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비덜프 지음. 박미낭 옮김. 푸른길 펴냄. 2011년 6월 7일 초판 1쇄.
지난 100여 년 동안 세상에는 전쟁, 경제 위기, 또 다른 전쟁, 이주와 이민 등의 변화가 정신없이 몰아닥쳤다. 피해를 입지 않은 가족이나 개인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그런 와중에 밖으로 이야기되지 않았을 뿐 세대 간의 상처들도 생겨났다(20쪽).
거대한 변화가 가능하다는 명백한 증거가 하나 있다. 남자들에 앞서 여자들은 이미 그 일을 이뤄 냈다는 사실이다. 1970년대 초부터 40여 년에 걸쳐 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성 전체가 여성이라는 개념 자체를 새롭게 바꾸는 엄청난 일을 해냈다. 여성 운동은 수천 년간의 여성에 대한 압제와 규제를 뒤집어엎었다. 이전에는 없었던 역사적인 대변혁이었다. 인류가 변화를 필요로 한다면 이렇게 삽시간에도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여성 운동의 예가 보여 준다(22쪽).
남자나 여자나 아이 때는 별 문제가 없다. 마음이 열려 있고, 행복하기를 바라고, 삶이 모험으로 가득 차기를 기대하는 것은 모든 아이들의 특성이다(29쪽).
영국 중부 지방에서 시작된 산업 혁명은 쓰나미처럼 지구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도착하는 곳마다 우리를 작은 시골 마을에서 산업이 발달한 거대한 도시로, 그리고 남녀노소 함께 일하던 생활에서(그때까지도 아직 학교라는 것이 없었다) 각자 분리된 생활 속으로 끌고 갔다. 갑자기 모든 것이 변했다. 여자들은 집에 처박히고, 남자들은 광산으로 일하러 가고, 소년들은 갈라진 그 틈 사이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38쪽).
성인 남자가 어린 자녀들을 양육하고 가르치던 패턴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세계 대전들, 경제 위기, 이민 등의 재난들이 줄기어 일어났다. 전쟁에서 돌아온 군인들은 침묵으로 울분을 달래다 느닷없이 폭력을 휘두르는가 하면, 전쟁의 악몽을 잊기 위해 엄청난 양의 술을 마셔 대곤 했다. 바로 그들이 20세기 남자의 전형이었다(39쪽).
20세기 여자들은 여자는 모름지기 그래야 한다는 여자에 대한 기대와 제약이라는 구속을 극복해야 했다(47쪽).
우리 남자들이란 하나같이 여자들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힌 채 그들에게 다가간다. 우리는 보통 이런 성적인 집착을 남성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것은 아주 유치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럴 때 남자는 사탕을 찾는 어린아이나 마찬가지이다. 말하자면 우리를 달래 줄, 좀 더 솔직히 말한다면 엄마 노릇을 해 줄 사람을 찾고 있는 것이다(89쪽).
다투지 않는 것이 실제로는 아주 나쁜 신호일 수 있다. 서로의 차이는 쓰레기 더미와 같다. 처리되어야 할 무엇인 것이다(101쪽).
3. 상대방의 입장을 더 듣고 싶다고 요청하라(104쪽).
인류의 문명 가운데는 성 차별로 인해 빚어진 엄청난 고통, 즉 수천 년간 이어진 학대의 역사가 자리 잡고 있다. 조심하지 않으면 이 어두운 에너지를 붙잡아 다 배우자에게 내뱉을 수도 있다. 그러면 개인적인 다툼은 상대의 성별 전체에 대한 증오와 불만을 총동원해서 공격하는 양상으로 변한다. 이처럼 엄청나게 강도 높은 고통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개인이 그런 고통을 받을 이유도 없다(112쪽).
우리는 아주 당혹스런 시대를 살고 있다. 텔레비전을 켜도 길거리를 걸어도 어디서나 낯뜨거운 장면들뿐이다. 문제는 이처럼 섹스가 널려 있는 세상인데 정작 우리는 섹스의 참된 의미와 목적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데 있다(132쪽).
공공연한 성애물이 누구를 행복하게 만드는지는 분명하지 않다(137쪽).
참된 섹스는 정크 섹스와는 완전히 다르다. 당신의 마음과 정신과 영혼이 모두 드러나며 불꽃 속에서 변화된다(138쪽).
당신과 정크 섹스를 하는 상대는 “당신만큼이나 패배자이기 십상이다(138쪽).”
제대로 된 여자를 찾는 일은, 그녀로 하여금 당신을 좋아하게 만드는 일종의 탐험이다(139쪽).
성생활이 여의치 않으면 섹스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의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140쪽).
오늘날 십대들의 섹스를 보면 마음이 울적하다. 그들은 서로를 제대로 알 기회도 없이 인터넷이나 대중 매체에서 접한 포르노에 흥분돼 그 기교들을 따라해 보다 결국은 섹스에 대한 환멸을 느끼고 만다(143쪽).
섹스는 신성한다. 그건 일상적인 세계 바깥에 있는 것이고,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의식과 배려, 사랑이 있어야 한다(147쪽).
