페미니즘’을 던졌어요. 곰곰 도닥도닥 그가 내게 던진 걸 품다 보니 <아들아, 콘돔 쓰렴>이 조금씩 더 뿌듯해졌습니다. 특히. 내가 그동안 해 온 생각과 조금씩 써 둔 글을 두고 활짝 웃으셨어요. 음. 느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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