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권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2018년 8월 27일 초판 1쇄. 니체는 인식의 매력이 인식의 길에 놓인 부끄러움을 극복하는 데 있다고 했습니다만, 사실은 부끄러움 자체가 자기 극복의 조짐입니다.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것은 예전의 자기 자신과 거리가 좀 생긴 겁니다. 그래서 부끄러움에는 고통과 기쁨이 함께합니다(22쪽). 비판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이해시키는 것입니다. 우리 시대에 대한 비판가 마르크스는 우리 시대를 이해시킨 사람이기도 합니다(35쪽). 우리가 ‘사회’라고 옮기는 라틴어 ‘소시에타스’는 실제로 대외교역에 나섰던 중세 시대 투자자들의 결사체를 지칭했습니다. 그런 소시에타스 중 규모가 큰 것을 사람들은 ‘콤파니아’라고 불렀는데요. 말 그대로 풀면 ‘빵을 함께 먹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