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로 서울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 2번과 3번 출구 사이로 난 길. 양산로. 이 길 따라 영등포로53길과 만나는 곳까지 죽 걸으면 ‘영등포중앙시장’ 입구에 닿는다. 역 2번 출구로부터 왼쪽 인도로 70미터쯤 가면 ‘○○종합문기사’다. ‘문기사’라는 말뜻을 잘 모르겠으나 간판에 작은 글씨로 ‘제도(製圖)·사무용품 전문점’이라 써 두었다. 사업 규모가 제법 될 듯싶다. 이 점포 앞에 빗물 흘러내리라고 만든 작은 하수구가 있는데 늘 무언가를 태운 흔적이 보였다. 종이 등속을 태운 뒤 하수구로 재를 쓸어 낸 듯했다. 불꽃이 살아 있는 날도 있었다. 유심히 살피니 종이 등속이 맞았다. 냄새가 독한 그을음도 났다. 플라스틱 같은 게 섞인 것 같았다. ‘○○종합문기사’ 사장님이었다. 종이 등속에 불을 놓은 사람..