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용 시 약 55분, 대중교통 이용 시 약 1시간 35분.”
마이너 신문사가 예상한 내 경기인천센터 통근 시간. 자동차로 ‘출근할 때 약 60분, 퇴근할 때 70분쯤’ 걸릴 거라고 노동위원회에 내밀었다. 음. ‘55분’은 어찌 나온 걸까. 60분과 70분을 더한 뒤 2로 나누었나. 그리 계산했다면 ‘65분’이라 말했어야 했을 텐데.
마이너 신문사의 바람을 어림잡아 헤아리지 못할 건 아니다.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고 싶었을 터. ‘출근할 때 약 60분’이라 주장했으니 그걸 바탕에 두고 ‘대략 — 약 — 55분’이라 했을 수 있겠지. 퇴근할 때 걸릴 시간으로 본 70분도 굳이 앞으로 내세울 까닭이 없다고 여겼을 터. 실제로 마이너 신문은 내 퇴근 시간을 뒤로 묵혀 둔 채 ‘출근할 때 약 60분’을 바탕으로 삼은 성싶은 “자동차 이용 시 약 55분”을 출퇴근 시간일 것이라며 앞으로 내밀었다. 제 논에 물을 어찌 그리 뻔뻔히 대는지 참으로 기함할 노릇.
마이너 신문 스스로 ‘예상’했다고 말했듯 내 출퇴근 시간을 실제로 재어 본 게 아니었다. ‘네이버 지도 기준’이라는 거. 어느 때 인터넷(네이버) 지도를 살펴봤는지 모르겠으나 일부러 교통 흐름이 좋은 시간을 찾은 것으로 보였다.
나는. 있는 그대로 밝혔다. “자동차를 이용하면 출근에 1시간 20분쯤 걸리고, 1시간 30분을 넘길 때가 잦다”고. “퇴근에는 도로 정체로 말미암아 늘 1시간 30분 이상 걸리고, 2시간을 넘기기 일쑤”였다.
대중교통을 두고는 마이너 신문 쪽도 뭘 어찌할 수 없었는지 “약 1시간 35분”으로 예상했다. 맞다. 1시간 30분에서 40분쯤 걸렸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서울지하철 5호선 ○○역으로부터 공항철도를 경유해 인천지하철 1호선 ○○○○○○역까지 스물아홉 정거장. 출퇴근에 3시간 넘게 들여야 했다.
고용보험법에 따라 구직 급여 지급 사유로 인정되는 먼 거리 발령은 ‘대중교통을 이용한 통근 시간이 3시간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이호준 노무사가 내게 알렸다. 노동자에게 이익이 되지 않고 손해가 되는 데가 있다는 얘기. 마이너 신문조차 ‘대중교통 이용 시 약 1시간 35분’ — 출근과 퇴근을 더해 헤아리면 3시간 10분 — 이라고 마지못해 실토했을 정도로 기준이 뚜렷했다.
마이너 신문은 노동위원회의 눈길이 대중교통(지하철) 출퇴근 시간에 맺히면 불리할 거라 여겼는지 초점을 흐리려는 수를 썼다. 내가 “평상시 본인의 차량을 이용해 출퇴근 및 업무 활동을 해 왔”기 때문에 “출퇴근 불편은 거의 없다”고 억지를 부렸다. 그렇지 않았다. 나는 자동차를 한 달에 서너 번쯤 필요할 때에만 썼고, 늘 지하철로 출퇴근했다. 마이너 신문이 나를 인천 송도 경기인천센터로 내치기 전 5년여 동안 늘 집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을 이용했는데 출근할 때 본사까지 37분에서 40분쯤이면 넉넉했던 것. 출퇴근에 1시간 20분쯤 걸렸다.
나는. 마이너 신문의 억지가 하도 어이없어 경기인천센터로 출퇴근하는 시간을 재어 봤다. 2015년 4월 24일. 금요일.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보다 출근하는 차량이 조금 적은 편. 아침 7시 40분에 집 지하 주차장을 출발해 9시 01분 센터 앞에 도착했다. 그날 경기인천센터가 있는 건물의 지하 주차장 입구를 누군가 막아 놓아 주변 도로에 잠깐 주차했는데 그게 9시 00분 23초. 출근에 1시간 20분 걸린 것. 금요일이었기에 그쯤이었고,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는 늘 1시간 20분을 넘겼으며 1시간 30분쯤 걸리는 게 보통이었다.
마이너 신문이 네이버 지도 위에서만 알아본 뒤 증거로 내민 출근 ‘경로1’은 ‘39.22㎞’에 달했다. 멀리 돌아가는 길. 특히 경인고속도로 ‘서인천으로부터 2~5㎞ 구간’이 늘 정체를 빚고, 통행료 900원까지 내야 했다. 이와 달리 내가 수개월간 자동차로 출근해 본 여러 경로 가운데 가장 빨리 마이너 신문 경기인천센터에 닿는 건 2015년 4월 24일 아침에 실측해 본 길. 경인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도로를 거쳐 달리면 계기판에 ‘38.9㎞’가 찍혔다.
▴2015년 4월 24일 마이너 신문 경기인천센터로 출근할 때 달린 거리와 도착한 시각.
출근 시간은 그랬다지만 퇴근 때엔 ‘영동고속도로 인천 쪽 종점’과 ‘서울외곽순환도로 장수IC’ 사이 정체가 심해 2시간을 넘기기 일쑤. 내가 주로 선택한 자동차 퇴근길도 여러 경로 가운데 가장 빨리 집에 닿는 것이었는데 2015년 4월 24일에는 1시간 45분. 그날 오후 5시 53분 마이너 신문 경기인천센터를 출발해 ‘38.6㎞’를 달렸고, 7시 38분에야 집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
▴2015년 4월 24일 마이너 신문 경기인천센터를 출발해 집 지하 주차장에 닿은 시각과 달린 거리.
마이너 신문은 내 자동차 운행 시간을 줄이려고 ‘오전 7시 기준 네이버 지도로만’ 재어 본 자료를 노동위원회에 냈다. 아침 7시에 집에서 나와 55분쯤 걸려 7시 55분에 경기인천센터에 도착하라는 얘기. 음.
노동자에게 닿는 고통. 인터넷 포털 지도 위에서 가늠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손가락 몇 번 까닥여 ‘아침 7시에 집에서 나오라’고 억지 부리지 말라. 제 몸과 마음이 괴롭지 않다고 손가락 마구 놀려선 곤란하지 않나. 사람 사는 이치에 비춰 사람답지 못하기 때문. 사람 사는 이치에 어긋난 채 노동자 괴롭히면 참 나쁘다.
인터넷 포털 지도가 예상하는 운행 시간이 실제 도로에서 늘 그대로 이루어지는가. 이호준 노무사 지적처럼 “운전 습관, 좋아하는 도로, 교통 흐름, 내비게이션 종류 따위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 그러니 “특별한 상황이 아닌 한 객관성을 담보하며 고용보험법에 따른 구직 급여 심사 기준으로 쓰이는 지하철 운행 시간으로 출퇴근 불이익을 판단해야 한다”는 이 노무사의 말이 옳다. 그는 “노동위원회가 고용보험법상 구직 급여 심사 기준인 지하철 운행 시간을 출퇴근 불이익 판단 기준으로 삼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공익 위원은 이런 지적을 마음에… 음. 눈에 담기라도 했을까. 곰곰 생각해 봤을까.
나는. 지금도. 마이너 신문 경기인천센터 출퇴근 시간을 노동위원회 공익 위원들과 함께 거듭 재어 볼 생각이 있다. 전에 그리 말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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