그렇다고 피할 수도 없는 것이 자위행위는 신체적인 면에서 정자의 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통로를 건강하게 열어 놓기 위해 설계된 것이기 때문이다. 자위행위를 하지 않는 사람은 꿈에서라도 하게 되어 있다(154쪽).
어떤 남자들은 깊은 내적 가치가 없는 채로 여자들에게 접근하며, 여자에게 거절당할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에 힘과 비열함, 재력, 다른 권력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필요를 강제로 받아들이게 한다.······중략······날마다 여성을 상품 취급하는 대중 매체가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상에서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평범한 남자들까지도 서서히 제물이 되기 십상이다(158쪽).
우리 남자들은 여자들을 무대 같은 곳에 올려놓고 그들이 거기에 올라가 있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화를 낸다. 하지만 성적인 매력은 여자의 외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자를 어떤 존재로 보기로 했는지 우리가 결정한 것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164쪽).
학교는 성인으로 가는 첫발을 떼는 장소이다. 그러나 학업 성과와 조회 시간에 하는 뻔한 훈화 이외의 도전을 시작한 학교는 없었다(171쪽).
루터교(종교 개혁에 뿌리를 둔 콧대가 높은 기독교 종파).
리차드 로(Richard Rohr). 삶의 어려움을 극복한 영웅적인 사람들에게는 늘 한 가지 공통적인 지표가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죽을 만큼 힘든 일을 겪은 적이 있었다. 어느 순간 그들은 사적인 자원이 완전히 고갈되는 지점까지 떨어져 내렸고, 그 파멸이 그들을 더 큰 삶으로 이끌었다(199쪽).
뛰어난 사람이 되는 것은, 즉 눈에 띄게 효율적이고 가치 있는 인간이 되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가능한 일이다(201쪽).
점잔 빼고 우쭐거리며 욕심 많은 남자는 조롱거리에 불과하다. 그는 자신이 제임스 본드라고 생각하지만 세상은 그를 미스터 빈이라고 생각할 테니까(211쪽).
북아메리카 평원에 사는 라코다 부족은 성인식이 끝난 뒤 2년 동안 소년들이 자기 어머니에게 말을 거는 것을 금지했다. 그들은 사랑에 의거한 모자 간의 끈끈한 관계가 그 소년을 다시 소년 시절로 끌고 갈까 봐 두려워했던 것으로 보인다(212쪽).
서로를 위해 살고, 내 스스로의 중요성을 내려놓고,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해낼 수 있다(221쪽).
자녀가 눈을 크게 뜸으로써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는 표정을 보이면 바로 진정하고 목소리를 낮춰라(238쪽).
늘 이 점을 점검하라. 내가 아이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이 때문인가? 아니면 나를 괴롭히는 다른 문제 때문에 화를 내고 있는 것인가(238쪽)?
아이들은 두려워서가 아니라 존경과 공정함을 느껴서 부모에게 협조하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중략······당신 자녀가 말로 표현하지는 않아도 조금이라도 항복의 표시를 보이면 얼른 진정하고 목소리를 낮춰라(238쪽).
성폭행을 일삼는 남자들은 때때로 아버지 없는 소년들을 제물로 삼아 남자의 정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악요해 나쁜 짓을 할 수도 있다(263쪽).
초등학교 시절은 자기의 외모나 자기의 소유에 대해서 걱정해선 안 되는 시기이다(282쪽).
수렵 채집인들은 먹고 입고 거처를 마련하는 데 기껏해야 하루에 두세 시간 정도만 일하면 됐다. 그들은 자신들이 사는 세상을 잘 알았다. 문화와 이야기 속에서 살았다. 그들은 창조하고 사랑했다(284쪽).
지난 만 년 동안 대부분의 인류는 험난한 삶을 살았다. 제국들이 지구를 지배했고, 우리는 들판에서 채석장에서 노역을 해야 했다. 오직 운이 좋았던 소수만이 생계 유지 이상의 삶을 살 수 있었다(285쪽).
어렸을 적에는 소년들도 따뜻하고 정이 많다.······중략······소년들도 부드럽고 자가보다 어린아이들에게 친절하며, 여자아이들과 노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294쪽).
마빈 알렌은 자기들의 남성성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말한다(307쪽).
수렵 채집인들은 대개 하루에 불과 두세 시간의 수고만으로 자신들의 필요를 다 채웠다는 것다.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관점에서 수렵 채집인들을 보자면 우리 현대인들은 패배자처럼 보인다(329쪽).
우리의 일은 우리의 마음과 정신, 그리고 재능들이 모두 만나는 장소이고, 우리가 해야만 하는 것이다(331쪽).
높은 생산성과 자동화로 인해 여가를 즐기는 새로운 시대가 올 것이라는 10여 년 전의 미래 예측들이 모두 빗나갔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사람들은 많이 벌었지만 그다지 필수적이지 않은 소비품에 대한 지출이 늘었다(336쪽).
성숙한 남자가 되기 위해서 철저한 파멸을 경험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것이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당신이 전능하지 않을 뿐더러 당신의 꿈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3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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