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의 지음. 사회평론 펴냄. 2011년 10월 21일 초판 1쇄.
상담 결과는 뜻밖에도 퇴직이 아니라 휴직이었다. 애써 육성해 놓은 남미 영업인력을 잃고 싶지 않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삼성자동차와 관련된 상황들이 외부에 오픈되고 회자될까 경계하는 것도 한 이유인 듯했다(124쪽).
선생님은 글을 쓴다는 건 나체로 긴자 거리를 걷는 것과 같다는 아리송한 말씀을 하시곤 했다(131쪽).
남성중심적인 조직 안에서 여사원이 나이 들어 간다는 것은 차곡차곡 시간에 정비례해서 애환이 느는 것을 의미한다. 조용조용 업무를 처리하면 나이 들어 열정이 없어졌다고 하고, 목소리가 커지면 나이 들어 히스테리가 늘어났다고 한다. 결혼을 하면 결혼해서 변했다고 하고, 결혼을 안 하면 결혼을 안 해서 변했다는 말이 나온다. 살이 쪄도 안 되고, 주름살도 안 되고, 새치도 안 된다. 여자들에게는 안 되고 피곤한 것들이 하나둘 늘어나는데, 남자들에게 당연하게 주어지는 진급이나 배려는 늘 줄을 몰랐다(154쪽).
2006년 2월 1일, 서울 사무소로 첫 출근을 했다. 마침 가족을 보러 미국에 가 있던 K 부서장은, 귀국하는 길에 부서의 과장을 시켜 부서원 전체에게 메일을 보냈다(197쪽).······중략······ K 부서장은 시골 출신으로 삼성에 들어와 간부로 재직하는 것과 아이들을 미국에서 교육시키고 있다는 것을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끔찍이도 싫어했으며 노동자나 농민이란 단어를 ‘빨갱이’라는 단어처럼 혐오했다(198쪽).
회사 밖에서도 난리였지만 회사 안은 더 난리였다.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을 집중적으로 보도한 한겨레 홈페이지는 사내정책이라며 순식간에 접속이 막혔다(227쪽).
이건희 회장 막내딸이 자살했을 때는 직원들끼리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말라는 공식적인 지침이 내려오기도 했다(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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