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책좋아요 ILikeBooks 417

북클럽 자본 5 생명을 짜 넣는 노동

고병권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2019년 4월 29일 초판 1쇄. 2020년 4월 6일 초판 2쇄. 마르크스는 노동이라는 게 “외부의 자연에 작용을 가하고 그것을 변화시키는" 일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본성까지도 변화시킨다"라고 했는데요. 나는 그 이유가 일차적으로는 신체에서 일어나는 변형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이라는 것이 인간신체와 외부 신체의 물질대사인 한에서, 외부 신체를 변형하는 일은 인간신체를 변형하는 일이기도 할 테니까요(49쪽). 마르크스가 언급한 자본주의 노동과정의 두 가지 현상을 ‘소외'로 말할 수 있습니다. 자본가의 통제 아래서 노동한다는 것은 ‘노동자의 노동과정으로부터의 소외(혹은 ‘생산자의 생산과정으로부터의 소외')’라고 할 수 있고요, 노동자의 생산물이 자본가의 소유물이 되는..

성부와 성자 ━ 자본은 어떻게 자본이 되는가

고병권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2019년 2월 27일 초판 1쇄. 이 돈만 아는 악당, 교활한 놈, 돈만 되면 무엇이든 다 팔아 치우려 드는 놈, 거간꾼이자 사기꾼이며 탐욕적이고, 돈만 있으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놈, 순종을 모르고 반항만 하는 놈, 심장도 영혼도 없는 놈, 공동체를 파괴하려 드는 놈, 심지어 공동체 자체도 흥정하고 거래하는 놈, 노예근성을 가진 놈, 아양 떠는 놈, 영악하고 이익에 민첩한 놈, 삭막한 놈, 모두를 경쟁으로 내몰며 사회적 빈궁과 범죄를 키우는 놈, 모든 사회적 끈들을 다 끊어버리는 놈, 명예도 모르고, 원칙도 시도 실체도 아무것도 모르며, 아무것도 갖지 못한 놈(42쪽). 그러니까 ‘자본가’는 ‘인격화된 자본’입니다. ‘자본가’는 ‘자본’을 연기하는 사람입니다. 말하자면..

화폐라는 짐승

고병권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2018년 12월 27일 초판 1쇄. 노동력 판매도 마찬가지입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노동자는 노예처럼 자기 자신을 판 것이 아닙니다. 가치를 보존하고 창출하는 능력으로서 ‘노동력’을 판 것이지요(26쪽). (콩고) 렐레족 사람들은 옷감을 만드는 데 쓰는 라피아와 염료 나무 캠우드를 화폐로 사용했는데, 결혼지참금이나 상벌금, 종교적 헌금 등의 용도로 썼습니다. 그러나 라피아나 캠우드를 상업적 용도로는 쓸 수 없었습니다.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하는 데 쓰는 화폐는 아니었다는 말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똑같은 돈으로 벌금도 내고 물건도 사기 때문에 전통 공동체에서 둘을 철저히 구분했다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 무차별적으로 관여하는 ‘우리 시대의..

마르크스의 특별한 눈

고병권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2018년 10월 29일 초판 1쇄. “최후에는 가장 단순한 규정에 도달해야 한다(17쪽).” 상품이 ‘가치’를 갖는 건 그것을 생산한 노동이 “모두 인간 노동”이라는 사실 때문입니다(67쪽).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극복이 이 ‘사회적’이라는 말의 성격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달렸다고 봅니다(84쪽). ‘가치’를 낳는 것은 자연이 아닙니다. 가치는 ‘사회적인 것’입니다. 상품이 가치를 갖는 것은 “모든 상품들은 인간 노동이라는 동일한 사회적 실체의 표현”이기 때문입니다(93쪽). 노동자는 순응자, 예속자가 됨으로써만 노동력을 상품화할 수 있습니다. 리바이어던에 모든 권리를 양도하는 한에서만, 리바이어던에 순응하는 한에서만, 자유로운 상업적 계약이 가능하다고 했던 홉스의 말처럼,..

