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피난 400

2014.05.23. 08:59 ㅡ 使命

언론의 사명(使命) 언론의 사명을 다시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넘게 지났습니다. 대한민국은 깊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온 국민이 바라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대한민국은 함께 침몰했습니다. 그리고 정확성, 공정성, 독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언론의 사명 또한 침몰하고 말았습니다. 사건 당일 '전원 구조'라는 언론 역사상 최악의 대형 오보를 저질러 실종자 가족을 비롯한 전 국민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렸습니다. 취재를 통한 사실 확인보다는 정부의 발표를 받아쓰기에 급급한 나머지 오직 진실규명을 바라는 국민의 한결같은 바람을 저버리고 말았습니다. 슬픔에 빠진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에게 위로는커녕 망언을 내뱉는 공영방송 간부라는 사람들의 패륜적인 행태도 막아내지 못..

싸이월드 피난 2020.06.26

2014.06.19. 08:46 ㅡ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민음사 펴냄. 2009년 12월. 세상사는, 세상사가 덧없는 것이라는 정상참작을 배제한 상태에서 우리에게 나타난다. 사실 이 정상참작 때문에 우리는 어떤 심판도 내릴 수 없다. 곧 사라지고 말 덧없는 것을 비난할 수 있을까? 석양으로 오렌지 빛을 띤 구름은 모든 것을 향수의 매력으로 빛나게 한다. 단두대조차도. _10쪽 전체주의적인 키치 왕국에서 대답은 미리 주어져 있으며, 모든 새로운 질문은 배제된다. 따라서 전체주의 키치의 진정한 적대자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인 셈이다. 질문이란 이면에 숨은 것을 볼 수 있도록 무대장치의 화폭을 찢는 칼과 같은 것이다. _411쪽

싸이월드 피난 2020.06.26

2014.07.03. 09:00 ㅡ 투명사회

[책] 투명사회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 2014년 3월. 빈틈의 부정성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는 사회는 행복이 없는 사회이다. 시각의 빈틈이 없는 사랑은 포르노이다. 그리고 지식의 빈틈이 없다면 사유는 계산으로 전락하고 만다(20쪽). 오직 긍정적인 것 사이에서 뛰어다니는 자는 정신이 없다. 정신은 느리다. 부정적인 것에 머무르며 그것을 소화하기 위한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투명성의 시스템은 스스로를 가속화하기 위해 모든 부정성을 폐기 처분한다. 부정적인 것에 머무르기보다 긍정성 속에서 질주하는 것이다(21쪽). 긍정사회에서 일반화된 판정의 양식은 ‘좋아요’이다.……중략……커뮤니케이션의 대량화는 경제적 가치의 증가로도 이어진다. 그런데 부정적인 판정은 커뮤니케이션을 손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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