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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쏘다

조지 오웰 지음. 이재경 옮김. 반니 펴냄. 2019년 5월 25일 1판 1쇄. 2020년 6월 30일 1판 2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어린 시절 특유의 깊은 서러움, 뭐라고 설명하기 쉽지 않은 감정 때문에 울었다. 적대적인 세상에 갇혔을 뿐 아니라, 도저히 지킬 수 없을 만큼 지독한 규칙들이 지배하는 선악의 세상에 버려졌다는 막막한 외로움과 무력감 때문이었다(15쪽). “누구든 나를 믿는 이 어린것들 중 하나를 실족하게 하는 자는 그 목에 맷돌을 달아 깊은 바다에 빠뜨리는 게 나을 것이다(63쪽).” (마태복음 18장 6절)아이가 자기 결점을 믿어버리면 그 믿음은 웬만한 사실에도 끄떡하지 않는다(80쪽). 나는 남자아이들만 있는 세계에 살았다. 남자아이들은 무리를 짓기 좋아하고, 어떤 의문을 제기하..

조지 오웰 진실에 대하여

조지 오웰 지음. 김태한 옮김. 필로소픽 펴냄. 2021년 7월 14일 초판 1쇄. 결국 반발심을 숨기는 일은 마치 은밀한 질병처럼 자신에게 해를 끼친다(16쪽).전쟁의 가장 끔찍한 특성 중 하나는 모든 전쟁 프로파간다, 모든 땍땍거림과 거짓말과 증오는 언제나 싸우지 않는 자들에게서 나온다는 사실이다(22쪽).정당 간 반목으로 빚어지는 비방 외에도, 전쟁에 대한 흔해빠진 소리들, 거창한 열변, 과장된 말, 적을 향한 욕설 등은 늘 그렇듯 몽땅 싸우지 않는 자들, 또 대부분 싸우느니 차라리 100마일쯤 달아나는 자들이 내뱉는다(22쪽).몇 시간씩 프로파간다를 쏟아내는 인간 손풍금 같은 것이 있다니, 정말로 섬뜩한 일이다(26쪽).근대문학은 본래 개인적인 것이다. 그것은 한 사람이 생각하고 느끼는 바에 대한..

아몬드

손원평 지음. 창비 펴냄. 2017년 3월 31일 초판 1쇄. 2021년 11월 22일 초판 144쇄. 엄마는 모든 게 다 나를 위해서라고 했고 다른 말로는 그걸 ‘사랑’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건 엄마의 마음이 아프지 않도록 하려는 몸부림에 더 가까웠다(40쪽).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건 사실 그 시간에 정말로 생각하겠다는 건 아니다. 그저 시간을 달라는 뜻이다(69쪽). ━ 따뜻했냐, 그 품이. ━ 응. 많이(170쪽). 아침이 되자 열은 내렸다. 그 대신 낯선 증상이 찾아왔다. 학교에 가자 누군가의 뒤꼭지가 빛나고 있었다. 도라였다. 얼굴을 돌렸다. 종일 가시가 박힌 것처럼 가슴이 따가웠다(195쪽).그 애는 어디에서건 아름다움을 발견했다(200쪽).삶은 여러 맛을 지닌 채 그저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