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078

2009.10.05. 18:07 ㅡ 이창희

사람이 곱나 일이 곱지 (1-2) 이창희 ㉰ 이창희 방송통신위원회 시장조사과장, 그와 화해했다. 지난 9월 29일 저녁이었다. ‘화해(和解)’라는 게 본디 싸우던 것을 멈추고 서로 가졌던 좋지 않은 감정을 풀어 없애는 건데……. 막상 그와 마주 앉고 보니 무엇을 두고 어떻게 싸웠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이심전심… 그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았다. 쑥스럽고 미안해 어색한 눈길이 서로 맞닿더니, 이내 웃음으로 번졌다. (^^;) 막걸리 순배가 잦아지면서 혀와 마음이 한결 가뿐해졌고, 가슴 저 아래로부터 ‘그에게 고마운 마음’이 싹텄다.

싸이월드 피난 2020.06.29

2009.10.21. 18:28 ㅡ 미디어법

미디어법,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놓을 것인가 (※사단법인 여의도클럽의 계간지 ‘여의도저널’ 2009년 가을호에 기고한 글. 탈고한 날이 9월 10일인 점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방송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필두로 하는 이른바 ‘미디어법(신문법·방송법·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을 이용해 방송 뱃머리를 보수 진영 쪽으로 돌린 채 돛 한가득 바람을 실어줄 태세다. 2009년 10월 말께 헌법재판소가 야권의 ‘미디어법’ 국회 대리·재투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투표 위법성 관련 권한쟁의심판 청구에 마침표를 찍을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2009년 7월 27일 ‘방송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정부로 이송한 데 이어 같은 달 31일 공포하는 등 법 시행을 이미 정해진 일로 만들려는 뜻을 분명히 내보인 ..

싸이월드 피난 2020.06.29

2009.11.05. 20:54 ㅡ 형태근

사람이 곱나 일이 곱지 (2-3) 형태근 ㉱ 숨 고르며 숨 고르기로 했다. 잠시……! 형태근 위원과 관련해 내가 알지 못했던 일을 알려주신 분, 응원해주신 분, 여러 가지로 마음을 담아 걱정해주신 분. 그 모든 분께 죄송하기 그지없으나, 지금은 이른바 ‘형태근 시리즈’에 쉼표를 찍을 때라고 생각했다. 마침표가 아닌 쉼표를 찍는 것은 켜켜이 쌓인 얘기가 많은… 아쉬움의 발로이자 자위다. 나는 사실, 형태근 위원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10(명예훼손분쟁조정부) 등에 따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하기를 바랐다. 형 위원이 ‘임시조치(가리개·블라인딩)’를 신청했던 지난 8월 31일자가 나의 소명에 따라 재개시(다시 염)됐으니, 모종의 대응이 있으리라 여긴 것..

싸이월드 피난 2020.06.29

2009.11.16. 18:47 ㅡ 황석영

사람이 곱나 일이 곱지 (4) 황석영 황석영…… 그의 입에서 ‘광주사태’라는 단어가 튀어 나온 뒤로부터 나는 그의 역사의식을 의심했다. 설마…… 했는데, 정말 그렇게 말한 모양이니, 헛웃음만 나왔다. 나는 사실, 올 3월부터 황석영의 소설을 여러 권 읽었다. 그가 ‘광주사태’라는 단어를 입밖에 내기 전이다. ‘개밥바라기별(문학동네)’로 시작해 ‘바리데기(창비)’를 봤고, 고향에 갔다가 책꽂이에서 옛 단편 모음집 ‘삼포 가는 길(심지, 1987년)’을 꺼내왔다. 내친김에 예전에 읽지 못한 ‘무기의 그늘(창비)’까지 읽었다. 갑자기 왜 황석영? 3월에 ‘개밥바라기별’로부터 끌어안은 화두 ‘사람은 씨팔…… 누구든지 오늘을 사는 거야(257쪽)’ 때문이었다. 그래, 어디, 오늘을 제대로 살아볼까나…… 하는 마음..

싸이월드 피난 2020.06.29

2009.12.03. 18:09 ㅡ Y와 H

사람이 곱나 일이 곱지 (5) Y와 H Y와 H는 행정고등고시 동기다. 같은 중앙행정기관에서 일했다. 경쟁했으되 Y가 상대적으로 중요한 보직들을 맡았다. 말하자면 Y는 주류, H는 비주류였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2000년, 두 사람이 얼굴을 붉혔다. 부이사관 승진 후보로 Y가 1순위에 올랐는데, 막바지에 역전이 된 것. 공무원 사회의 승진 순리(?)로는 매우 드문 사례였다. 더구나 Y에게 큰 하자가 없었기에 주변을 놀라게 했다. (그때 H를 부이사관으로 끌어올린 이와 H의 흥미로운 관계 변화는 잠시 접어두기로 하고…….) Y는 격분했다. 자신이 H에 밀릴 이유가 단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사표를 냈다. 퇴직한 뒤 정보통신 벤처기업을 떠돌던 Y는 굴지의 통신기업에 합류..

싸이월드 피난 2020.06.29

2009.12.22. 20:02 ㅡ K와 H′

사람이 곱나 일이 곱지 (6) K와 H′ K와 H′는 친구다. 같은 학교 같은 과에 다녔고, 같은 중앙행정기관에서 일했다. 이 정도면, 두 사람 사이가 좋을 법도 한데…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H′가 3년 먼저 공무원이 됐기 때문이었을까. (행정고등고시 합격 기준으로는 2년.) 두 사람 사이에 틈이 생겼고, 지금은 그 틈이 더 넓어졌다. 틈이 크게 벌어진 상황은 2007년에 일어났다. 그해 K와 H′는 휴직을 한 뒤 해외에 가려했다. 2년짜리 민간 근무 휴직제를 이용해 공무로부터 벗어나 여유를 찾고, 경험도 넓히려 했던 것. 자녀 교육을 위한 선택이라는 후문도 들렸다. 문제는 한 사람만 갈 수 있었다는 것! K와 H′는 격렬하게 충돌했다. 맞닥뜨린 뒤로 양보는 없었다. K가 갔고, H′는 남았다. 200..

싸이월드 피난 2020.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