다시 자본을 읽자 1

고병권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2018년 8월 27일 초판 1쇄. 니체는 인식의 매력이 인식의 길에 놓인 부끄러움을 극복하는 데 있다고 했습니다만, 사실은 부끄러움 자체가 자기 극복의 조짐입니다.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것은 예전의 자기 자신과 거리가 좀 생긴 겁니다. 그래서 부끄러움에는 고통과 기쁨이 함께합니다(22쪽). 비판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이해시키는 것입니다. 우리 시대에 대한 비판가 마르크스는 우리 시대를 이해시킨 사람이기도 합니다(35쪽). 우리가 ‘사회’라고 옮기는 라틴어 ‘소시에타스’는 실제로 대외교역에 나섰던 중세 시대 투자자들의 결사체를 지칭했습니다. 그런 소시에타스 중 규모가 큰 것을 사람들은 ‘콤파니아’라고 불렀는데요. 말 그대로 풀면 ‘빵을 함께 먹는..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임승수 지음. 시대의창 펴냄. 2008년 12월 12일 초판 1쇄. 2010년 10월 15일 초판 10쇄. 2011년 4월 5일 2판 1쇄. 2012년 2월 20일 2판 3쇄. 마르크스는 에서 바로 이 균형점, 곧 ‘교환가치’가 형성되는 근본이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이라는 점을 밝힌 것이죠. 이것을 마르크스가 발견한 ‘노동가치론’이라고 부릅니다. ‘상품’의 가치는 ‘노동’에서 나온다는 뜻이죠(47쪽). ‘이윤’은 노동자의 빼앗긴 노동시간에서 나온다(75쪽). 노동자는 자신이 받은 임금보다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한다(87쪽). 생산과정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은 노동자들의 빼앗긴 노동이다(99쪽). ‘돈’이란 그저 각자의 노동이 생산해 낸 것들을 교환하는 데 쓰이는 매개물일 뿐이죠. ‘돈’이..

언론산별노조

박강호 지음.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펴냄. 1999년 12월 15일 1쇄. 1987년 11월 26일 결성된 전자신문노조는 초창기 회사 측의 극심한 와해 공작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의 끈질긴 투쟁으로 1990년대 초반에는 언론사 노조 중 가장 ‘힘이 센’ 노조로 자리 잡았다. 물론 단체협약안의 수준 또한 높았다. 그러나 이때부터가 문제였다.단체협약은 잘 만들어져 있고 급여 또한 그럭저럭 괜찮으니 나 하나쯤 노조 활동을 하지 않은들 어떠하랴. 그러기를 3, 4년, 1997년 말에는 노조위원장으로 출마할 사람이 없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십 년 만에 찾아 온 기회를 회사가 놓치겠는가. 임금이 30% 깎이고 취업 규칙을 마음대로 바꾸었다. 그러나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노조 조직력은 하루아침에 살아나는 것이 ..

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

임승수 지음. 시대의창 펴냄. 콜럼버스는 그중에서도 단연 악질적이었습니다. 선주민들을 노예로 삼아 귀금속을 채굴해 오라고 하고, 책임량을 채우지 못하면 손목을 잘랐습니다. 반항하면 코와 귀를 자르고 개가 물어뜯도록 했다더군요. 콜럼버스가 ‘발견’한 아이티 섬에는 당시 30만 명의 선주민이 살았는데, 불과 몇 년 후에는 단 500명만 살아남았습니다(20쪽). 낡은 것이 새로운 것에 의해서 ‘부정’되는 것이지요(104쪽). 카를 마르크스가 쓴 에 나오는 내용입니다.······중략······인간이 종교를 만들지, 종교가 인간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중략······“신에 대한 의식은 인간의 자의식이며 신의 인식은 인간의 자기 인식이다(119쪽).” 사람은 본성적으로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

우엉, 부추, 돌김 지음. 900KM 펴냄. 2020년 7월 1일 초판 1쇄. 셋의 관계에 대해 의문 가득한 눈초리를 받는 건 덤이고, 믿었던 주거 지원 사업은 일반적인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세 사람을 제외시킵니다(7쪽). 첫 직장에 들어만 가면 고생 끝, 행복 시작일 줄 알았다. 그러나 첫 직장이었던 지역 일간신문사는 놀랍게도 소통과 논리적 의사 결정이 멸종된 곳이었다. 사회부장은 아무렇지 않게 실내에서 담배를 피웠고, 어리바리한 수습기자들에게 생전 들어 보지 못한 욕지거리를 상습적으로 내뱉었다(38쪽). 젊은이에게 인생은 한 번이라며 하고 싶은 것을 해보라고 하면서도, 막상 뭔가를 시작하면 “그게 되겠니?” 하고 헛기침하며 아는 체한다(75쪽). 요즘은 일반 가족끼리도 공동으로 재산을 보유하는 세상..

삼성동 하우스

김경래 지음. 농담과진담 펴냄. 2022년 12월 20일 초판 1쇄. 오늘 리포트에 녹취 하나 넣어도 되겠다. ‘JS 그룹 전 임원’이라고 박고 음성변조를 살짝 하면 알 사람은 다 안다. 고 전무도 알면서 응했다. 선수들끼리의 합이다. 작지만 기삿거리는 된다(55쪽). 영감은 싫어하는 게 많았다(61쪽). 출입기자 중에 위원장하고 골프를 치지 않은 기자는 동해가 유일했고, 본인에게 명함을 준 기자도 동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고 했다(63쪽). “오늘 확실히 알았는데 영감님 기분 좋으면 막 욕을 하셔. 오늘도 그랬어. 기분 좋다 이년들아, 쌍년들아. 막 흐뭇하셔서. 딱(74쪽).” 대한민국 일등 기업 JS의 회장님이 발 작은 조선족 여자들을 떼로 불러 변태적인 성매매를 한다. 주기적으로(81쪽). 부장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